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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은 지금] 4·15 역사 40대가 쓴다
지역구출마자 40.1%, 유권자 22.8%가 40대
40대의 선택이 총선판도 좌우, 세대교체 바람의 주역


‘40대에 의한 40대의 선거’.

4ㆍ15 총선의 두 축인 후보자와 유권자가 모두 40대 중심으로 이뤄지면서 나온 말이다. 그래서 이번 총선을 ‘40대의 전쟁’이라고도 한다.

3월29일 행정자치부가 잠정 집계한 17대 총선의 유권자 수(3,560만6,832명)에 따르면 20~30대 젊은 층의 유권자 비율은 16대 총선의 51.4%에서 47.1%로 줄어든 반면, 40대 이상 유권자 비율은 48.6%에서 52.9%로 늘어났다. 40대는 연령대별로 30대(24.9%) 다음으로 많은 22.8%를 차지했고, 16대 총선에 비해 가장 많이 증가(128만 7542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일 마감된 17대 총선 후보자 등록에서도 40대는 지역구 출마자 1,175명 중 472명으로 전체 연령대에서 가장 큰 비중(40.1%)을 차지했다. 16대 총선의 29.7%(309명)에서 10% 포인트 이상 늘어난 것으로 40대가 정치권 세대교체 바람의 중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 한국정치의 주역으로 등장한 4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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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총선에서 40대가 갖는 의미는 유권자의 단순한 증가에 그치지 않고 총선 판도를 좌우한다는데 무게가 실린다. 감성 세대인 20대와 이념 세대인 30대가 열린우리당쪽에 기울고 보수ㆍ안정층인 50대 이상이 반 열린우리당ㆍ친 한나라당 성향을 뚜렷이 보인 반면, 40대는 선택을 ‘고민’하는 세대다. 40대가 어느 쪽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총선 판도가 달라진다. 40대가 탄핵반대 흐름을 타고 거대 야당 혼내기에 합류한다면 열린우리당은 압도적 승리를 거머쥐겠지만, 젊은 세대의 감성 의존도에 브레이크를 건다면 의외로 고전을 할 수도 있다.





40대의 힘은 이미 재작년 대선에서 확인된 바 있다. 당시 2030세대는 노무현 후보에게, 5060세대는 이회창 후보에게 각각 20% 안팎의 차이가 나도록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다. 그러나 40대는 두 후보에게 고른 지지를 던졌다. 코리아리서치, 미디어리서치 등 여론조사 전문기관의 출구조사에 따르면 두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2% 미만이었다. 노 후보의 당선은 20ㆍ30대의 높은 투표율과 지지에 의한 것이지만 40대에서 선전한 것이 큰 힘이 됐다. 40대가 세대별 지렛대 역할을 한 가운데, ‘노사모’ 등 젊은 층의 열띤 지지가 대통령을 만든 것이다.

여론조사 기관인 리서치 앤 리서치의 노규형 대표와 한국사회여론연구소 김헌태 소장은 “4ㆍ15 총선은 재작년 대선의 연장선에 있는 구조를 갖고 있다”며 “세대간 투표 성향이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여론 분석을 전문으로 하는 민기획의 박성민 대표도 “이번 총선은 부시 대통령과 무명의 클린턴 후보가 격돌한 92년 대통령 선거처럼 ‘세대’가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한쪽 편향성을 보이지 않는 40대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한국정치의 주력군으로 등장한 40대는 정치적 성향에서 다소 복잡한 구성을 보인다. 40대는 산업화와 민주화가 혼재된 역사 속에서 가치관을 형성했고, 전후(前後) 세대가 보여주는 정치 의식의 편향성도 덜하다. 여론조사 기관인 TN소프레스가 3월24일 전국의 만20세 이상 성인 남녀 7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촛불집회에 대한 인식에서 20대의 86.4%, 30대의 81.8%가 지지한 반면, 40대는 59.4%만이 지지 의사를 보였다. 20대와 40대의 인식차가 30% 가까이 벌어진 것이다. 대통령 탄핵안 가결 이후를 포함해 40대의 열린우리당 지지는 최고조에 달했을 때도 50%를 넘지 않는 47.7%에 머물렀다.

현대리서치 염동훈 이사는 “우리 사회에서 40대는 안정과 개혁을 동시에 추구하는 집단으로 이번 총선에서 한나라당 지지층이 될 수도 있고, 열린우리당 지지층이 될 수도 있는 세대”라고 분석했다. 그는 “40대는 진보와 보수 사이에 ‘낀 세대’이면서 세대 갈등을 완화시키는 ‘조율자’적 특성을 갖고 있다”며 “탄핵 파문에 휩쓸려 여야가 몇 석을 차지할 수 있느냐는 40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 세대간 조율자 겸 여야 균형추



총선 지형을 새로 짠 탄핵 정국은 40대의 표심에 의해 견인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한국일보-미디어리서치가 3월31일 전국의 만20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결과, 야당 지지에서 열린우리당 지지로 바꾼 층 가운데 40대가 25.1% 포인트로 가장 높았다. 열린우리당 독주의 견인차 역할을 40대가 한 것이다.

YTN-포커스리서치가 3월28~30일 전국의 만20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는 40대가 조금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오늘 당장 투표한다면 어떤 당을 지지하겠는가’라는 설문에 열린우리당이 지지율 43.9%로 한나라당(18.8%)보다 무려 25% 포인트 가량 앞섰지만 한나라당 지지자 가운데 40대가 25.6%로 가장 높게 나타난 것이다. 이 같은 결과는 TN소프레스가 그 전에 실시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거여(巨與) 견제론’에 대한 여론조사에서 ‘공감한다’는 63.1%의 응답율 중 40대가 69.1%로 가장 높게 나타난 것과 같은 맥락에 있다.

민 기획의 박 대표는 “탄핵 이후 40대가 상당 부분 한나라당에 대한 마음을 접은 것은 사실이지만, 20~30대만큼 폭발적으로 열린우리당을 지지하는 것도 아니다”며 “한나라당이 40대를 주요 지지 기반으로 삼는다면 총선이 지금처럼 비관적이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40대 세대를 둘로 구분한다. 80년대 학생운동을 한 486세대(40대, 80년대 학번, 60년대 출생), 즉 40대 초반 세대가 30대에 가까운 정치 성향을 보이는 반면, 유신시대 학생운동을 펼친 475세대(40대, 70년대 학번, 50년대 출생), 즉 40대 후반 세대는 50대와 유사한 태도를 보인다고 분석한다. 국민일보-월드리서치가 3월26일 전국 만20세 이상 성인남녀 1,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40대는 열린우리당의 150석 확보 가능성에 가장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 여야 간에 ‘균형 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됐다. 엔아이 코리아의 이흥철 대표는 “40대는 대선에서 보여줬던 세대간 ‘지렛대’ 역할을 이번 총선에서도 할 것”이라면서 열린우리당의 압승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이 대표는 열린우리당의 예상 의석을 140~150석으로 추산했다.

40대는 한국 사회의 중심세력으로 안정과 동시에 변혁을 꿈꾸는 독특한 세대로 평가받고 있다. 이들의 ‘고민’이 어떻게 발현되느냐에 따라 총선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40대의 선택’이 주목을 받고 있다.



박종진 기자 jjpark@hanmail.net


입력시간 : 2004-04-06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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