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강사들의 세계] "하루 25시간도 모자랄 지경"


"자본론을 그렇게 공부하고서도 돈을 못 번다는 것이 말이 안 된다."

강남에서 잘 나간다는 스타 학원강사가 농담조로 내뱉은 말이다. 실제로 운동권 출신의 학원 사업가들의 돈벌이가 시쳇말로 장난이 아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얼마나 벌까.

학원 사업자의 경우 연 매출 수백억원 대를 기록하는 '재벌'급도 상당수 있다. 운동권 출신이 운영하는 학원들 중 강남의 메가스터디, 조동기국어논술전문학원, 강동의 청산학원, 북부의 학림학원, 토피아학원 등 상당수가 최소 연 매출 100억원대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원 강사의 벌이도 연 수십억 원의 소득을 올리는 특급 스타강사에서 연봉 3,000만원도 채 안 되는 무명강사까지 천차만별이다.

강사의 경우 대체로 종합반 입시학원의 강사보다는 논술 등 전문화된 단과 강사의 수입이 높다. 유명 단과 전문학원에서 이름 꽤나 있는 강사의 경우 연 2억원대이고, 경력이 없는 무명강사는 연 5,000만원 정도다.

종합반 입시학원은 학생들을 몰고 다니는 능력에 따라 월 150만원에서 500만원까지 다양하다.

메가스터디의 손주은 대표의 경우 지난해 코스닥 등록으로 단숨에 수백억 원대의 장부상 이익을 남긴 것을 비롯, 수강료 수입도 연 10억원을 넘기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밖에 조동기국어논술, 초암논술, 청솔학원 등 유명 논술학원에서 활약하는 특급 강사들의 연 수입은 적어도 수억 원대이다. 또한 스타강사일수록 수강료, 교재판매, 수능방송 강의료 등 수입원도 다양하다.

그러나 이들이 아무나 스타강사 반열에 오를 수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학원가에서 스타 자리를 놓고 벌이는 경쟁은 그야말로 불꽃 튄다.

철저한 준비 없이 강의실을 들락거렸다가는 1년을 버티기 힘든다. 대충하는 강의는 곧 퇴출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그냥 열심히 해서도 안 된다.











자신만의 독특한 교습방식을 개발해야 스타의 길로 들어설 수 있다. 이름을 얻으려면 교재도 써야 한다. 늘 연구에 연구다.

또한 학원 강사들의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일과는 학생과 학부모의 맨투맨식 상담관리다. 그래서 강의는 1주일 24시간 이상 정도이지만 밤 12시를 넘기는 퇴근은 기본이다.

청산학원 박영재 대표는 "학원에 박혀 10여년 생활하다 보니 친구들도 멀어지고 세상에서 점점 고립된다는 느낌이 들 땐 초조한 마음도 생긴다"고 털어놓는다. 성공하기 위해선 하루 25시간을 살아야 하는 직업이 학원 강사의 세계란 얘기다.


조신 차장


입력시간 : 2005-10-26 15:25


조신 차장 shincho@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