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의뢰인 적어 초창기… 하객 등 대행 수수료 4만~25만원

현재 역할 대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업체는 대략 30개에 육박한다는 게 업계의 추산이다. 대부분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온라인 업체들인데 이 가운데 비교적 활발하게 영업을 하는 곳은 7, 8개사 정도다. 나머지는 역할 대행 서비스가 나름대로 유망하다는 전망을 갖고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아직 뚜렷한 실적을 거두고 있지는 못한 상황이다.

영업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업체가 중간에서 역할 대행을 원하는 의뢰인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행인을 연결시켜 주는 매개체 구실을 하는 회사중개 방식과, 의뢰인과 대행인이 직접 계약을 맺고 업체는 회비와 회원정보 열람 수수료만 받는 직거래 방식이 그것이다. 나름대로 장·단점은 있지만 서로 모르는 의뢰인과 대행인이 믿고 거래를 하기에는 회사중개 방식이 좀 더 낫다는 지적이다.

아직 역할 대행 서비스가 널리 알려지지 않은 탓인지 시장 자체는 크지 않다. 회원으로 등록된 대행인만 4만6,000여 명에 달하는 ‘니드온’의 경우, 본사에서 성사시키는 대행 건수가 하루 평균 3건 정도다.

또 다른 유력 업체 ‘조인스잡’도 보통 하루 평균 2, 3건 정도 의뢰가 들어온다고 한다. 다만 하객 대행 수요가 많은 결혼 시즌 등 특수(特需)를 맞으면 하루에 10건 안팎으로 의뢰가 늘어나기도 한다고.

이처럼 역할 대행에 대한 수요가 아직 적기 때문에 ‘데뷔전’을 못 치른 대행인들도 상당수다. 역할 대행 업체에 등록은 해놓았지만 마냥 대기 상태에 놓인 대행인들이 적지 않다는 것. 각 업체별로 등록된 대행인 숫자는 편차가 있지만 상위권 업체의 경우 대략 1만~2만 명 안팎이다.

역할 대행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의뢰인은 얼마를 지불해야 할까. 한 업체의 서비스 금액 안내를 살펴 보니 신랑이나 신부 친구 등 결혼식 하객 대행 서비스가 4만~5만원, 부모나 자녀 대행이 8만~20만원, 가사(家事) 대행이 5만~15만원, 애인 대행이 15~25만원 선으로 책정돼 있다. 이 금액에서 일부는 중개 수수료로 대행 업체가 가져가고 남는 몫을 대행인이 챙긴다.

역할 대행에 대한 수요는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이 전체 수요의 절반을 차지한다고 한다. 아무래도 인구가 많은 데다 지방에 비해 상대적으로 바쁜 일상을 사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역할 대행을 이제 막 발걸음을 뗀 새로운 서비스 시장으로 본다. 그만큼 향후 성장성에 대해서도 비교적 낙관하는 분위기다. 온라인 기반이어서 투자 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 데다 전국을 영업 권역으로 삼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지방 도시에 본사를 설립하고 전국을 무대로 영업을 하는 온라인 역할 대행 업체도 다수 생겨나고 있다.

‘조인스잡’ 황주호 대표는 “한 번 역할 대행을 이용해본 의뢰인들 가운데 만족감을 나타내며 재차 의뢰하는 경우도 제법 있다”며 “아직 이 서비스에 대한 인지도가 낮은 만큼 앞으로 더 많이 알려진다면 시장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윤현 기자 unyo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