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印 시장서 경쟁 심화 현대차 부담 커져

2007년 자동차 수요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문제는 경쟁 심화이다. 과거 자동차 산업은 커다란 리더들이 끌고 갔지만 이제는 GM, 포드 등 선두 업체들이 무너지고 있고, 중국 등 신흥 업체들의 진입으로 여러 군소 업체들이 난립하는 모습으로 변하고 있다. 그 결과 산업 내 과점 정도를 나타내는 허핀달 지수(Herfindahl index)도 계속 떨어지고 있다.

한편 최근 폭스바겐은 노조원들에게 2011년까지 고용안정을 허락했다. 그 대신 더 많은 일을 부탁했다. 즉 많이 생산, 판매해서 단위당 고정비를 절감하려는 것인데 그만큼 판매 증가를 위해 고객들에게 많은 인센티브를 줄 수 있으므로 경쟁업체들은 피곤해질 것이다. 결국 지금까지 GM, 포드에서 보여 주었던 출혈 경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시사하고 있다.

원화가 절상된 상태에서 국내 자동차 업체들은 수익성의 대부분을 내수 판매에 의존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런데 2007년에는 내수시장에서 경쟁이 거세질 전망이다. 먼저 르노삼성은 2007년 상반기 국내 SUV시장에 진입하고, GM대우는 하반기 고급세단 시장에 들어온다.

SUV, 고급세단 등 두 세그먼트는 국내 자동차 업체들이 수익성을 가장 크게 의존하는 시장인데 이제 경쟁이 치열해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수입차들도 점점 중저가의 차종으로 내려오며 대중화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므로 이제 국내 자동차 업체들은 해외에서 이렇다 할 만한 수익원을 준비해야 한다.

유럽에서는 고유가로 인해 연비가 가솔린 엔진보다 40% 가량 좋은 디젤 엔진의 수요가 더욱 커지고 있다. 지금은 신규 판매 차량 가운데 디젤 엔진 채택률이 60%에 육박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 자동차 업체들의 디젤 엔진은 유럽 업체들 제품에 비해 아직 성능, 소음, 가격 등에서 모두 뒤지는 것으로 판단된다. 그 결과 점유율을 잃고 있다. 특히 2008년 또는 2009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현재 대당 170mg에서 140mg으로 낮아져 디젤 엔진이 약한 한국 업체들은 더욱 불리해질 전망이다. 이에 반해 현대차 그룹의 동유럽 공장 프로젝트는 너무 공격적으로 보인다.

현대차의 경우 지난 3년간 중국, 인도, 러시아 등 신흥시장에서 발 빠른 신차 출시를 통해 시장을 선점해 왔다. 그러나 경쟁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대표적인 예로 도요타는 2006년 10월부터 중국에서 야심차게 ‘캠리’의 연산 20만대 생산라인을 가동한다. 이로 인해 중국에서 연간 6만대 정도를 판매하는 현대 ‘쏘나타’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

그동안 자동차 수요가 충분하지 않아 투자가 본격화되지 않았던 인도에서도 GM의 설비 증설, 폭스바겐의 신규 진출 등 경쟁 업체들의 러시가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인도와 자유무역협정(FTA)를 체결하고 있는 태국에는 일본 업체들의 생산설비가 대거 포진하고 있어 수요만 생기면 언제든지 수출이 가능한 상태이다. 러시아에서도 설비증설 움직임이 일고 있다.

유망 종목

타이어 산업은 자동차 산업에 비해 블루오션에 가깝다. 왜냐하면 소수의 업체들에 의해 지배되어 가격 인상이 수월하고, UHPT(고성능 타이어), Run Flat Tire(런플랫 타이어, 펑크가 나도 주행이 가능한 타이어) 등 고부가 타이어 출시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급등했던 원자재 가격이 하향 안정되는 반면 한국산 타이어의 인지도 개선으로 판매 가격은 계속 인상이 가능하다. 그 결과 향후 수익성 개선 폭이 두드러질 것이다. 톱픽(top pick, 최고선호주)으로는 한국타이어를 꼽는다.

한편 자동차 부품업체 가운데 현대차, 기아차의 품을 떠나 세계적인 업체로 성장할 한라공조도 주목해볼 만하다. 세계 자동차의 차세대 공조제품은 한라공조와 일본의 덴소가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김학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