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수술은 '미용'이 아닙니다"
[살과의 전쟁] 위 절제술로 동생 잃은 진아영씨 "비만수술은 '미용'이 아닙니다"
“TV 아침 프로에도 자주 나오고, 부작용도 없는 수술이라고 해서 철석같이 믿었어요. 40~50대에 올 비만 합병증 예방을 위해서라도 필요한 수술이라고 했고요.” 이 비만 수술을 받고 심각한 후유증으로 겨우 목숨을 건진 사람도 있다는 사실을 안 것은 그러나 사고가 난 뒤 였다. 수술 전, 어느 누구라도 수술의 위험에 관해 언질을 줬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여전히 가슴의 응어리로 남았다. 고도 비만으로 고민하던 동생은 어려서부터 유달리 살이 잘 찌는 체질이었다. 남들보다 적게 먹어도 살이 빠지지 않는 비만형. 남들처럼 굶어도 보고, 다이어트 식품도 먹고, 운동도 다녀봐도 아무 소용이 없었다. 50kg의 사람이 다이어트 해서 3~4kg 정도 빼면 효과가 눈에 띄게 나겠지만, 90kg가 넘는 동생에게는 남의 동네 이야기였다. 그렇게 바짝 다이어트 하면 조금 빠졌다가 다시 늘기를 반복하며 20 여년을 보냈던 것. 지난해 말 동생은 먼저 매스컴에 난 기사를 보고 수술을 받겠다고 나섰다. 언니 역시 수술로 동생이 보통의 여자들이 누릴 수 있는 행복을 누릴 수 있기를 바랬다. “살 빠지면 예쁜 정장도 사주고, 구두도 사주겠다고 약속했었는데….” 언니는 말을 잇지 못한다. 현재로는 제 2, 제 3의 죽음이 따르지 않도록 바랄 뿐이다. 아영 씨는 “200명 중 한 명꼴로 사망자가 나온다는 이 수술의 위험성을 생각해 보았다면 적어도 ‘미용’ 차원에서 행해져선 안 될 일”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입력시간 : 2004-04-27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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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현정 기자 hjba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