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이미지 확고한 후보가 유리"

환경재단(이사장 이세중)이 14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마련한 제12차 ‘136환경포럼’. 참석자들은 연사로 나선 황상민(44) 교수(연세대 심리학과)를 ‘하버드 점장이’로 불렀다.

서울대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미 하버드대에서 심리학 석사 및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지난 대선에서 놀라운 예측능력을 보여준 데다 최근 차기 대선의 지침서가 될 ‘대한민국 사람이 진짜 원하는 대통령’(김영사)을 출간한데 따른 별칭이다.

황 교수는 이날 대선주자를 선택하는 가장 큰 동인으로 ‘마음의 지도’를 꼽고 대통령이 누구냐에 따라 환경, 문화, 나라의 운명이 영향을 받는 만큼 합리적인 마음의 지도를 그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행사 후 황 교수를 만나 국민이 진짜 원하는 대통령이 누구인지 들어봤다.

혁신적인 눈으로 후보 검증해야

- 차기 대선주자들에 대한 이미지 조사는 어떻게 이뤄졌나.

▲지난 3년 동안 선거권을 가진 20~50대 일반인 34명을 대상으로 85개 항목의 정치인 이미지를 주고 심층면접을 실시해 노무현 대통령과 여야 ‘잠룡’ 8인에 대한 이미지 분석 작업을 했다. 20대 88명을 모집단으로 해, 정치인 1명당 15명 정도가 참여하는 심층 면접을 했다.

- 대선후보를 선택하는 가장 큰 동인을 유권자의 ‘마음의 지도’라고 했는데.

▲개개인의 마음은 퍼즐의 한 조각처럼 지엽적이고 무의미해 보이지만, 여러 사람의 마음을 한데 모으면 하나의 완성된 그림이 나타난다.

이 완성된 그림을 ‘마음의 지도(The Geography of Mind)’라고 지칭한다. 마음의 지도를 이용하면 사람들이 정치인에 대해 어떤 평가를 하느냐는 물론 정치인이 어떻게 국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인지, 정치인을 지지하거나 거부하는 심리 등을 발견할 수 있다.

또한 어떤 정치인이 대한민국이 생각하는 미래의 이상적인 대통령에 근접해 있는가, 그것이 어렵다면 최소한 대통령으로 당선된 정치인이 어떤 이유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는지 확인이 가능하다.

- ‘이상적인 대통령’은 어떤 대통령인가.

▲현재의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해 앞서 대통령들까지 선택될 당시는 ‘구국의 영웅’으로 받아들여졌지만 나중에는 실망과 분노의 대상으로 바뀌었다.

이는 이상적으로 생각(기대)한 대통령과 현실의 대통령이 다른데 따른 것으로 이상적인 ‘완벽한 대통령’은 사실 존재하지 않는다.

가장 현실적인 대통령이 가장 이상적인 대통령이라는 생각을 갖고 후보를 검증하는 눈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국민의 '마음의 지도' 따라 결정될 것

-8명의 잠룡 중 누가 가장 이상적이고 현실적인 대통령 후보로 선택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나.

▲(웃음)난 점장이가 아니다. 국민의 ‘마음의 지도’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대선주자들마다 상반된 이미지가 존재하는데 이것이 2007년 대선 ?? 어떻게 작용하느냐에 따라 명암이 갈릴 것이다.

-강금실 전 법무장관이 가장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춘 인물로 조사됐는데.

▲특이한 것은 강 전 장관은 비정치인이고, 비정치적인 행보를 보이는데도 가장 정치적 효과(지지)를 얻고 있다.

강 전 장관만의 개성, 예컨대 순수한 동기와 열정, 신선함, 미래에 대한 기대감 등이 기존 정치 틀이나 이미지와 달라 국민에게 어필하는 것 같다. 이는 다른 대선주자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본다.

- 2007년 대선을 어떻게 전망하나.

▲지금 예측하는 것은 무리다. 그러나 확실한 자기 이미지를 가진 주자가 유리할 것이다.

이명박 서울시장과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이 그렇다. 고건 전 총리는 노무현 대통령 등 여권의 지지율 변화에 따라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본다.


박종진 기자 jj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