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그리고 총선] 여론조사 전문가의 총선 전망


[미디어리서치 김정훈 사장]
“한나라·열린우리당 양강 구도”

여론의 변화 추이를 볼 때 총선은 민주당 열세 속에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의 양강구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탄핵안 가결에 따른 역풍으로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득보다 실이 많다. 총선이 ‘친노 대 반노’구도를 띠게 됨에 따라 민주당은 피해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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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까지 탄핵정국이 이어질 지 단정할 수 없지만 다른 변수가 생길 경우 현재 구도에 변화가 올 수 있다. 가장 큰 변수는 ‘한나라당의 변신’이라고 할 수 있는데, 한나라당이 부패정당이란 이미지를 털어내고 전통적 지지층인 보수층을 결집한다면 총선에서 선전할 수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입당은 유권자 의식속에 입당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에 총선에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노 대통령이 입당한 열린우리당을 공격할 경우 탄핵정국이 지속되고 역풍도 불어 결국 우리당에 유리한 국면을 낳을 수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김헌태 소장]
“개혁 대 반개혁 양상으로 갈 것”

탄핵안 가결은 젊은층 투표율을 상승시키고 노무현 대통령 지지층 결집, 한ㆍ민 공조에 대한 거부감을 심화시키는 결과로 나타났다. 총선의 여론 트렌드는 노 대통령과 열린우리당 간에 상관 관계가 없다는 것을 말해준다. 즉, 노 대통령이 열린우리당에 입당해도 당에 대한 지지율은 큰 변화가 없다. 따라서 한나라당이 총선을 ‘친노 대 반노’구도로 잡고 노 대통령을 공격해 득을 보려고 한다면 잘못된 판단이다. 2002년 대선은 ‘친노 대 반노’의 대결이 아닌 ‘친창(親昌) 대 반창(反昌)’세력의 대결이었는데, 이번 총선도 지난 대선과 비슷한 양상(개혁 대 반개혁 이미지)을 띠고 있다. 즉 열린우리당 대 한ㆍ민 공조의 대결 형태를 보이는 것이다. 특히 탄핵안 가결로 호남 민심이 민주당에 등을 돌리고, 비록 민주당이 탄핵안을 발의했지만 키는 한나라당이 쥐고 있어 한ㆍ민 공조가 민주당이 한나라당에 부속화된 이미지를 가져와 총선이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의 양강구도를 강화하는 계기로 작용했다.

지역에 따라 인물선거, 정당선거 양상을 보이는데 수도권ㆍ영남ㆍ전남북에서는 정당이, 광주ㆍ충청(대전 제외)에서는 인물이 상대적으로 더 부각되고 있다. 총선까지의 변수 중엔 한나라당의 대표 경선이 주목된다. 누가 대표가 되느냐에 따라 전통적 지지층 결집과 반한나라당 정서를 완화시키는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

[한국갤럽 김덕구 상무]
“한나라당 변신 여부가 최대 변수”

총선 구도는 96년 선거와 비슷하다. 차이가 있다면 당시는 야당이 분열했지만 지금은 여당이 분열한 상태라 열린우리당이 어부지리하기는 어렵다. 반면 당시는 DJ가 야당의 중심이 돼 영남이 결집했지만, 지금은 영남 대통령으로 영남 표심이 흔들리고 있어 우리당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

이번 총선은 2002년 대선의 연장선에 있다. 한나라당이 변신을 해 경쟁력을 갖추느냐 여부가 총선의 가장 큰 변수다. 부패당ㆍ보수당ㆍ무능한 집단이란 이미지를 상쇄하는 것이 시급하다. 그래서 대표 경선이 중요한데 젊은 당 대표가 되면 다른 정당과의 이미지전쟁에서 유리하다. 대선자금 문제는 탄핵과 무관하게 족쇄가 되니 인정하고 고쳐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탄핵안 가결로 우리당 지지도가 높아진 것은 지지층이 결집했기 때문이다. 한ㆍ민 지지자들이 탄핵으로 요동하지만 투표 응집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2002년대선 때 투표율이 75%에 못미쳤음에도 노무현 후보가 대통령이 된 데는 노 대통령 지지층인 20~30가 투표장에 많이 가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로 한나라당 30~40대 지지층 중 상당수가 투표를 하지 않은 원인도 있다.

박종진 기자


입력시간 : 2004-03-16 21:57


박종진 기자 jj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