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量의 시대는 가고 質의 시대로

음식료 산업의 외형 성장에 영향을 주는 두 축은 출하량(量)과 제품 가격(質)이다. 2003년 이후 두 가지 축의 하나인 출하량 증가율이 급격하게 둔화되고 있다.

음식료 출하량 증가율 둔화는 순환적 요인이 아니라 구조적 요인으로 판단된다. 인구 증가율 둔화, 인구 구조의 변화,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 등 인구 및 사회학적 요인으로 인해 출하량의 고성장 시대는 막을 내린 것이다.

2006년 하반기 이후 음식료 업체의 외형 성장은 가격 상승(고급화)이라는 질적 요인에 의해 이루어질 전망이다.

일본의 경우 1975~85년 소득 증가와 함께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로 음식료품 가격의 상승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졌다. 한국은 아직까지 고가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가격 저항이 있지만 소득 증가와 함께 제품 고급화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고 이에 따른 가격 상승은 질적 성장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 음식료 산업에서 양(量)의 시대는 가고 질(質)의 시대가 왔다. 질의 시대에는 가격 인상과 더불어 유통망과 브랜드 강화, 해외시장 개척(수출 확대, 현지 생산, 원재료 조달), 웰빙 식품의 적극적 개발, 소비자의 요구에 맞는 품질 향상(제품의 안전성), 인구구조의 변화에 맞춘 제품 개발, 적극적인 기업 인수합병(M&A)을 하는 회사만 살아 남고 성장한다.

출하량, 제품가격 이외에 음식료 업체의 수익성을 결정하는 또 다른 변수는 환율, 국제 곡물가격, 판관비(판매관리비) 등이다. 환율 하락은 원재료의 수입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어 원가 하락과 이익 증가로 이어진다. 최근 북핵으로 환율이 약간 불안하지만, 장기적으로는 하락세가 예상되어 음식료 산업에는 도움을 줄 전망이다.

국제 곡물가격은 9월 들어 옥수수, 소맥 등 일부 곡물이 급등하면서 곡물가격지수가 상승하고 있다. 곡물가격 상승은 단기적으로 수익성에 부담을 주지만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 이는 곡물가격 상승이 제품가격 상승으로 이어지지만, 곡물가격이 상승 후 다시 하락하면 제품가격 하락으로 반드시 연결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음식료 시장이 성숙기를 맞이하면서 판매 관련 비용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는 할인점의 성장으로 요약되는 유통구조의 변화와 최종 소비재 제품의 시장 확대 때문이다.

유통망에서 할인점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5년 현재 약 20% 정도이다. 2010년까지 그 비중은 30%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할인점의 마진 압박이 계속되고 있어 과도하게 높아진 판매비(광고비/판매수수료 등) 비중은 할인점의 포화가 예상되는 2008년까지는 줄어들지 않을 전망이다.

국내 음식료 업체는 독과점 업체가 많아 매력적이다. 하지만 밸류에이션에 대한 부담은 있다. 국내 음식료업체와 아시아권 음식료 업종의 밸류에이션 갭이 축소되었지만 한국의 순수한 음식료 업체의 주가수익률(PER)은 최소한 아시아권 평균 정도는 평가받아야 한다.

이는 우리나라 음식료 업체가 이익의 안정성이 높은 데다 독과점업체가 많고 유통망이 강해 아시아 음식료 업체와 비교해서 경쟁력이 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유망 종목

향후 3년간 음식료업체는 실적 차별화가 크게 나타날 전망이다. 장기적 관점에서의 차별화 기준은 ▲브랜드와 유통망을 장악하여 가격주도권을 가진 회사 ▲M&A에 성공하여 제2의 성장기에 접어든 회사 ▲웰빙 트렌드에 맞는 제품을 출시하는 회사 ▲해외시장 개척에 성공한 회사 ▲캐시 플로우가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등 주주중시 경영을 실천할 수 있는 회사이다.

관심 종목은 농심과 오리온이다. 농심은 라면 판매가 살아나면서 실적이 좋아지고 있고 세계적인 라면업체와 비교해서 밸류에이션에서도 매력적이다. 오리온의 경우 해외(중국, 러시아, 베트남) 제과 매출 성장에 주목해야 한다. 오리온은 중국, 러시아, 베트남 등지에 1,000억원 정도를 투자했다. 국내 시장에서의 시장점유율도 상승하고 있다. 또한 온미디어 등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는 이익 회수 단계에 들어가고, 스포츠토토는 2008년까지 성장을 이어갈 전망이다.


대우증권 백운목 내수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