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 늘고 해외 시장 호조로 수렁 탈출

주택 분양시장의 부진으로 회복이 지연되었던 국내 건설경기가 2006년 하반기부터 2007년 상반기까지 바닥 다지기를 진행한 후 2007년 하반기부터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올 1~8월 누적 건설수주액은 전년동기 대비 7% 감소한 51조원에 불과해 아직까지 건설경기 회복을 단언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건설수주액이 전년동기 대비 증가세로 전환되었고, 건축허가 면적도 회복 속도가 점차 빨라지고 있어 건설경기 저점 확인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이후 건설경기의 하락이 진정될 것으로 보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경기회복을 위한 정부의 다각적 노력(재정집행 확대를 통한 건설투자 활성화)이 가시화될 것이고, 둘째, 강북지역 주택공급 확대와 주택 분양시장의 안정을 위한 정부의 직·간접 지원(건축규제 완화와 거래세, 재산세 등 세제부담 완화 등)의 효과가 점차 나타날 것이며, 셋째, 35~45세 중심의 주택 실수요자들을 중심으로 견조한 주택매수세가 하반기부터 주택분양 사업을 활성화시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006년 건설수주액은 감소가 불가피하겠으나 2007년에는 3%대의 증가세를 시현하다가 2008년에는 개발사업을 포함한 분양사업의 회복과 정부재정 확대 정책으로 공공시장이 커져 5%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유가 상승에 힘입은 오일달러의 유입이 중동국가의 인프라 축적 욕구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중동국가의 석유화학설비 증설 확대는 엔지니어링업체에게 새로운 수주 기회로 작용할 것이다. 국내 건설사의 중동 수주액은 2006년 94억 달러에서 2010년 126억 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건설수주에 대한 주식시장의 긍정적인 평가는 ▲성장성 측면에서 침체된 국내 건설시장의 대안시장으로서 역할 기대 ▲안정성 측면에서 과거보다 리스크 대처 능력 개선 ▲수익성 측면에서 고부가 플랜트 엔지니어링 사업분야의 시장 확대와 수익구조 개선으로 2006년 들어 영업마진 증가 등 세 가지로 요약된다.

건설주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크게 개별기업의 펀더멘털, 건설경기 추이, 정책변수로 요약된다. 영향력은 펀더멘털 50%, 건설경기 20%, 정책변수 30%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개별기업의 펀더멘털은 우량건설주의 경우 비교적 양호하다. 3년 매출액 규모의 풍부한 수주잔고와 2000년 이후 꾸준히 진행된 원가관리, 포트폴리오 개선 등 사업구조 개선에 힘입어 2008년까지 이익의 가시성(可視性)은 충분히 긍정적일 전망이다.

정책변수는 금리 등 정부 통화정책, 부동산투기 억제정책, 선거 등 외적변수로 압축된다. 최근 한국은행이 내수경기 악화와 물가 안정, 북핵문제로 인한 불확실성 등으로 콜금리를 동결했듯이 당분간 금리가 건설주에 부담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부동산정책도 당장 시장 친화적으로 급변하지는 않겠지만 9월부터 주택거래세 인하, 재산세 부담완화 조치가 시행되는 등 정부가 절충안을 마련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유망 종목

건설주의 주변환경은 최악의 상황을 벗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분양시장의 악화를 고려할 때 종목 선정에는 충분한 펀더멘털 검토를 통한 변별 과정이 필요해 보인다.

톱픽 건설주로 원가절감을 통한 수익구조 변화를 도모 중인 GS건설, 2007년 개발사업 확대를 통해 성장과 수익성을 동시에 확보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수립한 대림산업, 업계 최상의 개발사업 능력을 통해 특화된 수익성을 자랑하는 현대산업개발, 중동건설 붐의 최대 수혜주로서 대표적 성장주인 삼성엔지니어링을 추천한다.


허문욱 삼성증권 기초산업팀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