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은 한국 정치사에서 의미 있는 한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대통령 직선제를 쟁취해낸 ‘87년 체제’이후 20년이 지났고 1997년 대선에서 여야 간 수평적 정권교체를 이뤄내 10년째 집권하고 있는 진보 세력이 또 정권을 유지할 지, 아니면 절치부심하던 보수세력이 정권을 되찾을 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특히 대선을 치른 후 불과 4개월이 지나면 18대 총선이 예정돼 있고, 대선에서 승리한 당은 집권 초 새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높은 기대와 지지에 힘입어 의회 내 다수 의석까지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 ‘대한민국호(號)’의 항로가 이번 대선에 달린 셈이다.

그래서 12월 대선을 앞둔 여야의 선거전은 과거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초반 전력과 대선지형은 여야가 판이하다. 집권을 향한 한나라당이 이명박 전 서울시장, 박근혜 전 대표라는 양강 후보가 각축을 벌이는 가운데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추격전을 벌이며 이른바 ‘빅3’경쟁구도를 형성, 흥행성을 높이고 있는 데 반해 열린우리당은 창당 3년여 만에 사실상 해체를 향한 길을 걷고 있고 대선후보들 역시 낮은 지지율로 집권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이다.

외견상 17대 대선의 승자가 이미 가려진 듯하나 대선까지 1년 남았다. 1997년, 2002년 두 차례의 대선에서 막판 대역전의 전례가 있던 터라 이번 대선을 전망한다는 것은 여전히 조심스럽다.

그나마 점차 분명해지는 것은 ▲이번 대선의 최대 이슈가 경제와 안보가 될 것이라는 점 ▲복잡한 정계개편 과정을 거쳐 17대 대선이 진보와 보수진영의 대회전으로 치러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대선의 향배를 가늠할 여당의 진로나 고 건 전 총리와 민주당, 제3세력의 합종연횡을 통한 중도 통합신당 창당, 여야의 단일 후보 가능성 등은 전문 정치공학의 범주에 속한다.

주간한국은 신년호 기획특집으로 대선 여론전문가들에게 대선 지형과 변수, 주요 관전 포인트 등에 대해 물었다. 실전 경험이 많고 이론에 밝은 홍형식 한길리서치연구소 소장, 김헌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소장, 정치컨설팅 회사 ‘MIN’의 박성민 대표가 2007년 대선 전망의 미로를 헤쳐가는데 동행해 주었다.

세 전문가의 관찰은 17 대선의 의미와 각 당의 후보 경선, 정계개편 시나리오, 대선 변수 등의 맥을 짚는데 좋은 길라잡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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