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성전환자 수술 결심 땐 후유증 대비한 충분한 상담 필요

▲ 동아대병원 김석권 교수가 성전환 수술을 하고 있다. / 동아대병원 제공
트랜스젠더는 우리 사회에서 ‘성(性)적 소수자’다. 그러나 이들에게 굳이 의학적 잣대를 들이댄다면 ‘성(性)전환증’이라고 할 수 있다.

성전환증이란 육체적인 성과 정신적인 성이 일치하지 않아 고통받는 성정체성 장애(GID, Gender Identity Disorder)을 말한다. 이런 사람들은 반대의 성으로 살려는 지속적이고 일관된 신념을 보이다가 본래의 성기를 혐오하고 결국 이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고자 한다.

성전환증의 발생 원인은 아직까지 명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다. 태아기 호르몬의 과도한 영향을 받은 탓이라고 하는가 하면, 어릴 적 이성의 옷을 입은 경험 등 성장과정에서 성 개념에 혼란이 온 때문으로 분석하는 이도 있다.

1995년에는 성전환증 환자의 뇌 시상하부 등 구조에서 특이한 성적 특성을 발견했다는 신경과학적 연구 결과도 나온 바 있다.

성전환증의 발생률은 전 세계적으로 비슷하다. 남성에서 여성(이하 MF, Male to Female Transsexualism)이 3만 명당 1명, 여성에서 남성(이하 FM, Female to Male Transsexualism)이 10만 명당 1명 꼴이다.

성전환 수술(SRS, Sex Reassignment Surgery)은 MF의 경우 성기ㆍ음낭ㆍ고환 절단과 성기ㆍ요도 성형술을 먼저 하고 이어서 유방확대술ㆍ성대연골축소술 등을 차례로 시술하는 방식이다.

음경과 고환을 제거하고, 요도와 항문 사이를 파고 들어가 음경 피부를 이용하여 질을 만들어 넣은 뒤, 음경ㆍ음낭 피부를 이용하여 대음순 등 성기 외형을 꾸며 주는 것. 이후 유방을 확대하거나 목 앞쪽에 돌출된 울대를 제거하는 성대연골축소술 등을 추가로 진행한다.

성기 성형을 할 때 음경 피부만으로 부족한 경우 대장(더 정확하게는 직장)을 쓰기도 한다. 성감을 느낄 수 있도록 신경을 질과 음핵에 연결해 주는 시술도 곁들인다.

FM 수술의 경우 유방절제술과 난소ㆍ자궁 적출술을 먼저 시술한 다음 남성을 만들어 주는 성기성형술을 하는 게 일반적인 순서다. 성기를 만들 때는 환자의 팔뚝 뼈와 피부ㆍ지방층을 주로 이용하며, 동맥ㆍ정맥과 신경을 이어주는 미세현미경 수술도 한다.

성전환 수술은 무턱대고 하는 것이 아니다. 수술 전 정신과 진단을 통해 ‘성전환자’라는 판정을 받은 뒤 시술에 들어가는 게 원칙이다. 성전환 수술은 한번 받으면 원상 복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보통 성전환자라는 진단이 떨어지면 수술의 준비작업으로 2주에 한번 정도 호르몬 투여를 시작하게 된다. 시술에 들어가기 전 일정 기간 동안 반대 성의 삶을 미리 체험해보는 ‘실생활 경험(Real-life Experience)’도 아주 중요하다고 전문의들은 말한다.

"대부분 커다란 만족감"

수술 비용은 MF가 1,000만~1,500만원, FM이 2,000만~2,500만원 선이다. 수술비가 싸고 타인의 이목을 피할 수 있다는 이유로 일본ㆍ태국 등에서 원정수술을 하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 정확한 정신과 진단을 거치지 않는 경우 수술 후유증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국내 최다 220여 건(MF 180건, FM 40여 건)의 성전환 수술을 한 동아대병원 성형외과 김석권 교수에 따르면 이들의 직업은 회사원, 학생, 배우, 치과의사, 교사 등으로 아주 다양하며 20~40대가 가장 많다.

김 교수는 “수술을 마친 직후 대부분의 사람들은 커다란 희열감을 맛본다”며 “수술 후 만족도와 사회 적응에 있어 MF보다 FM이 훨씬 좋은 결과를 보인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트랜스젠더는 우리 사회가 감싸안아야 할 소외된 존재다. 이들을 더 이상 흥미의 대상으로 보거나 이상한 사람으로 보지 말고 자신의 정체성과 행복권을 찾고자 하는 인격체로 포용하고 대우해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송강섭 차장 special@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