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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총선 딜레마] 新 여인열전


차세대 여성 대권후보로 떠오른 여걸 3총사
치열한 인기경쟁 속 총선 최대 흥행카드로 부상






‘영원한 퍼스트 레이디’로 불리는 한나라당 박근혜(51) 의원, 민주당을 구할 ‘잔다르크’로 자신을 비유해 스스로를 ‘추다르크’로 부르는 민주당 추미애(45) 의원, 그리고 노무현 정권 출범과 함께 두 사람의 아성을 위협하며 혜성처럼 떠오른 강금실(46) 법무장관.

지난 한해 동안 차세대 여성 리더로 온ㆍ오프 라인에서 상한가를 기록하며 치열한 인기 경쟁을 벌여 온 여성 삼총사이다. 여성이 당 3역(사무총장ㆍ원내총무ㆍ정책위의장)을 맡은 경험이 전무할 정도로 여성에게 인색한 우리 정치 풍토에서, ‘여성 대통령’이라는 새로운 화두를 던진 인물들이기도 하다.

이들이 마침내 자존심을 걸고 한판 진검승부를 벌일 전망이다. 여성 트로이카의 ‘빅 매치’가 벌어질 무대는 2004년 4월의 17대 총선.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간판 여성 정치인으로 가슴 가득 대망의 포부를 품고 있는 박ㆍ추 의원은 “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서라면 한 몸을 과감하게 던지겠다”면서 이미 링에 오를 준비에 돌입했다.

연예계와 마찬가지로 정치권에서도 ‘인기는 곧 힘’이 아닌가. 한나라당과 민주당도 4월 총선에서 이들을 대표적인 흥행 주자로 내세울 게 불 보듯 뻔하다.

문제는 강 장관이다. 열린우리당으로부터 쏟아지고 있는 노골적인 러브 콜에도 아직까지 노(No) 사인만 보내고 있다. 하지만 여권의 총선 전략과 맞물려 열린우리당의 영입 하마평에 끊임없이 오르내리고 있어, 정계 입문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

강 장관이 두 의원의 대항마로 4월 총선에 뛰어들 경우, 이들 트로이카는 불가피하게 정치적 사활을 걸고 한나라당ㆍ민주당ㆍ열린우리당의 대리전을 벌이게 되는 셈이다. 뜨거운 진검 승부가 될 이 여인 열전이 새해벽두부터 정치권의 이목을 끌고 있다.


"차세대 여성 대권 후보 고지를 선점하자."



‘대통령의 딸’ 박 의원은 1998년 대구 달성 재ㆍ보선에 이어 재선에 성공, 단순한 여성 정치인이 아닌 중진으로 발돋움했다. 지난 대선 때 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에 맞서 탈당하는 결기를 보였으며, 대선 패배 이후에는 개혁 성향의 당내 초ㆍ재선 의원들과 손잡고 당 개혁과 인적 쇄신, 정치 개혁을 외치고 있다.

대구 출신인 추 의원은 광주고법 판사로 재직중이던 1995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손에 이끌려 국민회의에 입당한 뒤 서울 광진을에서 내리 2선을 했다. 뚜렷한 정치적 소신과 개혁성을 갖추고 있으며, 언론사와 시민 단체의 의정 평가에서도 항상 앞 자리를 차지할 정도로 의정 활동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는 평이다.

지난 대선 막판에 당시 노무현 후보로부터 차기 대선 후보로까지 거론됐으며, 최근 민주당 대표 경선에서도 만만치 않은 저력을 보여 주었다.

이처럼 여성으로는 흔치 않은 지역구 재선 출신인 박ㆍ추 의원은 개인적으로는 이번 총선에서 3선 고지 등정에 나선다. 물론 자신의 세번째 금배지를 향한 길부터 호락호락하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박 의원의 경우 지난 대선 와중에서 탈당하면서 지역구(대구 달성)를 내 놓은 바람에 당장 출마할 지역구조차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어떠한 형태로든 박 의원의 지역구가 조정될 것이며, 그렇지 않더라도 비례대표(전국구) 상위 자리에 배치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두 의원이 이번 총선에 임하는 각오는 남다르다. 단순히 선수를 쌓는 것보다 훨씬 더 큰 야망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국을 무대로, 당의 승리를 위해 구슬땀을 흘릴 수밖에 없다. 한나라당과 민주당도 이번 총선에서 대중적 인기도와 전국적인 지명도를 가진 이들을 가만 내버려둘 리 만무하다.

선대위원장 등 비중 있는 역할을 맡길 게 분명하다. 실제로 두 의원은 각 정당에서 나름대로의 무게와 힘을 갖고 있으며 개혁적 색깔도 갖고 있다. 더욱이 이들은 총선이라는 거대한 정치 이벤트에서 득표를 극대화할 수 있는 흥행 카드 중 하나이다.

부정부패와 줄서기, 패거리 등 추악한 검은 정치가 판을 치고 있는 태세 속에서, 그나마 뚜렷한 정치적 소신과 개혁성, 우수한 의정 활동을 보여온 이들은 당의 얼굴로 나오기에 안성맞춤이다. 중앙당 殆?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의 동료 후보들도 박ㆍ추 의원에게 앞 다퉈 SOS를 보내며 구원의 손길을 내밀 게 뻔하다.

국내 최초의 여룡(女龍)을 꿈꾸는 두 의원에게 이번 총선은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반면 소룡(小龍)으로 추락하는 벼랑일 수도 있다.

국민을 상대로 정치적 스타성을 얼마나 발휘하느냐가 관건이다. 총선에서 인기몰이에 성공하고, 그 힘으로 당이 상당한 전과를 올릴 경우 나름의 정치력을 인정 받으며 차세대를 대표할 여성 정치인으로 우뚝 서겠지만, 그 반대의 결과에 직면하면 여성리더 그룹에서 탈락할 수 있다.


빅 매치에 관심 집중



박ㆍ추 의원도 이번 총선 결과가 자신에게 미칠 함수관계를 이미 잘 알고 있다. 이 때문인 지 두 사람은 총선을 4개월여 앞두고 벌써부터 내공 쌓기에 돌입했다. 강 장관과 추 의원의 추격을 받고 있는 박 의원은 요즘 경제ㆍ안보ㆍ교육ㆍ복지 분야 공부에 매진하면서 대학이나 단체의 특강에도 열심히 다니고 있다.

항상 우아한 정장차림을 고수해 온 그는 이제 청바지 패션을 선보이고, 가벼운 농담도 주고 받는 등 이미지 개선에도 신경을 쓰는 눈치다.

추 의원은 민주당 대표 경선에서 2위에 그쳤지만, TV토론을 통해 대중적 이미지를 한껏 높이며 차기 대권 후보의 가능성을 보이는 등 적지 않은 소득을 얻었다. 최근 들어 추 의원이 한결 화려해진 수사를 구사하고, 당 행사에도 빠지지 않고 모습을 드러내는 등 정치 행보에 여유가 생긴 것도 대표 경선에서의 자신감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두 의원과 달리 강 장관은 아직 ‘정치판’에 뛰어 들기를 주저하고 있다. 정체 상태인 당 지지도에 고심하고 있는 열린우리당은 대중적 스타이자 강단 있는 사람으로 정평이 나 있는 강 장관을 박ㆍ추 의원의 대항마 1순위로 낙점하고 영입에 열을 올리고 있는 중이다. 실제로 정치권 일각에서는 강 장관이 이번 총선에 출마할 경우 그의 정치력에 상관없이 다선 의원급의 영향력을 가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아직까지는 강 장관이 정계 진출에 강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열린우리당의 끈질긴 구애 공세에 끝까지 버텨낼 지는 미지수이다.

강 장관의 정계 입문 여부와 무관하게 이들 여성 삼총사간의 ‘빅 매치’는 의미심장한 입씨름을 통해 이미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추 의원은 자신의 정치적 라이벌로 거론되고 있는 강 장관에 대해 “정치인에게는 라이벌이 있는 것이 좋다”며 강한 경쟁심을 보였고, 박 의원도 최근 추 의원이 민주당 대표경선에서 선전을 펼치자 “여성이 지도자급으로 거론되는 것은 참 좋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특히 강 장관에 대해서는 “능력 있게 일을 잘 하고 소신이 있으니 가는 곳마다 화제를 몰고 다니는 것 아니냐”고 극찬을 했다.

차세대 여성 대권후보로 거론되는 이들 삼총사의 ‘4월 총선 전투’의 결과는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김성호기자 shkim@hk.co.kr


입력시간 : 2003-12-23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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