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 주변인물들, 싱크탱크·외곽조직·원내그룹으로 나뉘어

2007년 대선 고지를 향한 예비 주자들의 행보가 바빠지고 있다. 내년 5월31일 지방선거 이후 곧바로 정국이 대권경쟁 체제로 전환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은 당 복귀를 선언했고, 이명박 서울시장, 손학규 경기도지사도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권 도전을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또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물론 고건 전 총리 역시 대권 레이스를 위한 본격적인 워밍업에 들어갔다. 이해찬 총리 또한 실세 총리로 대선 주자 후보군에서 빠지지 않는다.

다만 노무현 대통령의 임기가 아직 2년 가량 남아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야당에 비해 여당 주자들의 발걸음이 조심스러운 편이다.

누가 마지막에 웃을 것인가. 이는 물론 후보 본인의 정치적 카리스마에 달렸다. 그러나 후보의 역량과 이미지의 많은 부분이 ‘캠프 사람들’에 의해 창출되고 메이크업 된다는 점에서 대선 주자들의 주변 인물들의 면면에 주목하게 된다.

대선 주자를 돕는 사람들은 매일 일정을 챙기는 비서진과 정책 개발 및 조언을 하는 싱크탱크 그룹, 캠프의 외연을 확대하는 조직 참모, 당내 세 기반을 다지는 원내그룹 등으로 구성된다.

◇ 정동영 통일부 장관

캠프 없지만 다양한 후원 그룹

정동영 통일부 장관 주변에는 아직 ‘캠프’라고 부를 만한 조직은 없다. 대통령 임기가 2년이나 남은 시점에서 드러내 놓고 조직을 꾸리는 것은 정치 도의상 시기상조라는 생각 때문이다.

다만 정 장관을 지지하는 느슨한 형태의 자문그룹인 나라비전연구소가 조용히 활동하고 있다. 2003년 출범한 나라비전연구소는 당시 남궁석 국회 사무총장이 이사장을 맡았고 올 8월 박명광 열린우리당 의원을 공동 이사장으로 영입했다.

연구소 소장으로는 서울대 72학번 동기인 권만학 경희대 국제경영대 교수다. 권 교수는 2002년 대선후보 경선 때도 조언자 역할을 한 정 장관의 오랜 지기다. 송관호 한국인터넷진흥원 원장은 연구소 이사로 있다.

나성린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 김관옥 계명대 정외과 교수도 정 장관이 자문을 구하는 학자로 알려졌다. 원로급 학자로는 최상용 고려대 정외과 교수가 정 장관과 오랜 인연을 가지고 있다.

또 핵심 보좌참모 그룹으로는 올 초 미국 유학길에 나섰다가 내년 2월 귀국 예정인 정기남 전 보좌관을 비롯, 황세권씨와 보좌관 출신으로 현재 재정경제부 정관 정책보좌관으로 있는 김동렬씨 등이 있다.

통일 정책 관련 참모로는 박선원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기획실 국장과 통일부의 김연철 장관 정책보좌관이 밀착 조언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열린우리당에서는 ‘바른정치모임’ 회장인 이강래 의원과 김한길 최규식 박영선 이계안 민병두 채수찬 의원 등의 도움을 받는다. 문화계 인사론 황지우 시인과 막역한 사이다. 모교인 전주고 인맥은 정 장관의 최대 후원그룹으로 평가되고 있다.

◇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

한반도재단이 싱크탱크 역할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은 자신이 주도해 만든 한반도재단에서 많은 정책관련 지원을 받는다. 김 장관의 싱크탱크인 셈이다.

재단 산하의 동북아연구실과 경제사회포럼에는 60여 명의 연구자들이 포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단 사무총장은 문용식 나오콤 사장이 맡고 있다.

동북아연구실은 이인영 의원과 김남주 성공회대 교수, 백준기 한신대 교수 등 소장 학자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경제사회포럼에는 오해진 LG인력개발원 고문과 개방과통합정책연구소의 오용석 박사가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경기고와 서울대 상대 동창인 CEO들과 교수들로부터도 자문을 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 장관의 경기고ㆍ서울대 상대 1년 후배인 정운찬 서울대 총장과 친분이 두텁다.

서울대 상대 동창인 김국주 제주은행장, 정주호 우영 부회장(전 대우차 사장), 정건해 한영회계 법인 대표는 한반도재단 이사로 있다.

또 김태동 금융통화위원, 김동녕 한세실업 회장, 윤원배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 정윤 외국어대 경영정보 대학원장 역시 서울상대 학연으로 오랜 인연을 유지하고 있다.

열린우리당 인사로는 ‘민주평화 국민연대’ 소속의 장영달 이호웅 문학진 최규성 원혜영 의원 등이 도움을 주고 있다. 우원식 유승희 정봉주 오영식 임종석 이기우 의원 등도 정치를 시작할 때 김 장관과 각별한 인연을 맺었다.

◇ 이해찬 총리

요직 거치며 폭 넓은 인맥 형성

이해찬 총리는 특별히 알려진 자문그룹은 없다. 정부 조직상 2인자인 총리라는 자리에서 별도의 지원그룹을 갖는다는 것이 걸맞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총리는 1997년과 2002년 2차례 대선 기획본부장을 맡아 대선을 성공으로 이끈 경험과 5선 의원에 교육부 장관, 서울시 부시장 등 요직을 거치며 형성한 인맥이 만만찮은 것으로 평가된다.

우선 20년에 이르는 의정 활동을 하는 동안 함께한 보좌관들이 지금 정ㆍ관계 주요 포스트에 자리잡고 있다.

김 장관의 보좌관 출신인 유시민 의원을 비롯해 정태호 청와대 기획조정비서관과 이강진 총리실 공보수석, 정홍식 환경사회정책연구소 소장 등이 이들이다.

교육부와 서울시 등에서 인연을 맺은 정통 관료 출신들을 측근에 두고 있다. 이기우 비서실장, 임재오 총리실 정무수석이 대표적인 인사들이다. 또 정윤재 황창화 김희갑 씨 등 386 재야그룹 출신이 총리실 비서진으로 포진해 있다.

한상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와 강희경 충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학계에서 이 총리와 친분이 두텁다.

이밖에 한덕수 경제부총리와 조영택 국무조정실장은 이 총리가 추천한 인사로 우군세력으로 분류할 수 있다. 당내에서는 딱히 ‘이해찬 사람’이라고 칠 만한 의원은 없다.

◇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당내 친朴 그룹중심의 공조직 활용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당내 친박(親朴)그룹이 주요 측근 그룹이다. 측근으로 의원 중심의 공조직을 적극 활용하고 비선그룹이 없다는 것이 정설이다.

최근까지 주요 당직을 맡았던 김무성 유승민 전여옥 의원이 측근 3인방으로 불린다. 이종구 이혜훈 최경환 정조위원장 등이 경제문제를 조언하고 있다. 법률지원단장을 맡은 장윤석 의원은 정수장학회 관련 등 법률 자문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최측근 인사인 이병기 여의도연구소 상임고문, 윤여준 전 의원, 진영 전 대표비서실장도 박 대표를 지원하는 그룹이다.

박 대표는 당내 계파를 만들지 않겠다는 소신에 따라 아직까지 특보를 한 사람도 두지 않고 있다. 대선 캠프나 외곽 조직이라는 말에는 거부 반응부터 보인다.

그러나 박 대표는 필요에 따라 대학교수나 전직 장관 등에 자문을 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외부 자문그룹에 대해선 소문만 무성할 뿐 실체는 잘 보이지 않는다.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고위관료들의 자제들이나 정수장학회 출신 교수들이 숨은 조력자라는 이야기가 나돈다. 이공계 교수 출신 20명 정도가 이공계 출신인 박 대표의 오랜 자문그룹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설도 있다.

방석현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표학길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등의 이름이 흘러나온다. 박 대표 후원회장을 맡고 있는 남덕우 신현확 전 총리와 김용환 전 자민련 부총재, 박홍 서강대 이사장, 박희태 국회 부의장도 가끔씩 조언을 한다.

박 전 대통령의 경호실 출신 인사들의 후원을 받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한때 박지만씨가 대주주로 참여한 EG건설의 이상렬 회장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이 회장은 박 전 대통령이 장군이던 시절 부관 출신으로 박 전 대통령을 마지막까지 지근에서 경호했다.

◇ 이명박 서울시장

고려대·TK인맥이 주축

이명박 서울시장은 “많은 사람들이 캠프를 꾸리라고 하는데 나는 그런 말은 듣지 말라고 한다”며 대선 캠프 같은 것은 없다고 한다.

이 시장은 측근들을 서울시 요직에 기용해 정무쪽 참모로 활용하고 있다. 이 시장의 주변 인사들은 1992년 이 시장이 정계진출 이후 인연을 맺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크게는 고려대와 대구경북(TK) 인맥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당료 출신의 측근 이춘식 전 정무부시장이 정무 일을 총괄하고 있다. 최근에는 82학번 3총사 정태근 정무부시장, 강승규 홍보기획관, 조해진 보좌관이 서울시에 들어와 이 시장을 돕고 있다.

친형 이상득 의원의 보좌관을 지낸 박영준 정무팀장도 핵심 측근이다. 또 최근에는 김금래 전 한나라당 여성국장을 서울시 산하 동부 여성발전센터 소장에 발탁, 여성 조직 강화에 나섰다.

강만수 전 재경부 차관도 최근 서울시정개발연구원장으로 임명돼 캠프에 합류했다.

한나라당에서는 정무부시장 출신의 정두언 의원이 대표적 ‘이명박 사람’이다. 이재오 김문수 홍준표 의원도 이 시장과 가까운 사이다. 이상득 의원은 친형이다.

학계에서는 시정개발연구원장을 지낸 백용호 이화여대 정책대학원 교수가 이 시장과 학계 자문그룹과의 연결고리 역할을 활발히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교수 자문단은 분야별 수시모임을 갖고 정책 조언을 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유우익 서울대 지리학과 교수, 곽승준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강명헌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 김우상 연세대 정외과 교수 등이 자주 조언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유인촌 서울문화재단 대표와 탤런트 최불암, 강용진 서울사랑 편집주간, 김백준 도시철도공사 감사, 제타룡 전 서울도시철도공사 사장, 뉴라이트 전국연합 상임고문인 김진홍 두레교회 목사, 조봉규 변호사 등 변호사 모임 송법회 등이 두터운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

◇ 손학규 경기도지사

자문그룹·참모진 '눈에 띄는' 맨파워

손학규 경기도지사는 상대적으로 당내 기반이 뚜렷하지 않은 반면 참모와 자문그룹의 맨파워가 좋은 것으로 평가 되고 있다.

캠프의 인사들은 경기고ㆍ서울대의 학연으로 이어진 시니어 그룹과 서강대 교수 시절 인연을 맺은 서강대 그룹, 도지사 선거 때 도움을 받은 한나라당 출신 그룹으로 대별된다.

시니어 그룹으론 송태호 경기문화재단 대표과 이수영 경기영어문화원장, 고(故) 조영래 변호사의 동생인 조중래 명지대 공대 교수, 경기도 광주 ‘오포’ 비리로 구속된 한현규 전 경기개발연구원장 등이다.

서강대 그룹은 정성운 경기지방공사 감사를 비롯해 이제학 경기문화재단 기획조정실장, 이윤생 경기도중소기업지원센터 홍보실장, 양영식 경기도 서울사무소장, 김주한 경기도영어문화원 기획부장, 김훈 경기도 관광공사 홍보팀장 등이 있다.

한나라당 출신 그룹은 김성식 정무부지사, 신현태 경기관광공사 사장, 이수원 공보관, 박종선 정책특보, 차명진 홍보특별보좌관 등이 지근에서 보좌를 맡고 있다.

그 밖에 여의도연구소 출신인 정용대 전문위원, 세종연구소 출신의 한종기 박사도 싱크탱크 역할을 한다.

당내 인맥으로는 10ㆍ26 재선거에서 당선된 손 지사 정책특보 출신인 정진섭 의원과 임해규 의원 등이 꼽힌다. 박종희 전 의원과 김용수 경기도경제인연합회 사무처장도 당내 지원세력으로 손 지사를 위해 뛰고 있다.

이밖에 손 지사의 자문교수단은 3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베일에 가려져 있다. 손 지사는 시인 김지하, 화가 임옥상, 건축가 승효상 씨와도 각별한 사이로 알려졌다.

◇ 고건 전 총리

36년 공직생활서 다진 인맥

고건 전 총리는 아직까지 이렇다 할 정치권 내 세력 기반이 없다. 그러나 고 전 총리는 국무총리 2차례를 포함해 장관 3번, 서울시장 2번, 국회의원에 7명의 대통령을 모신 36년 간의 공직 인맥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세중 전 대한변협회장과 정경균 서울대 명예교수, 김재순 전 국회의장 등 원로 10여 명으로 구성된 동숭포럼은 매주 한차례 모여 고 전 총리에 조언하는 대표적 그룹이다.

강홍빈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교수와 사무국장을 지낸 김진수 총회신학연구원 교수도 동숭포럼 멤버이다. 또 박석무 의원이 이사장이고 고 전 총리가 고문을 맡고 있는 다산연구소도 주목을 받고 있다.

‘창조적 실용주의’의 기치를 내건 다산연구소에는 변형윤ㆍ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와 한승헌 전 감사원장이 자문위원으로 있다.

또 내부무(행자부) 시절 인연을 맺은 인사들의 모임인 초당회, 보름회, 기린회, 목우회 등도 고 전 총리의 잠재적 지원군이다.

초당회는 고 전 총리가 전남지사 시절 알게 된 호남 출신 인사들의 모임이고, 보름회는 장ㆍ차관을 지낸 인사 중 전 총리와 인연이 있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민주당 신중식 최인기 의원이 보름회 멤버다. 또 오인환 전 공보처 장관과 유종하 전 외무ㆍ심우영 전 총무처 장관 등이 참석하는 문민정부 마지막 내각의 각료 출신들의 문경회도 고 전 총리가 주도한다.

경기고ㆍ서울대 정치학과 동창 모임과 고시 13회 동기모임도 꾸준히 챙기는 고 전 총리의 주요 인맥이다.

서울시장 시절 행정부시장으로 호흡을 함께 한 강홍빈 교수가 전문가 그룹의 연결고리 역할을 맡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김덕봉 전 총리 공보수석도 지근에서 돕고 있다.


조신 차장 shincho@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