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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특별기획·스페이스 코리아] 미래를 먹여살릴 황금 텃밭…우주개발 꿈이 익는다
2007년 10월, 국내 우주센터서 국산로켓 첫 발사 신기원



아리랑2호 가상도

21세기는 우주개발 시대다.

우주개발이란 더 이상 국가적 자부심만을 상징하는 장식적인 수사가 아닌 미래를 먹여 살릴 산업이다.

우주산업은 인공위성을 이용한 휴대용 전화기, 인터넷, 고화질 TV, GPS(지상항법장치) 자동차를 비롯해 측지ㆍ자원 개발, 바이오 산업, 기상 데이터 산업 등 당장이라도 산업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분야가 무궁무진하다.

“지난 날 바다를 지배한 나라가 세계를 지배했지만, 21세기에는 우주를 선점하는 나라가 세계를 지배할 것”이란 말이 나오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2005년10월17일은 우주개발 경쟁사에서 특별히 기록될 날이다. 우주경쟁에서 20세기 미국-러시아 양극체제를 접고 21세기 다극 경쟁시대를 활짝 연 날이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5일 간의 우주비행을 마치고 귀환한 중국의 2번째 유인우주선 선저우(神舟) 6호였다. 1957년 마오쩌둥(毛澤東)의 지시로 우주개발에 뛰어든 지 반세기 만의 일이다.

이날 세계인은 TV 화면에 비친 13억 중국인이 열광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선저우 6호의 성공은 현대 중국의 과학기술을 새로 자리매김한 것은 물론 중국 상품에 대한 신뢰도까지 동반 상승시키는 효과를 가져다 줬다.

이로부터 2년 후가 될 2007년10월 어느 날. 이 날은 한국 우주개발의 신기원으로 기록될 것이다.

한국 최초의 위성 발사체인 ‘KSLV(Korea Space Launch Vehicle) 1호’가 과학기술위성 2호를 탑재하고 전남 고흥 외나로도 우주센터에서 우주로 향해 발사되기 때문이다.



KSR3(총길이 14m, 총중량 6톤) 로켓실물크기모형, 대전=박철중 기자

1992년 영국 서레이대학의 기술지원으로 실험용 소형 과학위성인 우리별 1호를 쏘아올린 후 25년 만의 일이다.

이것이 성공하면 우리도 아시아에서 4번째로 ‘스페이스 클럽’ 가입국이 된다. 스페이스 클럽은 자국의 발사체(로켓)로 인공위성 발사에 성공한 우주산업 선진국들의 모임이다.

아시아에서 일본과 중국, 인도가 가입했고 북한은 준가입국으로 분류된다. 세계적으로 ‘스페이스 클럽’ 멤버국은 러시아, 미국, 프랑스, 이스라엘 등 총 7개국 뿐이다.

현재 한국은 후발주자지만 ‘우주개발 경쟁’에 동참하기 위해 국가 차원에서 승부를 걸고 있다.

과학기술부는 2006년을 ‘스페이스 코리아’ 실현을 위한 실질적 원년으로 선언, 우주개발 인프라 구축을 위한 ‘국가우주위원회’를 대통령 직속에 두는 것을 골자로 한 우주개발진흥법을 제정하고 우주개발 중기계획(2006~2010년)도 수립했다.

우리나라 우주개발 연구의 실무를 책임진 곳은 대전 대덕단지에 있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하 항우연)이다.

이곳에서 우주 개발을 위한 3박자 핵심 인프라라고 할 수 있는 발사체, 인공위성, 발사장 개발을 총지휘하고 있다. 한국판 NASA인 셈이다.

◆ 발사체(로켓) 부문

우주진출 위한 핵심기술

발사체 개발은 우주 진출을 위한 가장 핵심적인 기술이다.

특히 이 기술은 군사용 미사일(ICBMㆍ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에 쉽게 응용 가능해 미국 등 우주 강대국들이 기술이전을 극도로 꺼리는 것은 물론 감시가 삼엄한 분야다.

그 만큼 발사체 개발은 군사정치적 측면에서 까다로운 과제다.

현재 항우연은 2007년 전남 고흥 외나로도 우주센터에서 과학기술위성 2호를 탑재해 발사할 발사체 로켓 KSLV 1호를 개발 중이다.

KSLV 1호는 미국이 기술 제공을 거절해 러시아의 도움으로 개발 중이지만 미국 당국의 엄격한 감시 하에 이뤄지고 있다.

MTCR(Missile Technology Control Regimeㆍ서방 G7이 주도하고 있는 미사일기술통제체제)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은 한국이 우주개발에 나서는 것을 내심 반대하는 입장이다.

이는 우리가 KSLV 1호 개발을 군사 동맹국인 미국이 아닌 러시아와 공동으로 하게 된 배경이기도 하다.

우리가 개발한 최초의 로켓은 미국의 지대공 미사일인 나이키-허큘러스를 지대지 미사일로 개량한 NHK-1, 2 미사일이다.

1978년 처음 발사된 이 로켓(NHK-1ㆍ일명 백곰)은 사거리 180㎞의 1단형 관측 로켓이다. 이후 1984년 NHK-2(일명 현무)가 실험 발사됐다. 현무 역시 사거리는 180㎞다.

사거리 제한은 한-미 간의 미사일양해각서 때문이다. 미국의 기술 도움을 받아 로켓을 개발하면서 1979년 한국은 미국에 사거리 180㎞가 넘는 로켓체계의 개발과 획득을 하지 않는다는 양해각서를 썼다.

그러다가 2001년 한국이 MTCR에 가입하면서 상황이 조금 달라졌다. MTCR이 제3세계 국가들에 허용하고 있는 탄도미사일 개발 규모인 적재중량 500㎏, 사거리 300㎞까지 로켓 개발이 가능해진 것이다.

한국의 로켓 개발사는 2002년 11월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2002년 11월 국내 항우연 연구진(이수용 박사팀)이 러시아와 손잡고 개발한 첫 위성 탑재용 로켓 KSR-3 발사에 성공한 것이다. 이 사건은 당시 미국 등 강대국들을 긴장시키기에 충분했다.

한국이 우주개발에 첫발을 딛는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우선 KSR-3은 액체 연료를 사용해 MTCR의 통제를 비켜날 수 있었다.

군사용 로켓은 폭발적 연소가 가능한 고체연료를 사용한다. MTCR의 통제도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로켓에 집중된다.

5년 간의 연구 끝에 탄생한 KSR-3의 개발은 숱한 난관을 뛰어넘은 도전의 역사였다. 미국을 위시한 강대국들의 견제가 시쳇말로 ‘장난’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KSR-3는 길이 14m에 무게 6톤인 1단형 소형위성 발사체였지만 우주개발을 위한 큰 진보였다.

현재 개발 중인 발사체 KSLV-1은 길이 33m에 무게 150톤으로 100㎏급 소형위성(과학기술위성 2호)을 탑재해 발사 예정이다.

KSLV-1은 2단 로켓으로 1단은 액체로켓이고 2단은 고체로켓이다.

2007년 외나로도 우주센터에서 KSLV-1 로켓의 발사에 성공하면 한국도 비로소 우주개발국으로 인정받게 되고 ‘스페이스 클럽’에도 가입하게 된다.

KSLV-1의 예상 개발비는 당초 3,594억원으로 책정됐다가 최근 5,098억원으로 늘어났다.

정부는 또한 2015년까지 1.5톤급 실용 위성을 탑재할 발사체인 KSLV-3 개발을 하기로 우주개발중장기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발사체 개발의 지속적인 진보를 위해선 MTCR를 주도하는 미국과의 사전 협의가 필수적이다. 먼저 미국의 벽을 넘어야 한다는 얘기다.

완전한 형태의 우주용 발사체 개발을 위해선 3단계 이상의 로켓 개발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우리는 현재 고체연료 로켓의 경우는 ‘초당 100파운드 추력’ 이상의 발사체를 개발하지 못하게 되어 있다.

물론 액체 연료로켓의 경우는 MTCR의 제한이 없지만 실용성 대형 인공위성을 쏘아올릴 대형 발사체 개발을 위해선 대용량 고체연료 로켓을 포함한 다단계 종합 엔진로켓이 절대적이다.

또 통신위성 같이 고도 3만6,000㎞ 정지궤도까지 쏘아올리기 위해서도 마찬가지다.

우주 발사체 개발이 단지 연구진의 노력 외에 군사정치적 측면에서의 국가 역량이 필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 인공위성 부문

위성기술 새 장 연다



대전 대덕연구단지내에 위치한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 KSL, V-1로켓 모형, 대전=박철중 기자

현재 우리가 지구궤도에 쏘아올린 위성은 소형 과학실험 위성 우리별 1,2,3호와 방송통신 무궁화위성 1,2,3호, 다목적 실용위성 아리랑 1호, 과학기술위성 1호(우리별위성 4호) 등 총 8개로 과학 실험용 위성이거나 실용급 위성은 외국의 기술이 더 많이 들어간 것들이다.

물론 우리별 3호(1999년 발사)와 과학기술위성 1호(2003년 발사)는 실용급에는 못 미치는 위성이지만 우리 연구진의 손에서 태어난 국산 위성이다.

하지만 2006년 6월에 쏘아올릴 다목적 실용위성 아리랑 2호(800㎏ㆍKOMPSAT-2)는 한국 인공위성 기술의 새로운 장을 열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북극해 근방의 플레세츠엘 우주센터에서 고도 685㎞ 궤도에 쏘아올릴 아리랑 2호는 광학 카메라와 위성의 위치정보를 위한 별 추적 장치를 제외하고 모두 국산화에 성공한 ‘토종 위성’이다.

아리랑 2호의 개발비는 총 2,600억원이 소요됐다. 이에 앞서 개발, 발사된 아리랑 1호는 미국 TRW사와 공동 개발해 들여온 것으로 총 2,242억원의 경비가 들었다.

특히 아리랑 2호에 장착될 광학 위성카메라는 이스라엘과 공동 개발한 것으로 지표의 1m 크기 물체까지 식별할 수 있는 정밀도를 갖춰 우리 땅을 우리 눈으로 볼 수 있게 된다.

현재까지 이 정도 해상도를 가진 인공위성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는 미국 러시아 프랑스 일본 이스라엘 등 5개국이다.

이 위성이 운영되면 국내 지도제작과 국토ㆍ토지계획, 재해 예방, 지리정보시스템(GIS) 활용기술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다.

항우연은 이스라엘과 공동 개발한 아리랑 2호의 광학 위성카메라 기술을 바탕으로 해상도 70㎝급의 광학 위성카메라 개발에 이미 착수했다.

현재 위성카메라 기술은 태양 빛이 있어야 촬영 가능한 광학 카메라와 레이다 빔을 쏘아 촬영하는 SAR(합성개구레이다ㆍSynthetic Aperture Radar)가 있다.

광학 위성카메라는 최대 촬영시간이 하루 12시간으로 구름이 끼었을 경우는 촬영을 못하는 제한이 있는 반면 SAR는 24시간 전천후로 촬영할 수 있는 보다 발전된 장비다.

실제로 미국의 군사용 인공위성은 광학 위성카메라 2기, SAR 2기 등 모두 4대를 갖추고 있다.

미국의 국가정찰국(NRO)이 운영하는 키홀(KH) 12호는 지표의 15㎝ 크기의 물체까지 식별이 가능하다. 여기에 비하면 우리 위성기술은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또 항우연은 국내에서 제작되는 최초의 정지궤도 위성인 2008년 통신해양기상위성(COMS) 1호를 발사할 예정이다.

이 위성은 지구상공 3만6,000㎞에서 정지해 대기와 해수면의 온도, 수증기량 변화를 감지해 기상이변으로 인한 재난을 예방에 크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인터뷰] 류정주 우주센터장

"우주센터는 국민 자긍심의 상징될 것"



우리나라 인공위성 발사장은 전남 고흥군 봉래면 예내리 하반마을 외나로도(동경 127.3도, 북위 34.26도)에 건설 중인 ‘나로 우주센터(Naro Space Center)’다.

현재 2,650억원의 예산으로 60% 공사가 진척됐다. 2006년 말 1단계 공사가 완공되고 2007년 충분한 시뮬레이션 작업을 진행한 뒤 10월 경에 발사 버튼을 누를 예정이다.

나로 우주센터가 완성되면 우리는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 인도 프랑스 브라질 카자흐스탄 호주 이스라엘 파키스탄 캐나다에 이어 세계 13번째로 발사장을 확보한 나라가 된다.

우주센터는 이곳에서 2015년까지 9개의 인공위성을 쏘아올릴 계획이다.

나로 우주센터 건설의 총지휘자는 항우연의 류정주 우주센터장이다.

류 센터장은 “우리가 고성능 인공위성을 만들어도 자체 로켓과 발사장이 없으면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다”며 발사장 건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위성발사를 대행해주는 국가들도 군사목적이 의심되는 고성능 위성을 가져오면 억만금을 줘도 발사를 거절한다는 것이다.

브라질이 자체 개발한 위성을 미국의 거절로 발사하지 못한 실례도 있다. 또 인공위성을 외국 발사장에 가져가면 기술 유출도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류 센터장은 또 “우주센터가 갖는 경제적 효과도 만만찮다”고 했다. 실제로 다목적 실용위성 1개 발사비용은 발사체와 발사장 이용료 등 2,000만 달러 이상이 든다.

우주센터 건설을 주도하는 항우연 뿐만 아니라 통제센터의 전자통신장비를 책임지는 SK CNC 같은 민간기업도 상당한 기술확보 기회를 가지는 이점도 있다.

또 여기서 얻어진 기술은 정밀측정과 제어, 전자통신, 대형 복합물 등의 기술 파급효과도 크다는 설명이다.

류 센터장은 우주센터 건설의 최대 난점으로 역시 기술이전 문제를 든다.

발사대는 러시아 설계기술을 도입하고 로켓이나 위성을 추적하는 레이다 통제기술은 프랑스에서, 초당 2만장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촬영장비는 이스라엘로부터 각각 기술 지원을 받는다.

그러나 많은 장비와 부품 등이 강대국들의 수출허가품목인 관계로 도입이 만만찮다는 것이다.

류 센터장은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고 위성 발사에 성공한다면 2007년은 한국 우주개발의 원년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자부했다.

그는 또 우주센터 건립 효과에 대해 “GDP 세계 11위인 한국의 경제 위상에 걸맞은 우주개발 인프라를 마련하는 것 뿐만 아니라, 중국 선저우 6호와 마찬가지로 국민적 자긍심을 지키는 상징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우주센터 내에 우주체험관을 건립키로 했다. 류 센터장은 “우주체험관은 우주개발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청소년들에게 우주에 대한 꿈과 희망을 키워줄 것”이라며 여기에 “연간 10만명 규모의 관광객이 찾아올 것으로 기대돼 지역 경제에도 보탬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우주체험관은 관람객이 직접 진공상태에 들어가 무중력 체험하는 등 우주인의 생활을 간접 경험할 수 있게 건설된다.





조신 차장 shincho@hk.co.kr  


입력시간 : 2005-12-29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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