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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달 특집] 급증하는 아동학대
매 맞으며 자란 아이가 가정폭력 가해자로 전락한다
'아동 방임' 가장 빈번, 신고 의무화 등 사회적 안전장치 마련 시급




“애완견을 기를 때는 물론 낚시를 하려고 해도 자격증이 필요한데, 왜 부모가 되는 데는 자격증이 필요 없는지…” 부자 간의 갈등을 그린 미국 영화에서 아들이 냉소적으로 뱉은 대사다.

지금 우리사회 역시 자격미달 ‘철부지 부모’ 탓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3일 보건복지부 발표 자료를 보면 아동학대가 해마다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서 정부는 앞으로 자녀를 학대하는 부모는 아동학대예방센터 등에서 강제적으로 교육과 상담을 받도록 관련 법률을 정비하기로 했다.

아동 학대 중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유형은 아이들에게 음식과 옷, 교육, 의료 행위를 제공하지 않는 ‘아동 방임’으로 드러났다. 중앙아동학대예방센터에 따르면 대표적 아동 학대인 ‘자녀 방임’ 건수는 ▲2000년 205건 ▲2001년 985건 ▲2002년 1329건 ▲2003년 1514건 ▲2004년 2071건으로 신체학대, 정서학대, 성적학대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아동학대는 한국만의 현상은 아니지만, 가부장제 전통이 강한 우리사회에서 부모가 아이들을 소유물로 생각해 권위와 힘을 행사하는 과정에서 아동학대가 꾸준히 늘고 있다는 진단이다. 더욱이 가해 부모들이 큰 죄책감을 느끼지 않고 아동을 방치, 학대하는 사례가 많아 더욱 심각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부모들이 아동을 권리의 주체로 제대로 인식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주변인이 신고를 하거나 제재를 할 경우 ‘내 아이 내가 가르치는데 웬 참견이냐’는 식의 핀잔을 듣기 일쑤다.

또 하나 예방과 단속의 난점은 신고하면 부모가 처벌 받을 것이란 생각에 피해 아동들이 신고를 꺼려 하는 경향이 짙다는 점이다.

신고 분야를 보면, 아동에 대한 성적학대가 가장 심각한 상황이다. 2004년 한국성폭력상담소에 접수된 2,505건의 성폭력 사례 중 어린이ㆍ유아 성폭력 피해가 무려 433건으로 전체의 8.4%를 차지했다. 아동 성학대 가해는 대부분 친부나 계부에 의해 저질러져, 가족해체의 두려움 탓에 대부분 쉽게 외부에 노출되지 않는 취약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성학대 피해아동은 후유증이 심해 성인이 됐을 때 약물과용, 성도착증, 남자 공포증의 증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을 말한다.

성인까지 이어지는 후유증, 정신적 황폐화
성학대 뿐 아니라 다른 학대를 경험한 아이들도 진학후 학교폭력을 일으키거나, 나중에 성인이 됐을 때 자신도 가정폭력의 가해자로 전락할 위험에 놓이게 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부모의 학대 속에서 자란 남자 아이는 결혼 후 배우자에게 폭력을 쉽게 사용하게 되고, 여자 아이는 커서 폭력에 무기력해져 가정폭력의 피해자가 되는 경우가 흔하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아동학대 문제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강력한 예방 시스템이다. 그리고 반복적 아동학대를 막는 가장 현실적인 조치는 신속한 신고 체계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미국의 경우는 우리와 달리, 아동학대를 목격하고도 신고를 하지 않을 땐 처벌을 받도록 법제화 돼 있어 신고율이 매우 높은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적어도 아동학대 감시자 역할을 할 수 있는 의료관계인, 교사, 사회복지사 등을 대상으로 아동학대 신고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바로 우리 이웃에서 아동학대는 날로 증가하지만 아동학대 신고전화가 ‘1391’인지도 대부분 모른다. 비정한 부모의 폭력으로부터 아이들 눈물을 닦아주기 위해선, 이제는 정부는 물론 언론, 시민단체들이 모두 나서야 할 때라는 것이 중론이다.



조신 차장 shincho@hk.co.kr  


입력시간 : 2005-05-12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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