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문화 정착으로 장식전문가 수요 증가 추세주변환경과의 감각적인 믹스&매치 능력 키워야

[미래 유망직업 10] 플로리스트
꽃을든…꽃보다 아름다운 공간 연출예술가

꽃 문화 정착으로 장식전문가 수요 증가 추세
주변환경과의 감각적인 믹스&매치 능력 키워야


플라워숍을 운영하는 플로리스트 김진아씨는 꽃 속에 파묻힌 삶이 행복하다. / 임재범 기자

“경제ㆍ문화 수준과 꽃 소비량은 절대적으로 비례하죠.”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플라워숍 ‘마담 버터플라이’ 김진이(54) 원장은 “선물이나 행사 등 특별한 날에 꽃을 선물하고 꾸미는 문화에서, 한 차원 더 나아가 유럽이나 일본처럼 평소 꽃으로 식탁과 정원을 꾸미는 등 일상적인 꽃 문화가 머지 않아 정착될 것”이라며 꽃 장식 전문가인 플로리스트의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의 근거를 제시했다.

파티문화 발달 등으로 꽃시장 급성장
플로리스트(florist)란 꽃을 의미하는 플라워(flower)와 예술가(artist)의 합성어로, 꽃을 이용해 공간을 연출을 하는 이들을 일컫는다. 꽃다발을 포장하거나 꽃꽂이만 하는 차원이 아니다. 파티나 행사장 꽃장식에서부터 웨딩 부케 디자인, 매장 꽃 장식 등 이들의 영역은 실로 광범위하다.

플로리스트란 직업은 과거 여성들의 손쉬운 창업거리 정도로 치부되기도 했지만, 1980년대 후반 일본에서 ‘세계 화예 디자인 경연 대회’를 치르면서 전문 분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국내의 경우, 지난 해 KBS 인기 드라마 ‘여름 향기’에서 한류스타 송승헌과 사랑을 나누는 손예진이 플로리스트로 나와 주목 받았다.

반 세기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는 동양식 꽃꽂이 문화에 비해 최근 유행하는 서양 스타일의 꽃 장식 문화는 그렇듯 초기 단계인 게 사실. 그러나 최근 파티 문화가 발달하고 해외 유명 브랜드들이 속속 한국에 프랜차이즈를 차리면서 시장이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대학이나 ‘소호 앤 노호’ 등 유명 플라워 샵에서 플로리스트 양성 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나, 특정 기관 수료나 학력, 경력 등에 크게 영향 받지 않고 도전할 수 있는 분야로 꼽힌다. 2004년 말, 산업 인력 공단이 주관하는 화훼장식 기능사 자격증 시험이 새로 도입돼 앞날을 더욱 밝게 한다.

김진이 원장은 “꽃을 다듬고 가위질하는 것은 기술이지만, 디자인은 창의력이 절대적인 작업”이라면서 “미술품이나 건축물 또는 여행 같은 다른 주변 문화를 다채롭게 경험하고 이를 활용해 문화를 업그레이드 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무려 17년이 넘게 해 온 갤러리 운영이 꽃 장식에 대한 안목을 높이는 데 크게 도움된 경우다.

작품은 내추럴한 것이 특징으로, 정원이나 들판을 옮겨 온 것 같은 자연스런 조화를 중시한다. “붉은 장미 꽃다발에는 안개꽃 장식 등 정형화된 공식은 가능한 지양한다”는 나름의 노하우가 그 일례. 그는 “꽃을 다루는 직업이라고 하면 아주 우아하고 손쉬워 보이지만 실상은 이와 다르다”고 털어 놓았다.

“손은 항상 꽃 가시에 찔려 거칠어지기 쉽고, 신선한 꽃을 구하기 위해서는 자정에서 새벽 3~4시까지 꽃 도매 시장을 헤집고 다녀야 하는 등 만만찮은 육체적 노동도 감수해야 합니다.”플로리스트의 길은 화려한 꽃내음에 취해 살기보다 가시에 찔리는 고단한 작업이라는 것.

김 원장은 그러나 “새로 개발된 멋있는 품종을 접하거나 희귀 꽃들을 대할 때면 창조주가 내린 아름다운 선물에 숨이 멎는 듯한 감동을 느낀다”며 소녀처럼 말했다. “미(美)를 다루는 사람인 만큼, 자긍심을 갖고 일할 수 있는 게 최대 매력이죠.” 자신의 직업에 대한 자랑이 좀체 끊일 것 같지 않다.

배현정 기자


입력시간 : 2004-12-30 13:28


배현정 기자 hjba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