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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평창올림픽, 잠자던 보수를 깨운 3가지 이유 …"올림픽은 누구겁니까?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 "동계 올림픽이 보수층을 결집시킨 원인 세 가지 데이터로 분석해보니..."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로 스포츠에서 안보이슈로 바뀌게 된점-20대와 30대의 진보적인 시각-미국의 상식 밖 태도도 변수
[데일리한국 전문가칼럼 =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 평창올림픽이 성큼 눈앞에 와 있다. 3주동안 전세계인들의 이목은 평창에 집중될 것이다. 올림픽 정신은 평화와 경쟁이다. 가장 공정한 경기 규칙을 통해 선수들은 최고의 모습을 선보인다. 선수들을 응원하는 국민들은 한 순간도 놓치지 않기 위해 경기에 몰입하게 된다.

평창올림픽은 역대 최대 규모로 개최된다. 참가국도 가장 많다. 그 중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국가가 바로 북한이다. 올림픽을 앞두고 불과 한달여 전에 전격적으로 북한의 참여가 발표됐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다 최근 북한 병사의 판문점 귀순으로 남북관계는 최악의 상태였다.

국제 사회의 제재는 여전히 강력하고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올림픽 개막식이 임박한 시점에도 북한에 대한 강경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 북한이 긴장 국면 속에서 올림픽 참가를 결정하면서 올림픽의 정신인 평화가 강조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창올림픽은 국내외적으로 정치적인 이슈로 변질돼 버렸다. 역사적으로 올림픽이 정치적 대상이 되는 경우는 여러 번 있었다. 그 중에 가장 손꼽히는 올림픽이 뮌헨 올림픽이었다. 1972년 뮌헨 하계 올림픽 기간에 테러가 발생했다. 팔레스타인 테러 단체인 검은 9월단은 11명의 이스라엘 올림픽 팀을 인질로 삼아 협상을 시도했다. 하지만 독일 경찰이 진압 때 테러단과 충돌하며 선수 전원이 살해되는 참사가 빚어졌다. 선수촌은 피로 얼룩졌고 올림픽은 잠시 중단됐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사이의 정치적 구원이 올림픽을 망쳐버린 사건이었다. 그것도 홀로코스트의 상처가 있는 독일에서 말이다.

평화의 무대인 올림픽의 취지가 무색해지는 아픈 기억이 아닐 수 없다. 이 뿐만이 아니다. 미소 냉전이 첨예하게 대립했던 1980년대, 모스크바에서 개최된 하계 올림픽에 미국은 소련의 아프카니스탄 침공을 비판하며 올림픽에 참가하지 않았다. 이에 대한 보복으로 소련은 4년 뒤 미국 로스엔젤레스의 하계 올림픽에 불참했다. 국제 사회에서 당시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두 국가에 의해 올림픽 정신은 무참히 짓밟힌 셈이었다.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결정으로 올림픽이 정치적 영향을 받는 사례가 재현되고 있다. 왜냐하면 국제 사회의 제재와 미국의 강경 입장으로 지구촌에서 고립됐던 북한이 올림픽에 참가하면서 저절로 정치색을 띠게 됐기 때문이다.

현송월 단장을 비롯해 북한 인사들이 육로로 한국을 방문하면서 국민들의 눈과 귀는 북한으로 모아졌다. 올림픽같은 세계적인 스포츠 이벤트에 같은 동족인 북한의 참여는 매우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다만 북한의 움직임 하나하나가 정치적 의미로 해석되고 있는 점은 부담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태극기나 인공기가 아닌 한반도기를 들고 개막식에 입장하는 것부터 사실상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구성에 대한 온갖 잡음 역시 정치적인 해석을 낳고 있다.

심지어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평창’올림픽이 아닌 ‘평양’올림픽이라는 주장까지 흘러 나왔다. 그동안 보수층은 탄핵 국면의 연장 선상에서 적폐 청산의 대상이었다. 샤이보수는 늘어나고 보수층 결집은 어려워 보였다.

하지만 평창올림픽이 잠자던 보수층을 깨우고 있다. 평창올림픽이냐 평양올림픽이냐는 논란을 통해 그동안 적폐 청산에 숨죽여왔던 보수층의 꿈틀거림이 감지된다. 그렇다면 평창올림픽이 잠자던 보수층을 깨운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평창올림픽에 북한이 참가하면서 올림픽은 더 이상 스포츠 이슈가 아닌 안보이슈가 되어버렸다. 국제 사회의 대북 압박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북한의 올림픽 참가로 남북관계 개선을 기대했다. 실제로 북한이 올림픽에 참가 결정을 내린후로 표면적인 긴장 관계는 상당히 해소됐다. 적어도 올림픽이 끝나는 시점까지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 가능성은 낮아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한이 올림픽 관련 집중 조명을 받으면서 세간의 인식은 보수층을 중심으로 달라졌다. 북한 현송월 단장이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는 것에 대해 불편한 여론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현 단장은 북한 최고 권력인 김정은 위원장과 특별한 관계로 알려져 있다. 그런 인물이 방남 기간 동안 극진한 대접을 받는 모습으로 비쳐지면서 숨죽여 지켜보던 보수층을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뿐만 아니라 남북관계의 상징처럼 사용해왔던 한반도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보수층을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리얼미터가 TBS(교통방송)의 의뢰를 받아 지난달 17일 실시하고 18일 발표한 조사(전국500명 무선전화면접 및 유무선RDD자동응답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4.4%P 성연령지역가중치 응답률6.1% 자세한 사항은 조사기관의 홈페이지에서 확인가능)에서 ‘평창올림픽 개폐회식에 남한과 북한 선수단이 동시에 입장할 것으로 보이는데 남북 선수단이 동시 입장할 때 사용할 깃발에 대해 어느 방안이 가장 바람직한지’ 물어본 결과 ‘남북이 태극기와 인공기를 각각 들고 입장해야 한다’는 의견이 49.4%로 가장 높았다.

‘한반도기를 들고 입장한다’는 그 다음으로 40.5%였다. 지역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한 대구경북에서는 ‘남북이 태극기와 인공기를 각각 들어야 한다’는 응답이 56.2%나 되었다. 연령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한 60세 이상에서는 한반도기가 아닌 태극기와 인공기를 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62.2%로 압도적이었다. 보수층에서 태극기와 인공기를 각각 들어야 한다는 입장이 10명 중 7명 수준에 육박했다. 중도층도 태극기와 인공기를 각각 들어야 한다는 응답이 절반을 넘었다.

적어도 남북한의 국기 사용 여론 조사에 참여한 응답자들은 정부의 한반도기 사용 방안에 대해 부정 여론이 더 많았다. 다수의 국민들은 북한 핵과 미사일 도발로 위협을 받는 상황에서 마치 아무 일이 없었던 것처럼 올림픽 개폐회식에서 한반도기를 받아들이긴 어려워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과거 노태우 정권에서 한반도기를 사용했을 때도 일정기간 평화적인 관계 개선 과정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 북한의 올림픽 참가는 미국, 일본을 비롯해 국제 사회에서도 북한의 완전한 핵 포기의 첫 단추로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다.

현송월과 평양올림픽이라는 프레임은 평창올림픽을 스포츠 이슈가 아닌 안보이슈로 뒤바꾸어 놓았다. 보수층들은 박근혜와 이명박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적폐 청산’ 여파로 고개를 들지 못했다. 하지만 북한과 관련된 이슈는 보수층의 잠을 깨웠다. 평창올림픽이 보수층을 도ㄲㅒ비처럼 소환한 이유다.

평창올림픽이 잠자던 보수층을 깨운 다른 이유는 2030 세대에 있다. 20대와 30대는 연령 특성상 진보적인 시각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강한 편이다.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세대가 20대와 30대다. 20대와 30대는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핵심 지지층이기도 하다.

보수 정당은 국정 농단에 대한 책임 여파로 2030 세대의 마음을 움직이기에 지금까지 역부족이었다. 그런데 최근 2030세대를 파고들 여지가 생겼다. 바로 올림픽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를 적극적으로 지지해왔던 2030세대지만 올림픽에 대한 생각은 달랐다. 가상화폐 문제로 정부와 동상이몽을 경험했던 2030세대들이다.

당연히 박수 받을 것으로 예상했던 여자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구성에 대한 생각조차 정부와 달랐다. 한국리서치가 SBS와 국회의장실의 의뢰를 받아 지난달 9~10일 실시한 조사(전국1000명 유무선RDD전화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성연령지역가중치 응답률15.5% 자세한 사항은 조사기관의 홈페이지에서 확인가능)에서 ‘평창올림픽을 남북이 단일팀으로 참가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본 결과 ‘무리해서 단일팀을 구성할 필요는 없다’가 10명 중 7명이 넘는 72.2%로 압도적이었다.

‘가급적 단일팀을 구성하는 것이 좋다’는 응답은 27%에 그쳤다. 주목할 대목은 연령대별 의견이었다. 20대는 ‘무리해서 단일팀을 구성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이 82.2%로 전체 수치보다 10%포인트나 더 높았다. 30대도 20대와 같은 수준이었다. 단일팀 구성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다른 연령대보다 2030세대에서 더 높았다.

특히 단일팀 구성에 대해서 진보와 보수층 모두 부정적 여론이 매우 높았다. 전 정부와 관련된 정치적인 부패와 비리 사건에 대해서 2030세대의 집중적인 비난을 받아왔던 보수층이었다. 그러나 올림픽과 관련된 이슈에 대해서는 2030세대에 다가설 기회가 만들어진 모양새다. 평창올림픽의 북한 이슈가 2030세대의 변화를 만들고 있다. 2030세대에게 다가서기 힘들었던 보수층이 잠을 깨는 충분한 이유가 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평창올림픽이 잠자던 보수층을 재소환한 원인은 미국 때문이다. 미국은 올림픽의 최대 고객이다. 메달경쟁에서 종합 1위가 예상되는 국가이기도 하고 사실상 올림픽 중계를 독점하고 있다. 미국 NBC방송은 무려 2400시간을 중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투자금만 무려 1조원에 달한다.

평창올림픽의 주요 관심사가 미국 선수들을 비롯한 주요 종목에 모아지지 않는다면 당장 경제적 타격을 받을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북한의 올림픽 참가를 바라보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의 태도는 우리 정부와 판이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 주재 미국 대사와의 염문설과 대통령이 되기 전 포로노배우와의 불미스러운 관계가 미국 언론의 도마위에 올라있다. 온갖 구설수로부터 헤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대북 이슈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국내 정치 위기 국면을 극복하는데 지렛대로 곧잘 활용되는 모습이다. 우리 정부의 남북 개선 노력에 아랑곳하지 않고 대북 강경 노선을 철회하지 않고 있다. 이미 당사국으로부터 아그레망까지 받은 주한 미 대사 예정자인 빅터 차를 지명 철회한 뉴스가 미국발로 보도됐다. 상식 밖의 일이다. 철회 이유는 대북 인식에 있어 트럼프 대통령의 기대와는 달리 다소 유화적이라는 배경 설명이다.

빅터 차 교수는 국내외에 널리 알려진 저명한 한반도 전문가다. 한국계라는 배경외에는 한국의 이익를 대변하기 보다 미국적인 시각을 가장 잘 담고 있는 학자로도 알려져 있다. 보수성이 강한 인사로 평가받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북관계에 있어 온건한 시각(Bloody Nose:코피)을 가진 인물로 평가한다면 얼마나 강경한 사람을 파견하겠다는 뜻인가.

미국은 올림픽 그 자체에 대한 시각은 매우 긍정적이지만 북한이 보여주는 이중적인 태도에 대해선 매우 강경한 입장이다.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 핵 실험을 조금도 완화하지 않는 상태에서 대화에 나서는 북한의 모습을 신뢰하지 않는 입장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이 전술핵을 강력하게 주장했지만 미국은 동조하지 않고 있다. 그렇지만 평창올림픽이 아닌 평양올림픽이라고 비판하고 나선 지금의 보수정당과 미국의 태도는 흡사하다. 한국갤럽이 자체조사로 지난달 2~4일 실시하고 지난달 5일 발표한 조사(전국1007명 휴대전화RDD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성연령지역가중치 응답률18% 자세한 사항은 조사기관의 홈페이지에서 확인가능)에서 ‘북한이 평창올림픽 참가와 남북대화를 하게 되면 북한의 태도가 변한다고 보는지 변하지 않는다고 보는지’ 취지로 물어본 결과 ‘북한의 태도가 변하지 않았다’가 3명 중 2명 수준인 65%로 압도적이었다.

변했다는 응답은 28%에 그쳤다. 정당별로는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에서는 ‘북한이 변했다’는 의견이 37%나 되는 반면 자유한국당 지지층에서는 ‘변했다’는 인식이 9%에 불과했다. 진보층에서는 ‘북한이 변했다’는 인식이 38%였지만 보수층에서는 15%에 머물렀다.

미국이 가장 중요한 근거로 보는 북한핵에 대해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것으로 보는지,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보는지’ 물어본 결과 ‘절대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90%로 절대적이었다. 신안보세대로 불리는 20대에서 92%가 ‘북한이 절대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이 돌아왔다.

미국이 주장하는 내용과 별반 다르지 않다. 결과적으로 평창올림픽을 통해 우리가 북한과의 관계를 개선하려고 시도하면 시도할수록 미국의 질문은 더욱 강경해진다. ‘북한 사회의 변화’, ‘북한의 핵 포기’를 강조한다. 현재로선 핵문제에 대한 북한의 태도변화는 감지되지 않고 있다. 올림픽이 임박한 이 시점에서 미국의 대북 태도는 잠자던 보수층을 깨우는 중요한 이유가 되고 있다.

그리스 아테네 파르테논 신전에서 첫 불을 붙인 올림픽 성화는 지구를 반바퀴이상 돌아 올림픽 개최지인 평창으로 향하고 있다. 평창올림픽 유치는 몇 차례의 고배 끝에 들어 올린 성과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노력도 있었고 최근 검찰 수사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원도 뒤따랐다.

국정 농단과 관련한 수사에서 평창올림픽을 이용한 부정한 상황이 알려져 개탄스럽기까지 했다. 평창올림픽은 개막을 코 앞에 두고 있다. 국민들의 자부심과 세계인들의 환호를 담아 반드시 성공적으로 개최해야 한다. 평창올림픽은 국제적 스포츠 행사로서의 가치가 우선하지만 남북 관계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가 정치적 이슈로 변질되지 않도록 정부와 정치권은 힘을 모아야 한다. 일각에서는 올림픽을 통해 문재인 정부가 남북 관계를 개선시키고 한반도 긴장 관계를 완화하겠다는 전략이 숨겨져 있다고 설명한다.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경색된 남북 관계를 개선하면 대통령 지지율이 상승하고 지방선거에 더욱 유리할 것이라는 정치 공학적 해석까지 곁들여진다.

한편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야권의 전략은 올림픽을 매개로 지지층을 결집하고 문재인 정부에 대한 정치적 공세를 유리하게 가져가려는 공방이라는 분석을 한 쪽에선 들이민다. 평창올림픽에 북한이 전격 참가를 결정하고 공연단이 방남하고 북한의 마식령에서 남북한 선수들이 함께 훈련하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평창올림픽은 전 세계인들의 축제다. 정치적 이슈의 무대로 변질되어선 안된다. 국민들은 묻고 있다. "올림픽은 누구 겁니까?" 우리 국민들과 전 세계인들이 바로 주인공이다.

■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 프로필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석사를, 고려대에서 행정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한국교육개발원 전문연구원을 거쳐 국가경영전략연구원 책임연구원으로 일했으며, 한길리서치 팀장에 이어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다양하고 풍부한 경험과 치밀한 분석력을 겸비해 정치 판세를 읽는 안목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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