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동·남쪽 대설로 재난사태, 원인 분석 및 대책마련 시급

[한반도 기상이변] 개화늦어 대부분 꽃 축제 차질
한반도 동·남쪽 대설로 재난사태, 원인 분석 및 대책마련 시급

'투모로우(원제-The Day After Tomorrow)'라는 영화가 있다. 빙하가 대도시를 덮어버리는가 하면, 한편에서는 빙하가 녹아 바닷물이 넘치는 등 지구에 닥친 끔찍한 기후 재앙을 소재로한 작품이다. 세계 곳곳에서 지구 온난화에 따른 이상 기후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이 영화가 현실화하는 것은 아니냐는 두려움을 토로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한반도에서도 기상 이변 현상은 예외가 아니다. 해마다 제주도를 시작으로 피기 시작하는 벚꽃은 올해에는 작년에 비해 일주일 정도가 늦었다. 이에 앞서 3~4월에는 강원과 경남 지역이 '100년만의 폭설'에 파묻혔다.

예년 같으면 벚꽃이 만발했을 3월 30일. 진해 군항제를 주최하는 이충무공 호국정신 선양회 직원들은 애간장을 태웠다. 이유는 간단하다. 벚꽃이 피지 않았기 때문이다. 벚꽃은 4월 4일이 되어서야 비로소 만개했다. 올해 군항제의 벚꽃 만개소식은 평균(3월 29일)보다 6일, 작년(3월 27일)보다 8일 늦었다.

서울 여의도 벚꽃축제 역시 마찬가지다. 벚꽃은 축제 개막일인 4월 6일을 훨씬 지나 끝 무렵인 10일이 돼서야 꽃망울을 터뜨렸다. 결국 주최측은 시민들의 요청으로 기간을 7일 연장했다. 기간 연장으로 꽃이 있는 축제가 됐지만 교통 통제 기간도 그만큼 늘었고, 이에 비례해 시민들의 불편도 커졌다. '꽃 안 핀 꽃 축제'를 맞게된 영등포구청은 개화를 촉진시키기 위해 벚나무에 막걸리 4~5통씩을 뿌리기도 했다. 문화체육과 관계자는 "직원들 속이 새까맣게 타 들어 갔을 것"이라며 축제에 온 시민들로부터 "아쉽다"라는 소리를 너무 많이 들어 귀가 따가울 정도였다고 쓴 웃음을 지었다.

제주 왕 벚꽃 축제, 청풍호반 벚꽃 축제, 경포대 벚꽃 축제 등도 저온현상으로 꽃이 안 피어 애를 먹기는 마찬가지였다. 지난 주 제주도 유채꽃 축제에서는 개화를 촉진하기 위해 야간 조명을 설치하기도 했다.

기상청은 이런 저온 현상의 원인으로 겨울과 봄 한가운데 위치한 어정쩡한 기압 배치를 들고 있다. 이것이 평년보다 봄철 기온을 1~2도 정도 떨어뜨리고 3월과 4월 경남, 강원도 일대에 10cm가 넘는 폭설을 기록하는 결과를 낳았다는 것이다.

홍세정 인턴기자


입력시간 : 2005-04-21 17:18


홍세정 인턴기자 magicwelt@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