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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 해체 5년] 김우중 전 회장 귀국설 '솔솔'
'세계 방랑' 끝내고 '세계 경영' 재시동 거나?
정치·경제적 환경 변화로 귀국론 확산 사면 등 사법적 문제가 최대 걸림돌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세계 경영’을 표방하면서 던진 화두다. IMF 이후 글로벌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김 전 회장이 던졌던 화두가 다시 주목 받고 있다. 동시에 4년째 해외에 머물고 있는 김 전 회장의 귀국론도 솔솔 흘러 나오고 있다.

최근 일부 학계에서 김 전 회장의 세계 경영이 재평가 돼야 한다는 목소리와 함께 김 전 회장의 귀국론이 확산되고 있고, 정치권 일각에서도 ‘이제 김 전 회장이 귀국할 때가 됐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김 전 회장과 친분이 있는 서울대 경영학과 K교수는 “김 전 회장이 잘못한 부분은 비판하더라도 그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세계를 무대로 도전한 기업가 정신은 재평가할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박계동 의원은 “김 전 회장이 정치적 사형을 당한 만큼 이제는 그의 역량을 활용해 글로벌 시대에 한국의 국제경쟁력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첨부 기사 참조)

이밖에 작가 안혜숙씨는 최근 김 전 회장의 인생 역정을 소설화한 ‘잃어버린 영웅’(찬섬 刊)을 출간, 그 같은 분위기를 추인했다.책은 조만간 영화화될 예정이고 대우의 퇴직 임원 모임인 ‘우인회’는 세계 경영 포럼을 결성해 한 달에 한 번 꼴로 강연회를 열고 있다. 이처럼 김 전 회장이 재조명 작업이 활발하고 그의 귀국론이 탄력을 받고 있지만, 과연 김 전 회장이 귀국할 수 있을 지 여부는 미지수다.

- 재산 해외도피 등 파렴치범 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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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회장이 국외에 머물기 시작한 것은 1999년 10월 중국 산둥(山東)성 옌타이(煙臺)자동차 부품 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뒤 자취를 감추면서부터다. 김 전 회장은 대우그룹이 워크아웃 결정에 따라 해체 수순에 들어간 그 해 8월 26일부터 2개월 동안 대우를 살리기 위해 백방으로 뛰었지만, 정부 고위 관료와 채권단은 그에게 외유를 권할 뿐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김 전 회장이 막상 국내를 떠나자 그의 등뒤에는 해외비밀금융조직(BFC, 영국 런던 소재)을 통해 대우그룹의 재산을 해외로 빼돌렸다는 파렴치한 사기꾼의 ‘주홍글씨’가 새겨졌다. 그리고 2001년 5월, 김 전 회장은 총 41조원의 분식회계를 통해 금융기관으로부터 9조2000억원의 사기대출을 받은 혐의 등으로 대검 중수부에 의해 기소중지됐다.



이후 김 전 회장은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수단 모로코 베트남 태국 등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를 전전하며 5년 가까이 해외에 머물렀다. 그 동안 장 협착증과 심장 질환 등으로 미국 등을 오가며 치료와 요양을 병행했고 현재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머물면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회장은 대우의 몰락과 출국 배경에 대해 줄곧 침묵을 유지하다, 재작년 말 미국 포천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결코 부패를 꿈꿔 본 적이 없다”며 수면 위로 올라 왔다. 그 자리에서 그는 “1999년 당시 정부 고위 관리들이 대우 몰락에 대한 사법적 책임을 면제해 주고 귀국 후 대우차를 경영할 수 있도록 해 주겠다고 약속해 한국을 떠났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직접 출국을 권유했다”고 밝혀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김 전 회장은 99년 10월 해외 체류가 시작될 때부터 귀국 희망 의사를 밝혀왔다는 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김 전 회장은 2001년 대우 계열사 경영진이 줄줄이 사법 처리 당할 때 귀국 의사를 강력히 피력했고, 재작년 11월말 대우그룹 분식 회계 사건을 수사중인 대검 중수부에 대통령 선거 이전에 귀국하는 방안에 대한 검찰의 의견을 타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자금의 해외 도피에 대한 혐의를 벗지 못하고 사면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김 전 회장의 귀국은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귀국이 연기됐다는 후문이다. 한 측근 인사는 “정부로부터 사면을 받아야 하지만, 재벌 개혁을 주창하는 노무현 정부로부터 자비를 얻기가 쉽지 않고 더욱이 대우 퇴출에 앞장 섰던 인사들이 경제 수뇌부를 차지하고 있는 것도 김 전 회장의 귀국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 계열사 정상화 등으로 귀국론에 탄력

반면 최근 정치 및 경제 환경의 변화로 김 전 회장의 귀국이 머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참여정부에서 김우식 청와대 비서실장을 비롯해 노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열린우리당 이광재 의원 등 연세대 출신의 약진이 두드러진 것이 연세대 총동문회장으로서 연세대 발전에 남다른 기여를 한 김 전 회장의 귀국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대우종합기계, 대우건설, 대우인터내셔날, 대우자판 등 대우 계열사들이 최근 정상화돼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인 것도 김 전 회장의 귀국론을 뒷받침한다는 해석이다.

과연 김 전 회장이 귀국으로 새로운 대우의 신화를 쓰게 될 지 아니면 영원히 빛바랜 김우중 신화로 남을 지, 대우 5년과 김우중의 그림자가 한국 경제에 깊숙이 드리워져 있다.

김 전 회장 만난 박계동 "대승적 차원에서 사면해야"

“김우중 회장을 비롯한 경제인들을 대승적 차원에서 사면할 필요가 있다.”

박계동 한나라당 의원은 지난 10월 28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을 비롯해 불법 대선 자금 연루 정치인, 김대중 전 대통령 주변 인사들에 대한 사면을 촉구해 눈길을 끌었다. 박 의원은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이미 정치적 사형을 당했고, 건강이 악화된 만큼 연내에 자유롭게 해주어야 한다는 논지를 폈다. 박 의원이 여전히 국민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는 김 전 회장에 대해 사면을 촉구한 것은 ‘대우 몰락’에 대한 나름대로의 시각과 그의 주장대로 ‘대승적 차원’에 근거한다.

박 의원은 지난해 7월 말 지인을 통해 동남아 모처에서 김 전 회장을 만났다. 박 의원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자신이 외화를 도피한 파렴치한 사기꾼으로 매도되고 있는 것을 억울해 하면서도 무엇보다 대우의 몰락을 가장 안타깝게 여기고 있다고 한다. 김 전 회장은 한국을 떠난 것과 관련, “99년 10월경 김대중 전 대통령이 워크아웃 이전에 잠시 (해외에)나가 있으라고 했다”면서 “그렇게 하면 대우 계열사 중 주력기업 4~6개를 경영할 수 있도록 해 주겠다는 언질도 있었다”는 비사를 전하기도 했다는 것.

박 의원은 김 전 회장과 3시간 가량 대화를 하면서 그가 표방한 ‘세계 경영’의 목표, 세계 도처 지도자들과의 교우, 대우 사태의 본질에 대해 비교적 상세한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고 한다. 특히 IMF 위기 국면에서 대우가 희생양이 된 배경과 그 과정, 김 전 회장의 출국과 입국을 막은 김대중 정부의 조치 등은 반드시 재조명되야 한다는 게 박 의원의 주장이다.

박 의원은 지?7월 의원외교 차원에서 카자흐스탄, 러시아를 방문하고 9월 중순에는 러시아 이르쿠츠크에서 열린 ‘바이칼 포럼’(러시아의 경제개발과 극동, 시베리아 지역의 천연자원 개발 등에 관한 토론회)에서 한국을 대표해 참석하는 등 유럽과 아시아를 돌며 그 곳 지도층 인사들을 만났다. 이를 통해 대우와 김 전 회장의 이미지 파워가 유럽, 중동, 아시아, 아프리카 등 세계 도처에서 아직도 상당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한다.

박 의원은 “비록 일부 허물이 있더라도 김 전 회장이 재기한다면 과거 대우가 전 세계에 깔아 놓은 망(網)이 되살아날 수 있다”며 “이것은 대통령을 비롯해 수많은 외교관들이 공을 들여도 이루기 힘든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박 의원이 대승적 차원에서 김 전 회장의 사면을 촉구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박종진 기자 jjpark@hk.co.kr  


입력시간 : 2004-11-18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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