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폭 넓혀 수마에서 벗어나고인공습지 만들어 자연정화 효과콘크리트 옹벽 뜯어내고 자연석으로 정비, 백로 노니는 2급수 하천

[하천, 되살아나다] 경기도 오산천
강폭 넓혀 수마에서 벗어나고
인공습지 만들어 자연정화 효과
콘크리트 옹벽 뜯어내고 자연석으로 정비, 백로 노니는 2급수 하천


경기도 오산천 인공습지 일대

경기 용인시 모현면 오산리에서 시작해 광주시 오포읍 경안천 합류 지점까지 구비구비 이어지는 10.7km 구간의 짧지 않은 하천이 오산천이다.

무심히 흐르는 물길 옆으로는 야트막한 산과 비좁은 들판이 따라 걸으며 말벗을 청하는가 하면, 주택가와 공장 등 사람 사는 마을도 심심찮게 나타난다. 지방 도시에서 쉽사리 만날 수 있는 정겹고 작은 강의 모습, 그대로다.

오산천은 그러나 때때로 크게 돌변했다. 강수량이 많은 여름철에는 혀를 날름거리며 천변으로 곧잘 범람하는 수마가 됐다. 주민들에게는 그게 가장 골칫거리였다. 민원이 끊이지 않았음은 말할 것도 없다.

용인시가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섰지만 광주시와 손발 맞추기가 여의치 않았다. 결국 상급 지방자치단체인 경기도가 하천 정비 사업의 주체가 돼, 2001년 공사에 착공했다. 4년 동안 378억원의 도비가 오산천을 뜯어 고치는 데 투입됐다.

공사가 마무리된 지난 5월말. 오산천은 산뜻하고 넉넉한 얼굴로 주민들 앞에 다시 나타났다. 과거 20~30m에 불과했던 강폭은 30~60m로 두 배 가까이 넓어졌다. 주민들은 우선 홍수 걱정이 깨끗이 사라지게 됐다며 반가움을 숨기지 않고 있다. 모현면의 한 주민은 “여름에는 조금만 비가 쏟아져도 가슴을 쓸어 내리기 십상이었는데 이제 그럴 일은 없을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경기도는 용인, 광주 지역의 농경지 1,500ha와 가옥 560동이 상습적인 침수 피해로부터 벗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천변 인근에 자리잡은 물류 센터와 공장들이 사시사철 일손을 멈추지 않게 돼, 지역 경제에 이득을 가져왔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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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안천 수질개선에도 큰 기여
오산천의 변모는 비단 이것만이 아니다. 콘크리트 옹벽을 뜯어내고 자연석으로 갈무리한 제방은 단순히 치수(治水)라는 차원을 넘어 환경 친화적인 모습으로 다가온다. 또 경안천과 만나는 하류 쪽에는 인공 습지와 함께 널따랗고 평탄한 둔치도 조성됐다.

덕분에 동식물과 인간이 어우러지는 공존의 숨결이 가득하다. 인공 습지에는 개구리와 뱀이 다시 뛰놀고 백로 같은 철새도 찾아온다. 그런가 하면 산책로가 마련된 둔치에는 인근 주민들의 한가로운 발걸음이 이어진다. 바로 근처에는 최근 작은 아파트 단지가 들어섰는데, 이곳 주민들이 달라진 오산천의 혜택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는 전언이다.

수질도 적잖이 개선됐다. 하천 정비 사업과는 별개로 실시된 하수 차집관로 매설 공사가 일정대로 끝났기 때문이다. 오산천 최하류 월촌교 부근의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은 2002년께 4.55ppm을 기록했지만 최근 조사에서는 그 수치가 2.9ppm으로 떨어졌다. 이는 수질 등급으로 2급수에 해당하는 양호한 수준이다.

용인시 관계자는 “오산천이 자연석 등으로 깔끔하게 정비된 데다 수질도 한층 좋아져 주민들의 반응이 꽤 좋다”고 말했다.


김윤현 기자


입력시간 : 2005-06-30 19:08


김윤현 기자 unyo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