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업체 "실효성 없는 발표" 비난, 업계 간 갈등으로 비화 조짐

“소리바다가 제대로 유료화를 하겠다는 건지 의문이 갑니다.”

지난 10일 전면적인 유료화에 들어가겠다고 발표한 P2P 음악 사이트 소리바다를 두고 음원권자들이 한 얘기처럼 들린다. 하지만 실은 경쟁업체에서 나온 말이다.

소리바다의 월 3,000원 정액제 유료화를 둘러싸고 논란이 분분하다. 종전 음악 서비스 사이트와 음원제작자협회 등 음원권자들 간에 형성되던 긴장 관계가 이제는 음악 서비스 업체들 간의 갈등으로 비화할 조짐마저 엿보인다.

“그런 식으로 유료화하려면 우린들 왜 안하고 싶겠습니까?” 한 경쟁업체의 대표이사는 소리바다에 대한 불만을 이렇게 털어놨다. 그는 소리바다의 월 3,000원 정액제가 이해하기 힘들 정도로 싼 가격인 데다 실제 유료화도 현장에서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현재 소리바다는 유료화 전환 이후에도 여러 가지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우선은 필터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 가수나 곡 이름이 일치하는 일반 파일은 걸러내지만 조금만 다르게 표기하면 과금 대상에서 빠지고 알집 파일로 묶은 경우에도 아무 문제없이 넘어가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지적이다.

또 월 3,000원이라는 액수에 대해서도 경쟁사들은 크게 긴장하고 있다. 싼 가격에 많은 사용자들을 끌어 모으고 이를 통해 박리다매로 거둬들인 돈을 재정상태가 열악한 음반업자 등으로부터 ‘헐값으로’ 저작권 협상을 이끌어 내지 않겠느냐고 우려한다.

업체들은 이와 관련, 음원제작자협회의 태도에도 못마땅한 눈치다. 협회가 겉으로는 ‘말도 안 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무료로 유통하느니 적당히 타협하는 게 낫다’는 생각을 갖게 될까봐서다.

협회는 이에 대해 “소리바다의 3,000원 정액제로 다른 사업자들이 반발하는 것을 알고 있다”며 “정상적인 시장 구도를 해치지 않을까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박원식 차장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