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콜레스테롤 낮춰줘 고혈압 등 심장질환 원인 제거

“올리브유는 단순불포화지방산을 지질(지방)의 55-86%나 함유하고 있습니다. 혈중의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 수치를 떨어뜨려 고혈압이나 심장병 등 성인병의 원인을 제거하는 데 도움을 주죠.”

노완섭 동국대 식품공학과 교수는 “올리브유의 비밀은 바로 단일불포화지방산에 있다”고 말한다.

단일불포화지방산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는 역할을 하는데 올리브유에는 콩기름이나 옥수수 기름에 비해 이 함량이 월등히 높다. 또 일반 식용유는 포화지방산과 복합불포화지방산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 반면에 올리브유는 반대로 불포화지방산 함량이 훨씬 높다.

화학 구조상 탄소에 수소 4개가 붙어 있으면 포화지방산이 되고 수소가 2~3개 붙어 있으면 불포화지방산이 된다. 불포화지방산은 사람 몸 안에서 수소가 다 붙어 있지 않고 남아 있는 1~2개 여유 공간에 콜레스테롤을 대신 끌어들여 몸 밖으로 배출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전 세계 올리브 나무의 90% 이상이 지중해 지역에 집중돼 있습니다. 올리브유를 매일 식생활에 이용해 온 지중해 연안 사람들은 양, 요구르트, 치즈 등 포화지방을 많이 섭취하는 데도 다른 지방 사람들보다 심장 질환이나 순환기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낮은 것은 올리브유를 많이 먹기 때문으로 볼 수 있습니다.”

노 교수는 불포화지방산이 몸 안에 있는 과다한 콜레스테롤을 제거해 준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미국의학협회지(JAMA)의 연구에 의하면, 올리브유를 많이 먹고 버터나 마가린을 적게 섭취한 20세에서 59세까지 4,900명의 이탈리아인들을 조사해보니 전반적으로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고 혈압도 낮았다.

올리브유의 열량은 그램당 9칼로리로 높은 편이다. 그러나 올리브유를 드레싱으로 사용한 샐러드를 자주 먹는 것이 비만 예방과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보고가 있다. 올리브유는 재료의 신선함을 유지해 주는 데다 느끼하지 않아 채소를 많이 먹을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또 요리에 올리브유를 사용하면 일반 식용유와 비교했을 때 칼로리를 15% 정도 줄일 수 있다. 올리브유의 성분이 지방 축적을 억제하는 구조로 돼 있어 다이어트 효과가 있는 것. 스페인 남부에서는 올리브유를 하루에 두 숟가락씩 먹어 날씬한 몸매를 유지한다고 한다.

지방축적 억제로 다이어트에도 효과

“콩기름이나 콩으로 만드는 식용유와 비교하면 올리브유가 훨씬 더 고급 지방산입니다. 콩은 지방 성분을 다량 함유하고는 있지만 단백질 비중이 적지 않죠. 또 올리브유에는 비타민E가 더 많이 들어 있습니다”고 예찬한 노 교수는 “올리브유는 색과 향이 그리 강하지 않아 많이 먹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지적한다.

올리브유는 또한 천연 산화방지 물질인 토코페롤, 스쿠알렌, 폴리페놀 등을 함유하고 있다. 우리 몸에 꼭 필요한 리놀레인산(필수지방산의 일종으로 오메가-3 지방산)도 적당량 포함하고 있으며 비타민A,D,K와 특히 비타민E를 많이 포함하고 있는 것도 강점이다.

그래서 올리브유는 고혈압이나 심장질환, 소화불량, 당뇨 등 성인병 예방 못지않게 피부를 아름답고 부드럽게 가꾸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얘기한다.

히포크라테스는 목욕을 할 수 없을 땐 올리브유로 몸을 닦아주면 좋다고 했으며, 실제로 고대 그리스에서는 피부 청결을 위해 올리브유를 사용했다고 한다.

이탈리아 여배우 소피아 로렌은 70세를 바라보는 나이에도 여전히 아름다움을 유지하고 있는데 그녀는 젊어서부터 올리브유가 들어간 파스타와 샐러드를 즐겨 먹었고 올리브유와 마늘, 식초를 섞어 만든 화장수로 피부를 관리해 왔다고 한다.

때문에 피부에 좋은 비타민 E와 불포화지방산을 다량 함유하고 있는 올리브 오일은 많이 먹거나 바를 경우 피부가 윤택해지고 잔주름이 없어진다고 알려져 있다. 보습력이 뛰어나고 일반 오일과 달리 번들거림이나 끈적임이 없다는 점도 독특하다.

또 다른 고급유로 관심을 끌고 있는 해바라기씨유와 비교해서 노 교수는 “평면적인 평가는 힘들다”고 말한다. 올리브는 열매에서 짠 기름이고 해바라기씨유는 씨앗에서 짜낸 기름이라 성분과 특성이 다르다는 것.

굳이 따지자면 해바라기씨유는 올리브유보다 불포화지방산 함량이 높고 열량 또한 높다. 하지만 올리브유는 비타민 함량이 더 많고 그대신 종류는 적다. 해바라기씨유는 대부분의 비타민 종류를 다 갖고 잇다. 그럼에도 올리브유는 토코페롤로 불리는 비타민E를 더 많이 함유하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

노 교수는 “같은 양이라면 해바라기씨유가 올리브유보다 더 느끼해 한 번에 많이 먹기는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에 주부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는 포도씨유는 의외로 성분이나 효능에 대한 연구 결과나 자료가 많지 않다. 포도씨유가 상품으로 본격 개발돼 대량 보급된 것은 겨우 10여 년 전이기 때문이다.

노 교수는 “포도씨유 역시 불포화지방산 함량이 높고 비타민E와 베타씨토스테롤 등의 성분을 갖고 있어 심혈관계 질환 예방에는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원식 기자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