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두부시장은 크게 포장두부와 판두부 시장으로 나뉜다. 포장두부는 풀무원, CJ, 두산 등 메이저 업체들이 주도하는 반면 판두부 시장은 전적으로 중소업체들의 몫이다.

국내 두부업체수는 가내 수공업형까지 포함해 줄잡아 1,700여개이나 식품제조가공업 등록업소는 500여개에 이른다.

1990년대초만해도 두부시장은 중소업체가 생산하는 판두부가 80% 이상을 차지했다. 풀무원이 84년 포장두부를 처음 선보였지만 그 양은 미미했다. 그러나 99년 27%에 불과했던 포장두부 비율은 매년 10% 이상 급겅장, 지난해엔 50%를 넘어섰다.

대기업의 두부시장 점유율이 높아지면서 중소업체들은 도태됐다. 게다가 그동안 영세업자들을 보호했던 '고유업종 지정제도'가 지난해 폐지되면서 결정적인 타격을 받았다.

연식품(두부류)을 생산ㆍ판매하는 사업자들의 조직인 한국연식품공업협동조합연합회 김기순 회장은 "두부 제조업체들은 대부분 매출 10억원 미만인 영세업체가 많아 시장변화에 적응하는 게 늦다"며 "고유업종 폐지에도 살아남을 수 있도록 영세업체들의 경쟁력 강화에 우선 주안점을 두고 공동브랜드 개발 등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부 중소업체들은 발빠르게 움직여 나름대로의 영역을 확보하고 있다. 20여년간 두부를 만들어온 '강릉초당두부'는 전국적인 지명도를 갖추고 100% 우리콩으로 제조한 '우리콩 (순)두부''정성한 모(단단한 두부)''순수한 모(부드러운 두부)"등 독자적인 브랜드 포장두부를 개발해 전국에 판매하고 있다.

부산의 대표적 두부업체인 동화식품은 판두부 뿐만 아니라 30여년의 노하우를 활용, 국산콩으로 제조한 일반두부ㆍ순두부ㆍ연두부ㆍ참두부 등 다양한 포장두부를 생산하고 있다. 동화식품은 기술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5월 CJ의 '백설 행복한 콩'을 OEM(주문자상표부착방식)으로 생산하기도 했다.

연식품연합 신종학 부장은 "중소업체들도 소비자의 기호에 맞춰 포장두부 위주로 생산을 해 전체 두부시장에서 포장두부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제품 질면에서 대기업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고 강조했다.


박종진 차장 jj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