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형 항공기라 걱정했는데 막상 타 보니 (대형 제트기와) 큰 차이는 없네요.” 제주항공을 처음 타 본 승객들이 내리면서 많이 하는 말이다.

제주항공이 제공하는 봄바디어 Q400 기종은 74인승. 김포공항 청사에서 버스를 타고 나가 탑승하는데 제트 기종에 익숙한 일반인들에게는 낯설어 보인다. 양쪽 날개에 프로펠러가 달려 있고 작은 항공기이다 보니 동체가 낮아 보이는 것이 사실.

불과 서너 개밖에 돼 보이지 않는 짧은 탑승용 계단을 밟아 기내에 오르면 실내가 그리 좁아 보이지 않는다. 좌우 양쪽으로 각각 2개씩의 좌석이 배치돼 있고 키 180cm이상의 성인이 다니기에도 충분할 만큼 천장 높이도 여유가 있다.

프로펠러가 돌고 비행을 시작하면서 가장 놀라는 것은 무척 짧은 이륙 거리. 한참을 달리고서야 하늘에 오르기 시작하는 대형 제트 비행기와 달리 중형항공기는 금세 비상한다. 제주로 향하는 도중에도 하늘에서 내려다 보이는 전경이 예전 제트기 탑승 때보다는 가까워 보인다. 비행고도가 5,000~7,000m로 대형제트기의 7,000~1만m보다 낮은 때문이다.

제주까지 가는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55~60분. 보통 대형 제트 여객기보다 5분 정도 더 걸린다.

애경 홍보팀 양성진 부장은 “일반적으로 프로펠러기는 느리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 단거리에서는 제트기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며 “이는 이륙해서 최고 고도까지 올라가는데 걸리는 시간이 그만큼 절약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제주항공의 중형 항공기가 운항하는 서울-부산이나 서울-양양 노선은 다른 항공사와 비교해 시간 차이가 거의 나지 않는다. 또 중형항공기여서 비행기에서 타고 내리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적게 걸린다는 점도 탑승객에게 시간을 절감할 수 있게 해 주는 요소다.

인터뷰 / 엔지니어 앤소니 콕스 씨
"프로펠러기가 더 안전해요"

"이 비행기 기종은 전 세계 유명 항공사에서 모두 120대가 운행되고 있지만 지금까지 인명 사고 한 번 없었습니다."

제주항공이 도입한 항공기는 캐나다 봄바디어 에어로스페이스사가 제작한 'Q400'기종. 제트 엔진에 프로펠러를 장착한 '터보프롭' 모델이다. 이 비행기의 정비와 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이 회사의 엔지니어인 앤소니 콕스는 "봄바디어 항공기는 자잔한 고장은 있을지언정 운항 개시 이후 큰 사고는 없었을 정도로 안전한 기종"이라고 말했다.

당초 이 항공기종은 제주항공이 국내외 항공기 전문가들을 포함해 구성한 기종선정위원회에서 선정했다. 전 세계의 터보프롭 기종을 검토한 결과 내린 결론이 바로 'Q400'. 현재 일본항공(JAL), 전일본항공(ANA), 영국의 플라이비(FLYBE) 등 15개 항공사에서 채택해 운항 중이다.

비행기 인도 시점부터 한국으로 건너와 정비와 매니저먼트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그는 "같이 일하고 있는 한국 정비사들이 경험이 많고 의욕적인 것이 인상적"이라며 "처음엔 일부 시행착오를 겪겠지만 이후에는 안정된 궤도에 올라서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반인들이 제트 기종에만 익숙해 프로펠러 기종은 덜 안전하다고 생각하겠지만 실상은 정반대입니다." 그는 특히 프로펠러기의 특징에 대해 할 말이 많다고 했다. 보통 2개의 프로펠러가 양 날개에 장착돼 있는데 이중 한 개가 고장 나더라도 운항에는 전혀 문제없다는 것. 나머지 한 개로 운행해도 될 만큼의 엔진출력을 갖고 있어서다.

그는 또 "그런 경우는 별로 없지만 설사 프로펠러 2개가 동시에 작동하지 않더라도 비행과 착륙에 큰 문제가 없다"고 얘기한다. 프로펠러에 연결된 엔진 기어를 풀어주면 기체가 날아가던 관성에 의해 프로펠러도 자동적으로 회전하기 때문이라는 것. 아내와 어린 아들과 함께 한국에 근무 중인 그는 "제주항공의 성공적인 런칭을 지켜봐 달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제주=박원식 기자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