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온수·육각수 등 웰빙 영향으로 폭발적 인기, 효능 검증 어려워

[먹는 물 전쟁] '마법의 물' 기능수의 허와 실
이온수·육각수 등 웰빙 영향으로 폭발적 인기, 효능 검증 어려워

건강에 대한 관심과 웰빙 지수가 높아지면서 이른바 ‘기능수(水)’가 새로이 조명받고 있다. 기능수는 일정한 조건에서 특성이 바뀐 물로, 인체에 이로운 기능을 한다고 해서 붙여진 말이다.

이온수, 파이워터, 자화수, 탈기수 등 주로 일본인들의 연구와 실험을 통해 세상에 알려지게 된 물들이 통상 기능수로 불린다. 한때 국내에서 폭발적인 관심을 불러 일으켰던 육각수도 역시 기능수에 포함된다.

특히 이온수는 이를 만들어주는 제품인 이온수기가 보급되면서 일반의 관심이 더욱 높아진 상황이다. 이온수는 보통의 물을 전기 분해해서 얻어지는 산성 이온수와 알칼리 이온수의 두 가지를 일컫는다. 산성 이온수는 피부를 보호하는 등 미용에 효과가 있고, 알칼리 이온수는 미네랄 성분이 물보다 많아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알칼리 이온수는 만병통치약?
이온수와 관련, 주목되는 연구를 하는 학자들도 있다. 연세대 원주의대 김현원 교수가 대표적이다. 김 교수는 통상적인 전기 분해 방식이 아닌 미네랄 첨가 방식으로 만든 알칼리 환원수의 질병 치료 효과를 강력하게 주장하는 학자다. 그는 동물 실험을 통해 알칼리 환원수가 항암ㆍ항당뇨 효과뿐 아니라 면역 기능도 강화한다는 결론을 얻어냈다.

김 교수는 “병이 생기거나 악화되는 이유는 활성 산소 증가, 면역 체계와 혈액 순환의 약화 등”이라며 “알칼리 환원수는 이 같은 세 가지 문제를 모두 개선할 수 있는 효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모든 병을 고칠 수는 없지만 모든 병에 ‘듣는다’는 점이 알칼리 환원수의 매력”이라며 “실제로 천식, 아토피 피부염, 통풍, 변비 등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이 알칼리 환원수를 마신 후 크게 나아진 사례가 있다”고 덧붙였다.

물에 호르몬 정보를 주입하면 물이 호르몬 구실을 할 수 있다는 주장도 김 교수의 색다른 이론이다. 어떤 사람의 몸에 특정 호르몬이 없거나 부족하다면, 물을 마시는 간편한 방법으로 그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양한 기능수들의 세계
파이워터는 일본의 한 농학자가 식물의 꽃눈 분화 과정을 연구하다가 발견한 식물 체내의 생체수로, 생명체가 건강한 균형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능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화수(磁化水)는 물에 자장을 걸어 분자 구조를 인위적으로 변형시킨 물을 말하는데, 몸에 해로운 활성 산소를 제거하고 노화를 더디게 하는 효능을 가졌다는 주장이다.

탈기수(脫氣水)는 말 그대로 물 속의 기체 성분을 걸러내서 얻어진 물이다. 기포를 크게 줄인 덕분에 물질에 대한 흡착성이 좋은 장점이 있는데, 밥을 짓거나 음식을 조리할 때 사용하면 맛을 돋워 준다고 한다.

한때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기도 했던 육각수는 물의 화학적 구조가 6각형 고리 형태를 띠고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육각수는 물에 게르마늄 이온을 첨가하거나 물을 아주 차가운 상태로 만들어 얻어질 수 있다고 하는데, 뇌졸중 당뇨병 등의 각종 성인병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주고 인체의 면역력을 높여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에 자장을 걸어 만드는 자화수도 육각수의 일종이다.

기능수의 효능 정말 믿을 수 있나
현재 시중에는 기능수들을 만들 수 있는 각종 기기들이 상당수 시판되고 있다. 관련 업자들은 한결같이 기능수의 효능과 제품의 우수성을 주장한다. 그러나 국내 학계에서는 기능수에 대해 유보적이거나 비판적인 견해를 가진 학자들이 적지 않다. 이론적으로는 그럴 듯하지만 실제적으로는 효능을 검증하기 어렵다는 이유 때문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이강봉 특성분석센터장은 “기능수는 주로 일본에서 많이 특허를 내는데 과학적으로 검증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일종의 비즈니스 모델로 이용하기 위한 이론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미국이나 유럽 등지에서는 기능수와 관련된 연구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윤현 기자


입력시간 : 2005-04-07 17:53


김윤현 기자 unyo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