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세일·윤도흠 등 대가 명성… 관절염은 경희대 출신 강자

척추 및 관절 질환은 정형외과, 신경외과, 류머티스내과 의사들의 진료 영역이다.

척추질환의 진료는 정형외과와 신경외과 의사들이, 류머티스 및 관절염은 류터티스내과 의사들이 본다. 척추가 옆으로 휘는 척추측만증 같은 척추의 변형이나 기형 등은 주로 정형외과 의사들이 치료를 담당한다. 관절질환 경우도 수술은 정형외과 의사들이 맡고, 내과적 원인으로 관절에 병이 생겨난 류머티스 관절염은 류머티스내과의 몫이다.

최근 척추·관절 분야에서 ‘전문’이란 이름이 붙은 병원, 센터, 클리닉의 개설이 붐을 이루고 있다. 병원이나 진료센터 등의 이름을 XX척추전문병원, XX관절센터, XX류마티스클리닉 등으로 명명하는 식이다. 비슷한 진료과목을 한곳에 묶는 통합의 흐름이다.

반면에 진료과목을 보다 세분화하는 곳도 있다. 대학병원 얘기로, 전통적으로 정형외과·신경외과 등으로 통칭하던 것을 족부정형외과, 수부외과, 관절경외과, 스포츠의학, 미세재건외과 등으로 잘개 쪼개고 있다. 외상 환자 증가로 스포츠의학 분야를 강화하는 것이 최근 두드러진 특징이다.

개인병원과 대학병원의 추세가 이처럼 다르다 보니 척추·관절 환자들은 어느 병원, 어느 의사를 찾아가야 좋을지 헷갈린다. 특히 척추·관절 분야는 한번 수술하면 그 영향이 오래가기 때문에 좋은 의사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타가 인정하는 실력파 의사들은 누구인지 소개한다.

척추포럼에 실력자들 많아

척추 분야에서 큰 족적을 남긴 원로급 의사는 인제대 상계백병원 척추센터 석세일 교수와 영동세브란스병원 척추팀을 이끌었던 광혜병원 김영수 원장이 손꼽힌다.

1997년 서울대병원을 정년 퇴직한 뒤 상계백병원으로 자리를 옮겨 지금까지 이 병원 척추센터를 이끌고 있는 석 교수는 척추 기형 및 변형 수술의 대가이다. 1990년 척추측만증에 대한 척추경나사못 시술법을 내놓았으며, 세계 최초로 개발한 척추측만증과 후만증 시술도 세계 최초로 개발해 보편화했다.

석 교수는 70대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수술 칼을 놓지않는 등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해 후배 의사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다. 서울대 정형외과 후배 김진혁 교수가 그의 바통을 이어받아 같이 근무 중이다.

척추 분야 실력파 의사를 거론할 때 빠지지 않은 사람이 윤도흠(신촌세브란스 신경외과)ㆍ이춘성(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교수다. 자상한 진료로 환자들의 신망이 두터운 이들은 나란히 김 원장과 석 교수의 수제자다. 윤 교수는 목디스크와 척수종양 치료에서, 이 교수는 척추 기형 및 변형 분야에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척추디스크 치료 권위자인 서울대병원 정형외과 이춘기 교수는 이 교수의 친형.

‘척추포럼’에도 쟁쟁한 실력자들이 많다. 척추포럼은 환자들이 불필요한 치료를 받지 않게 한다는 취지로 정형외과와 신경외과 전문들이 모여 만든 단체. 현재 정형외과에선 신병준(순천향대병원) 김동준(이대동대문병원) 김진혁(상계백병원) 교수 등, 신경외과에선 어환(삼성서울병원) 오성훈(한양대병원) 박윤관(고대구로병원) 김영백(중앙대병원) 성주경(경북대병원) 등 총 24명이 참여하고 있다.

척추 미세수술과 기형 교정에서는 정재윤(전남대병원) 김기택(경희대동서신의학병원) 이환모(신촌세브란스병원) 교수, 허리디스크 분야는 이종서(삼성서울병원) 교수, 목 디스크 치료에서는 김현집(분당서울대병원) 등도 자기 분야에서 명성을 쌓고 있다.

류머티스 분야 한양대 출신 두각

관절과 류머티스는 각각 경희대와 한양대 출신이 강세를 보이는 분야다.

고관절에 피가 통하지 않아 썩게 되는 대퇴골두무혈성괴사에 대한 치료법을 개발한 유명철 교수, 슬관절에 대한 인공관절 및 관절경수술의 대가 배대경 교수, 팔ㆍ어깨관절 분야 실력자 이용걸 교수 등이 모두 경희대에 둥지를 틀고 있다.

경희대동서신의학병원 초대 병원장의 자리를 꿰찬 유 원장은 서울대병원장을 역임한 서울대 성상철 교수와 더불어 병원 경영 및 행정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 교수는 삼성서울병원에 있다가 개원가로 나선 마디병원 김승호 원장과 더불어 어깨와 팔 관절수술 분야를 이끌고 있는 쌍벽이다.

삼성서울병원 안진환, 신촌세브란스병원 김성재 교수는 관절경 분야에서 고수로 통한다. 관절경 수술은 관절주변에 0.5㎝ 정도의 작은 구멍을 2개 정도 내고 여기에 내시경을 집어넣어 관절 안을 들여다 보면서 하는 것. 관절 진료는 흔히 신체 부위별로 분류한다.

고관절에서는 김희중(서울대병원), 구경회(분당서울대병원), 박윤수(삼성서울병원) 교수, 슬관절에서는 이명철(서울대병원), 조우신(서울아산병원), 송은규(전남대병원) 교수 등이 돋보이는 실적을 거두며 선두권을 달리고 있다.

또 건국대병원의 박진영 교수는 어깨 탈구 부문에서, 가천의대길병원 김영규 교수는 주관절에서, 대한축구협회 의무분과 김현철 위원은 족부질환에서, 서울대병원 백구현 교수는 수부질환 분야에서 첫 손가락에 꼽힌다.

류머티스 분야에서 한양대 파워가 거세다. 대학병원 중 유일하게 류머티스병원을 따로 두고 있다.

류머티스 분야 ‘당대 명의’로 꼽히는 김성윤류머티스내과병원의 김성윤 원장도 한양대 출신. 김 원장은 1986년 이 병원에 류머티스내과를 개설한 뒤 숱한 제자들을 길러냈다. 현 배상철 병원장은 루푸스 등 난치성 류마티스 치료의 권위자다.

류머티스 분야의 또 다른 고수는 신촌세브란스병원의 이수곤 교수. 이 교수는 해마다 국제 권위지에 논문을 발표하는 등 임상뿐만 아니라 연구에서도 두각을 보이는 학구파다.

2000년 난치성 류마티스관절염을 치료하는 물질을 개발해낸 서울대 송영욱 교수, 남성들이 득세하는 분야에서 실력으로 당당하게 ‘우먼파워’를 과시하고 있는 삼성서울병원 고은미ㆍ한림대성심병원 김현아 교수 등은 앞으로 이 분야를 이끌어갈 떠오르는 별이다.


송강섭 차장 special@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