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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대학 대충돌] 외국의 대학입시 제도
대학에 학생선발 '전권'
미·일…개인 특성 등 심층선발과정 거쳐, 기여입학도 허용
독·불…대입 자격시험 실시, 본고사·고교등급제 등 없어




서울의 한 여고에서 EBS 수능 모의고사를 치르고 있다. <연합>

교육개혁과 대입제도는 불가분의 관계다. 특히 거의 모든 고등학교 졸업생들이 대학으로 진학(전문대 포함 81.3%ㆍ2005년)하는 우리나라에선 교육 개혁에서 대입제도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질 수 밖에 없다. 교육 당국은 대입제도에 손을 대면 자연히 초ㆍ중ㆍ고교의 교육이 그에 맞춰 변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 같은 인식 아래 대학의 학생 선발 방식은 광복 이후 60여년간 15차례 바뀌면서 16가지의 전형 방법이 시행됐지만 입시 지옥은 여전하다. 국내 입시제도의 평균 수명은 4년. 200~300년 동안 한 틀을 유지해온 영국, 독일과는 대조적이다.

최근 들어 행정 각 분야에서 규제완화가 꾸준히 추진되고 있지만 유독 교육 정책에선 정부의 서슬이 누그러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대학입학에 있어서의 ‘3不정책’과 상대 평가에 의한 내신 반영 강화 등이 대표적이다.

선진국들의 경우는 어떨까. 대학의 학생선발 자율권과 함께 이슈가 되고 있는 3不정책 대상 요소(본고사ㆍ고교등급제ㆍ기여입학제)를 중심으로 외국의 입시제도를 간략하게 살펴본다.

독일과 프랑스는 각각 ‘아비투어’, ‘바칼로레아’로 불리는 대학입학 자격시험을 실시하고 있다. 고등학교까지의 교육을 받고 다음 단계의 고등교육을 이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는지 국가가 판정하고, 일정 수준 이상의 학생에 한해 대학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시스템이다. 이 두 나라는 대학이 학생을 선발하지 않기 때문에 본고사와, 기여입학제, 고교등급제가 존재할 수 없는 구조를 하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가 일정 학력 수준을 넘으면 누구나 대학 진학을 할 수 있는 것과는 달리 미국은 대입준비과정의 성적, 수능 점수, 전과목 성적, 학급 순위 등 기본적인 요소 외에 논술, 면접, 추천서, 봉사활동 등 기타요소를 바탕으로 대학이 직접 학생을 뽑는다. 대학별로 기타 요소의 반영 비율은 다르지만, 통상 공립대학 보다 사립대학이 기타 요소에 보다 높은 가중치를 두고 있다. 학생들에게 균등한 고등교육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설립된 공립대학과는 달리, 나름의 건학 이념을 가진 사립대학은 그 설립이념에 따라 개개인의 면면과 특성을 심층적으로 살펴 학생을 선발하고 있는 셈이다. 일본의 학생 선발 체계도 이와 비슷한 구조다.

미국과 일본의 경우는 기여입학제도 실시하고 있다. 기부 문화가 정착된 미국에서는 성공한 기업인들이 모교에 장학금을 기부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기부자의 자녀가 해당 학교에 입학하게 될 때 그간의 기부 사실이 입학 전형의 여러 요소 중의 하나로 작용할 뿐이다. 입학 당시 학교에 일시적으로 큰 경제적 기여를 했다고 해서 입학을 허가하는 시스템이 아니다. 학교에 대한 부모 공이 크다 하더라도 대학 공부를 감당할 능력이 없다고 판단되면 선발하지 않는 것도 미 교육계의 실상이다. 이 때문에 기여입학제에 대한 미 일반인의 부정적 이미지는 거의 없다. 일본도 기여입학제를 실시하고는 있지만, 우리나라처럼 ‘어렵게 입학해서 쉽게 졸업’하는 구조가 아니다.

미국은 고교등급제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경제적 배경 차이나, 낙후된 학교 수준에도 불구하고 일정 수준 이상의 성적을 보이는 학생을 대우한다는 게 기본 취지다. 대학에 입학한 고등학교별 졸업생수로 해당 고등학교의 등급을 매기는 우리의 고교등급제와는 차원이 다른 방법이다. 즉, 평준화 된 고교(전국의 약 60%)와 외국어고, 과학고 등의 특목고, 서울 강남 등에 위치한 고등학교 간에 드러나는 학력 차이를 현실화해 고등학교 수준의 등급을 매기는 우리의 제도와는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

고교등급제에 대해 전교조 참교육연구소 이철호 부소장은 “고등학교가 평준화 돼 학생들의 학교 선택 권한이 없는 상태에서 고등학교에 등급을 매기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기여입학제도에 대해 “사회가 보다 경제적으로 성장하고 도덕적으로 성숙했을 때에는 가능하겠지만, 약자를 보호해 줄 수 있는 제도들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기여입학제 실시는 사회에 위화감만을 조뵉?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국교육개발원 대입ㆍ교육과정연구실 정광희 실장은 “우리 국민들은 교육정책에 대해서 만큼은 기다리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어떤 제도도 100% 완벽할 수 없는 만큼 돌출된 문제 속에서 나름대로 극복 방법을 강구해 적응해 가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에둘러 당국에 쓴 소리를 했다. 새로운 교육제도 하나를 발표하기 위해 일본은 13년에 걸친 작업을 하는데, 한국은 두 세 달 만에 해치우고 있다는 것이다. 특정 제도가 모든 문제를 커버할 수는 없겠지만, 선진국에 비해 졸속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우리 교육 정책 수립의 한 단면이다.

** 대입제도 변천 주요내용 (2004. 8. 대통령자문 교육혁신위)
학년도(기간)개정의 의도내용문제점
’45~’53(9년)  대학별 입학시험부정입학 문제
’54학사부조리 예방대학입학연합고사+ 대학별 본고사연합고사 결과 백지화
’55~’61(7년)실패한 연합고사의 시정, 대학자율대학별 본고사+ 내신(권장)학사부조리, 대학간 격차, 입시위주 교육
’62학사부조리 예방, 교육의 효율성대학입학자격국가고사성적우수자 탈락, 비인기대학 등 정원미달
’63학사부조리 예방, 교육의 효율성, 대학자율대학입학자격국가고사(대학입학정원의 100%만 합격) + 대학별 본고사대학(학과)간 극심한 학력차
’64~’68(5년)실패한 국가고사의 시정, 대학자율대학별 고사학사부조리, 일류대 집중, 입시위주교육
’69~’72(4년)교육의 효율성, 학사부조리 제거대학입학예비고사(자격시험) + 대학별 본고사입시의 이중부담, 과열과외
’73~’80(8년)자격시험의 부작용 시정, 교육의 효율성대학입학예비고사(합격선 상존) + 본고사 + 내신입시의 이중부담, 과열과외
’81과열과외 해소, 교육의 효율성대학입학예비고사(선시험) + 내신대학의 선발기능 약화
’82~’85(4년)예비고사 개선(선발의 타당도 제고), 무의미한 합격선 폐지대학입학학력고사 +내신입시혼란, 적성무시 지원
’86~’87(2년)내신의 문제점 보완, 교육의 효율성대학입학학력고사 + 내신 + 논술대학의 선발기능 약화, 편중지원 및 미달, 논술 미흡
’88~’93(6년)선시험의 부작용 시정, 논술의 문제점 개선대학입학학력고사(선지원)+ 내신 + 면접대학의 선발기능 미흡, 면접의 기능 미흡
’94~’96학력고사 개선, 대학자율대학수학능력시험+ 내신 + 본고사과열과외, 수능과 본고사 중복
’97~’01대학의 학생선발 자율권 확대대학수학능력시험+ 학교생활기록부 + 논술학생부 반영 비중 미흡, 사교육 과열
’02대학의 학생선발 자율권 확대대학수학능력시험+ 학교생활기록부 + 논술 + 추천서 + 심층면접 등학생부 반영 비중 미흡, 사교육 과열

정민승 기자 msj@hk.co.kr


입력시간 : 2005-05-19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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