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간동 일대 대형 갤러리타운 형성, 미술계의 메카로 새롭게 부각

[광화문 르네상스] 화랑특구…미술 르네상스 열다
사간동 일대 대형 갤러리타운 형성, 미술계의 메카로 새롭게 부각

김지곤 기자

갤러리 록

광화문 일대가 미술계의 메카로 새롭게 부상하면서 광화문 르네상스 시대의 한 몫을 톡톡히 담당하고 있다. 미술 부흥의 매개 역할을 하는 화랑(畵廊, gallery)의 절반 이상이 광화문 일대에 몰려 있는데다 미술의 창작, 전시, 거래 등이 이들 화랑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광화문 일대 90여개 화랑 밀집
한국화랑협회(대표 김태수) 자료에 따르면 2004년 10월 현재 확인된 전국의 화랑 수는 모두 255개로 이 가운데 서울에 164개(64%)가 있고 광화문 일대에만 90여개가 몰려 있다.

1970년대 인사동에서 형성되기 시작한 한국 화랑 거리는 80년대 후반 상당수의 화랑이 강남의 청담동, 신사동으로 옮겨갔으며 90년대 말에는 인사동 북쪽 사간동 일대에 대형 갤러리가 자리잡으면서 새로운 화랑가를 형성했다.

서울의 화랑은 크게 인사동과 관훈동, 사간동, 평창동을 중심으로 한 ‘강북 화랑’과 청담동, 신사동, 논현동, 압구정동을 중심으로 한 ‘강남 화랑’으로 양분되는데 최근에는 경제적인 이유와 화랑 특유의 예술적 환경을 중시하는 경향으로 경복궁에서 삼청공원으로 연결되는 북촌 일대에 화랑이 속속 들어서면서 광화문 일대가 미술 르네상스를 견인하는 양상이다.

‘문화 1번지’로 알려진 인사동은 70년대 초 현대화랑이 상설 전시관으로 처음 문을 연 뒤 국제, 가나, 동산방, 가람 등 메이저급 화랑을 비롯해 중소형 화랑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현재 강북 화랑의 4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 화랑의 형태를 상업화랑, 기획화랑, 대관화랑으로 분류할 때 경제적인 이유로 상업 및 대관을 위주로 한 화랑이 豁셈?70~80%에 이르고 미술 르네상스에 기여하는 기획 위주의 화랑은 15~20%에 불과하다.

인사동에서 기획 화랑으로 꼽히는 ‘노화랑’은 1977년 개관한 이래 미술문화 형성과 한국미술시장의 시작이라는 두 가지 역할을 담당해왔다. 이중섭ㆍ박수근ㆍ변관식ㆍ김기창 등 한국 근ㆍ현대미술을 주도해온 작가들의 기획전을 연 것을 비롯해 한만영ㆍ이두식 개인전, 주태석, 서용선 등 여러 젊은 작가들의 전시를 마련해 역량 있는 작가들이 미술계 진출을 지원해왔다.

‘윤 갤러리’는 1993년 부산 중앙동에서 유진갤러리를 운영하면서 고암 이응노 유작전과 동양화 6대가전등 많은 기획전을 연데 이어 98년 인사동으로 이전한 뒤에는 윤 갤러리를 개관하고 박영선 화백 10주기 추모전과 김흥수 화백 소품 초대전을 기획했다. 연륜은 짧지만 의식있는 화랑으로 알려졌으며 올 가을 국제적 조각가인 문신의 전시회를 열 예정이다.

‘대안공간 풀’ 은 1999년 설립한 이래 40회 이상의 기획전을 연 화랑으로 젊은 작가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은 25년의 역사를 지닌 화랑으로 강남에서 많은 기획전을 가진데 이어 95년 경 인사동으로 이전한 뒤에도 꾸준하게 기획전과 초대전을 열고 있다. 20여 년의 역사를 지닌 ‘남경화랑’‘도 지난 4월 박수근 40주기를 기념하는 전시회를 여는 등 기획화랑으로 좋은 평판을 얻고 있다.

북촌 화랑가에서는 인사동에서 옮겨 간 현대ㆍ국제 화랑이 명성에 걸맞는 활동으로 메이저 빅3(가나아트 포함)의 위상을 유지하고 있고, 인사동에도 화랑이 있는 ‘학고재’는 특색있는 기획전과 미술 관련 출판사를 운영, 미술문화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평이다.

광화문 르네상스에 큰 역할을 하는 기획전 위주의 미술관으로는 올해로 창립15주년을 맞은 금호미술관, 보수중인 아트 선재센터, 장우성 화백이 9 1년 건립한 월전미술관, 그리고 3년전 안국동에서 문을 연 사비나 미술관 등이 대표적이다. 드루아트스페이스를 비롯, 갤러리팩토리와 갤러리올은 젊은 작가들의 실험정신이 돋보이는 작품을 주로 선보이는 대안공간의 성격이 강하다

재정적 어려움, 정부 지원책 필요
미술의 광화문 르네상스는 국내 화랑들이 광화문 일대에 점증하면서 활력을 얻고 있지만 대다수 화랑들이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 화랑 본연의 역할에 소홀하는 것이 현실이다. 정부의 합리적인 지원책이 필요하기도 하지만 인간적인 삶에 향기를 불어넣는 미술의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박종진 기자


입력시간 : 2005-06-16 17:30


박종진 기자 jj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