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식코너에서 배 채우고폭탄 세일때 옷 사입고수도물 한 방울씩 받아쓰고…

[알뜰족 절약테크] 짠돌이 짠순이의 절약 히든카드
시식코너에서 배 채우고
폭탄 세일때 옷 사입고
수도물 한 방울씩 받아쓰고…


왼쪽부터 장세곤, 박은진, 유요한씨

의류는 폭탄 세일 구매로, 식사는 시식 코너에서, 수도물은 한 방울 씩 모아….

‘자린고비’라고 손가락질할 것 없다. 언뜻 구질구질하고 초라해보이지만, 근검 절약은 불황기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갖춰야 할 필수 덕목이 된 지 오래다. 인터넷 다음 까페 ‘짠돌이’(cafe.daum.net/mmnix)는 이러한 ‘절약 테크’를 배우려는 젊은이들이 모인 국내 대표적인 온라인 커뮤니티. 회원수만 30만 명이 넘는다. 이 까페가 자랑하는 짠돌이ㆍ짠순이 3인으로부터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알뜰 절약 노하우를 들어 봤다.


▲ 유요한 - 정보활용한 합리적 소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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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는 폭탄 세일이나 벼룩시장에서, 커피는 무료 서비스로 제공하는 매장을 이용한다.”

웨딩 컨설턴트인 유요한(30)씨. 부모의 투철한 근검절약 정신 때문인지 알뜰함이 몸에 배어 있다. 그가 어렸을 때 리어카 장사를 했던 어머니는 리어카 끄는 것을 도와 주면 200원씩 용돈을 줬다. 그러면 100원은 과자나 학용품을 구입하고, 100원을 저축하면서 익힌 것이 그의 절약 습관. ‘무조건 아끼자’가 아닌, 나름의 확고한 절약 원칙을 갖고 있다.

그의 절약법 기본은 정보를 활용해서 합리적인 소비를 하는 것이다. 그 당연한 말 속에 기발한 절약 노하우가 숨겨져 있다. 우선 의류는 바자회나 인터넷 경매를 이용해서 산다. 무조건 싼 것만 찾아 다닌다는 얘기일까. 아니다. 직업이 많은 사람을 대하는 일인 만큼, 세련되고 깔끔한 옷차림을 선호하는 그는 100만원이 넘는 고급 정장을 애용한다. 단, 바자회나 인터넷 경매를 통해 1/10 이하의 가격으로 구입한다. 쓸 때는 쓰되, 남들이 내는 가격의 절반 이하로 산다는 것이다.

‘공짜’는 최대한 활용한다. 예컨대 그는 서울 강남의 커피숍에서 고급 커피를 즐겨 마시면서도 돈 한 푼을 내지 않는다. 담배를 사면 커피를 무료로 제공하는 외국계 D담배 매장을 이용하는 것. 인원 제한이 없으니 친구들에게 음료를 한 턱 쏘고 싶을 때 찾아가서 담소를 나눌 수도 있다.

중고차를 구입하는 데도 절약 노하우를 발휘하면 20~30% 정도 싼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고 유씨는 귀띔한다. 그는 일단 중고차 매매상에 가서 마음에 드는 차를 발견하면, 시승 운전을 이유로 차를 몰고 나와 다른 매매상으로 가라고 조언한다. 그 곳에서 그 차를 팔겠다고 하고 흥정을 하면 이 매매상 직원들은 차의 결함을 속속들이 집어낼 것이 뻔하다. 그 목록을 갖고 원래의 매매상으로 돌아 와 흥정을 하면 당초 제시 가격의 20~30%는 쉽게 깎을 수 있다.

그는 또한 절약할 때는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하는 당면 목표를 정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충고한다. 지난 8년 동안 광명 - 성동복지관 장애아들을 위해 봉사 활동을 해온 그의 꿈은 복지관 건립. 일상 생활에는 소문난 짠돌이지만, 어려운 이웃을 위해서는 수입의 1/3을 쾌척해 오고 있는 통 큰 남자이기도 하다. 진정으로 값지게 돈을 쓸 줄 알아야 절약 정신도 빛이 난다는 말이다.


▲ 박은진 - 발품, 머리품으로 용돈 절약

2004 대한민국 커뮤니티 대축제에 참가한 '짠돌이 커뮤니티'회원들이 물건을 팔고 있다. / 홍기복 인턴기자

“식사는 백화점 시식 코너에서 해결한다.”

올 2월 대학을 졸업하고 일본 유학을 준비 중인 박은진(25)씨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짠순이와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았다. 한 달 용돈 50만원이 적다 하고, 있으면 있는 대로 써 왔던 것. 그러나 혼자 힘으로 유학 비용을 모을 결심을 하자 물 새듯 나가는 생활비가 아깝게 느껴졌다. 1년 남짓 절약 생활에 도전한 결과, 30만원 이상 용돈을 줄였다.

화장품은 샘플을 주로 이용한다. 화장품 회사 사이트에서 신제품을 발표할 때 여는 이벤트에 응모해서 받는 것을 鞭픽?모으면 짧게는 일주일에서 길게는 한 달 가까이 사용할 수 있다. 꼭 옷을 구입해야 할 경우에는 상설 할인 매장을 찾는다. 이월 상품을 사면 정상가의 70%에 질 좋은 제품을 장만할 수 있다. 겨울 상품은 봄이나 가을에 구입하는 등 제철을 피해 사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다음은 공짜로 점심 해결하기. 간단한 분식을 먹기에도 아까울 정도로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을 때는 백화점이나 대형 할인 매장의 음식 코너로 가면 된다. 이들 매장을 두루 돌아다니며 시식 코너에서 다양한 음식을 맛 보다 보면 제법 배가 부르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고 말한다.

친구들과의 휴대폰 통화는 주로 문자 메시지를 이용한다. 이것은 공짜. 네이트닷컴에 회원으로 가입하고 받은 혜택이다.

또 외출할 때는 반드시 챙겨야 할 것이 할인 쿠폰과 마일리지 카드이다. 번거롭긴 하지만 쿠폰과 마일리지 카드만 열심히 챙겨도 10~20%는 아낄 수 있다는 것이다. 각종 경품 사이트에 응모해서 외식 상품권이나 기념품을 받는 것도 한 방법이다.


▲ 장세곤 - 몸에 밴 근검생활

“물건 구입은 후미진 상점에서, 수도물은 한 방울씩 모아 쓴다.”

도매업을 하는 장세곤(27)씨의 절약법 중 하나는 물건을 하나 사더라도 여러 곳에서 비교해 보고 한 푼이라도 저렴하게 구입하는 것이다. 같은 물건이라도 상점에 따라 가격은 천차만별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장씨는 물건을 살 때는 되도록 대로변에 있는 번듯한 상점보다는 후미진 곳에 있거나 지하에 있는 상점을 이용한다. 점포 유지비가 적게 드는 곳일수록 물건이 싸기 마련인 것이다.

주변 사람들에게 좀처럼 물건을 사지 않는 짠돌이로 알려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웬만하면 의류나 속옷 등은 남들이 사줄 때까지 기다린다는 게 장씨의 얘기다. 신발을 구입할 때도 최대 1만원 등 나름의 적정 가격을 정해 놓고 절대 그 선을 넘기지 않는다. ‘싼 게 비지떡’이라고 하지만, 요즘 물건이 나빠서 오래 못 쓰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일상 생활에서 절약을 실천하는 것도 중요하다. 가령 그는 수도물을 일시에 확 틀어 사용하지 않는다. 한 두 방울 흐를 정도로 해서 큰 대야나 욕조에 받아 사용하면 수도 요금을 내지 않고도 물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가전 제품을 사용할 때는 반드시 사용 설명서를 읽으라고 권한다. 제품을 바로 알아야 오래 고장 내지 않고 사용할 수 있다는 것. 예컨대 휴대폰 배터리 충전시에는 반드시 충전 시간 3시간을 지킨다. 보통 휴대폰 배터리를 충전할 때 많은 사람들이 잠자기 전에 충전기에 꼽아두고 밤새도록 놓아 두는데 이렇게 하면 배터리 수명을 단축시키는 주 요인이 된다고 지적한다.

서울 구로동 집에서 영등포 사무실까지는 자전거로 출퇴근 한다. 돈도 절약하고, 건강도 지킬 수 있어 1석 2조라고 한다. 건강하고, 근검한 생활을 실천하는 것이 곧 돈 버는 일이라는 얘기다.

배현정 기자


입력시간 : 2004-10-06 11:44


배현정 기자 hjba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