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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휴가] 일상을 접고, 떠나라…그리고 채워라
참 '나'를 찾는 알토란 같은 웰빙휴가
산사·고택·오지에서 보내는 특별한 여름휴가
'재충전'의 값진 시간 보내기 확산




경북 안동 와룡면 오천리 '오천군자마을' 전경



프랑스인들은 1년의 반은 바캉스 계획을 짜느라 보내고 나머지 반은 바캉스 갔다 온 이야기를 하며 보낸다는 말이 있다. 한 달이 넘는 긴 바캉스를 즐기는 프랑스식 휴가 문화를 시샘 하는 듯한 말이지만, 길든 짧든 여름 휴가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한 해의 생활 리듬이 달라지는 것은 비단 프랑스인에만 국한 되지 않는다. 여름 휴가는 한해의 반환점을 찍는 생활의 액센트이기 때문이다.

현대적 의미의 여름 휴가는 서양에서 시작됐다. 특히 1936년부터 근로자 유급휴가를 법으로 보장한 프랑스가 ‘원조’ 격이다. 여름 휴가를 뜻하는 프랑스어 바캉스(Vacance)는 ‘텅 비어 있다’라는 뜻을 가졌다. 또 바캉스는 ‘무엇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을 뜻하는 라틴어 ‘바카치오(Vacatio)’에 그 어원을 두고 있다.

휴가란 아등바등하며 살아가는 일상으로부터 벗어나 자신을 비우고 또 다시 채운다는 의미다. 최근 ‘웰빙(well-being)’이란 신개념이 생활 곳곳에 자리 잡기 시작한 이래 휴가의 이러한 원래적 의미를 회복하려는 바캉스 문화가 동서양을 떠나 확산되고 있다. 번잡한 휴가로 되레 심신의 피로감만 느끼는 기존의 바캉스 문화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시도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다.

자신을 비운 후 새롭게 채우는 본래 의미의 ‘웰빙 휴가’ 를 찾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그 형태도 다양해지고 있다. 새로운 컨셉으로 등장한 ‘아무것도 하지 않는 휴가’도 그 중의 하나다. 한적한 곳에서 시간을 보내며 사색의 시간을 갖는 것이다. 주5일 근무제 확산에 따라 휴가 일수가 늘어나면서 더욱 관심을 끌고 있는 색다른 웰빙 휴가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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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사(山寺)로 떠나는 템플 스테이
우리나라에서 삶에 대한 사색을 즐기면서 보낼 수 있는 웰빙 휴가로는 ‘템플 스테이(Temple stayㆍ사찰에서 보내는 휴가)’가 대표적이다. 오로지 목탁과 산새 소리만 여름 산속의 정적을 깨뜨리는 산사에서 며칠을 묵으면 세상사 번뇌가 씻긴 듯 사라지는 색다른 체험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올해 처음으로 홈페이지를 마련한 조계종 산하 한국불교문화사업단(www.templestay.com 02-732-9927)에는 휴가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최근까지 일반에 낯설었던 템플 스테이가 여름 휴가 형태로 점차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다. 유럽에서도 이미 몇 해 전부터 ‘수도원ㆍ수녀원ㆍ성당 휴가’가 새로운 형태로 급부상했다. 템플 스테이 비용은 사찰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으나 대략 4인 가족기준 1박2일에 6만원에서 10만원 선이다.

▲ 옛 선인의 정취를 찾아보는 고택(古宅) 휴가
사찰 휴가 외에도 한적한 분위기에서 색다른 휴가를 즐길 수 있는 곳이 ‘고택 휴가’다. 고택 휴가의 매력 포인트는 한국인의 정서적 뿌리인 유교문화 체험이다. 또 대청마루에 누워 박하 맛 같이 싸한 매미들 합창 속에 청하는 낮잠도 가히 환상적이다. 한창 더울 때는 인근 원두막에서 쉬며 옛 정취도 즐길 수 있다. 물론 장소에 따라 레프팅도 하고 계곡 수영이나 낚시도 가능하다. 주변에 산재한 서원 등 유교 문화재 탐방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아쉬운 것은 고택 휴가가 가능한 곳이 현재로선 안동, 봉화, 영주 등 경북지역 일대에 몰려있다는 점이다. 고택을 빌리는 가격은 방 하나에 4인 가족기준 1박2일 대략 4만~5만원 선이다. 고택 한 채를 빌릴 경우는 하루 15만원 정도 예상하면 된다.

양평군에 위치한 풀향기나라. 김지곤 기자

▲ 대자연의 품으로 떠나는 실크로드 탐험여행
갑갑한 사무실에서 일상을 보내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가늠조차 힘든 광활한 자연 속으로 자신을 던져넣는 꿈을 꾼다. 극지나 사막 탐험?그러한 꿈들에 어울린다. 때마침 이번에 탐사전문 여행기획사 ‘오버랜드(www.overland.co.kr 02-522-0228)에서 지프를 타고 실크로드의 옛 길을 찾아 떠날 탐험자를 모집한다. 탐사 루트는 인천에서 배를 타고 중국 천진으로 건너가 북경, 돈황 등을 거처 우루무치, 타클라마칸 사막까지 중국 내 고대 실크로드를 차로 달리는 총 거리 1만4,000㎞의 대장정이다. 27박 중 9박은 야영을 한다. 흠이라면 여행 기간이 28일에 달해 직장인에게는 버겁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잊을 수 없는 특별한 추억을 만들고자 한다면 큰 마음먹고 도전해 볼만하다. 아쉽게도 자신의 차로 실크로드를 여행할 참가자 모집은 마감됐고 중국 현지에서 지프를 빌려 타는 탐사는 7월 25일까지 신청을 받는다. 출발은 8월 2일, 참가비는 390만원. 단 차량 소유자의 경우 연료비는 본인 부담이다.

▲ 도심 탐험하는 특급호텔 패키지 휴가
길 떠나는 것 자체가 고생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은 도심에서 편안하게 쉴 수 있는 특급호텔 패키지 휴가도 괜찮은 선택이다. 서울 도심의 유명 특급 호텔들은 여름 휴가철 비수기를 맞아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도심 휴가 패키지 상품들을 내놓고 있다. 고객들의 반응도 점차 좋아져 몇 년 전 일부 호텔에서만 시행하던 것이 이제는 거의 모든 특급 호텔에서 관련 상품을 마련하고 있다. 평소에 맛보지 못한 특급 호텔의 최상급 서비스를 싼 가격으로 즐길 수 있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 패키지 상품에는 호텔 수영장, 헬스클럽, 스파 등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티켓도 포함된다. 평소 가보지 못했던 시내 고궁, 박물관, 화랑, 공원 등 문화ㆍ휴식 시설을 둘러 보거나 인근 도심의 백화점 등에서 여유로운 쇼핑을 즐길 수 있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비용은 호텔별로 차이가 있으나 3인 가족 기준 2박3일에 40만원 정도다.

▲ 도시를 떠나 공연도 보고 휴가도 즐기는 문화체험 휴가
서울서 멀지 않은 경기 지역에서 낮에는 관광지를 돌고 한밤에는 야외 공연을 즐길 수 있는 휴가도 있다. 2002년부터 시작된 경기도 양평군의 용문산 야외극장 프로그램이 그것甄? 양평군은 지역 홍보 차원에서 외부 공연 단체들을 초청해 연중 문화체험 행사를 하고 있다. 특히 여름에는 가족단위 참가자들을 비롯, 부부, 연인들의 밤 나들이로 크게 인기를 모으고 있다. 참가자들에게는 낮에는 양평이 자랑하는 허브농장, 장승마을, 용문사 등 관광과 산채나물 식사가 제공된다. 공연은 밤 10시에 시작되는데 대개 공연이 끝나면 인근 펜션이나 민박에서 하루를 보내는 1박2일 코스의 휴가다. 7월 30일에서 8월 1일까지 ‘셀인터내셔널(www.ecell.co.kr)’서 초청한 세계적 마임 극단인 ‘리체데이’의 내한공연이 준비되어 있다. 그리고 8월 중 ‘숲 속으로 떠나는 클래식 음악’ 공연도 기다리고 있다. 관광과 식사가 포함된 공연 티켓은 4만원이고 초ㆍ중ㆍ고교생은 2만원. 3대(代)가 함께 가면 50% 할인 티켓을 살 수 있다.

▲ 이웃사랑 실천하는 ‘사랑의 집짓기(해비타트 운동)’ 휴가
그냥 즐기는 휴가가 싫다면 이웃사랑의 봉사 활동을 하며 값진 땀을 맛볼 수 있는 휴가도 있다. 집 없는 사람에게 집을 지어주는 사랑의 집짓기 행사에 참여하는 것도 그 중 하나다. 이 행사 참가자 대부분은 손수 못질을 하고 망치질 한 집이 눈 앞에서 완성되는 모습에 그 동안 몰랐던 봉사의 즐거움을 깨닫고 놀라워 한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기획한 ‘한국번개건축’의 사랑의 집짓기는 모집이 마감됐지만 그때 그때 필요한 봉사자를 모으는 곳도 있어 지금이라고 참여할 수 있다. 숙식비 등 1주일 참가비로 20만원대의 비용이 들지만 여름 방학과 휴가철을 맞은 대학생과 일반인들이 참여가 줄을 잇고 있다. 참여 문의는 한국해비타트(www.habitat.or.kr 02-2267-3702).

▲ 고향으로 떠나는 자연체험 휴가
고향과 같은 농어촌을 가족과 함께 찾아가는 여름 휴가도 있다. 상업적 휴양지로 많은 인파에 시달리는 해수욕장보다 한가로운 어촌에서 여름 휴가를 보내는 것도 이색 웰빙 휴가다. 조개잡이, 저인망 고기잡이, 양식장 탐방 등 추억을 만드는 자연체험을 할 수 있다. 한국어항협회와 해양수산부가 함께 10월까지 ‘아름다운 어촌 찾아가기’ 행사를 펼치고 있다. 참가 문의는 한국어항협회(www.fipa.or.kr). 또한 8월 중엔 농촌체험 캠페인도 있다. 도시 문화밖에 모르는 아이들에게 농촌을 경험하게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참가비는 무료, 문의 농업연수원(www.ati.go.kr).

★ 올 여름 한국인의 휴가계획은.
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이 최근 조사한 ‘2005년 하계 휴가여행 계획’에 따르? 여름 휴가기간 동?여행을 다녀올 것이라는 응답자가 지난해보다 3%포인트 증가한 34.1%로 나타났다. 또 바캉스 계획이 전혀 없다는 응답자는 지난해보다 9.5%나 감소한 40%에 불과해 불경기에도 불구하고 국민 절반이상이 바캉스를 갈 계획인 것으로 드러났다.

휴가 예상 비용은 국내 50만원, 해외 315만원. 또 국내에서 휴가를 보내겠다는 응답자가 93.5%, 해외는 6.5%로 조사됐다. 지난해 휴가 이후 조사에서는 국내 여행을 다녀온 사람은 94%, 해외여행을 다녀온 사람이 6%였다.

이번 조사에서 우리나라 국민이 가장 선호하는 휴가지는 여전히 강원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40.2%가 강원도를 꼽았다. 해외 여행지로는 장기간 인기 휴가지였던 태국이 쓰나미(지진해일) 여파로 3위로 떨어지고 중국이 1위의 인기 여름 휴가지로 떠올랐다.


조신 차장 shincho@hk.co.kr  


입력시간 : 2005-07-14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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