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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 · 교수사회] "처우개선 없이 학문 미래 없다"
'인터뷰' 박거용 한국대학교육연구소 소장
임용 교수 급여 대졸초임 수준에 불과… 고급 두뇌 교직 외면 부채질



“대학 교수들에 대한 형편없는 처우가 계속되다가는 ‘학문 후속세대’가 사라지는 재앙이 초래될지도 모른다.”

한국대학교육연구소 박거용 소장(상명대 교수)은 열악한 처우를 받는 대학 교수들의 문제가 비단 그들의 삶의 질 차원을 벗어나 국가적인 학문 저변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긴 시간과 많은 노력을 들여 교수가 되어도 돌아오는 보상이 기대치와는 너무 동떨어지기 때문에 학자의 길을 걷고자 하는 사람들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대학 교수가 되려면 석사, 박사 학위를 따야 되고 그만큼 진입 기간이 다른 직업에 비해서 길다. 하지만 늦은 나이에 처음 교수로 임용돼 받는 급여가 일반 대졸자의 초임 급여와 별반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낮은 경우도 적지 않다. 이처럼 돈이 안 되는데 젊고 머리 좋은 사람들이 학문을 하려고 하겠는가.”

대학 교수들의 신분 불안이 갈수록 심해지는 것도 큰 문제다. 2000년대 들어 국내 대학들은 인건비 절감과 고용 유연성을 목적으로 비(非)정년트랙(non-tenure trackㆍ정년이 보장되지 않는 고용형태)이나 계약제 방식으로 신규 교원들을 채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는 대학 입장에서는 효율적 채용 방식일지는 몰라도 교수들에게는 일방적으로 불리한 제도라는 게 박 소장의 지적이다.

“비정년트랙 교원은 정년보장이 안 되는 것은 물론 승진과 봉급인상도 안 된다. 보통 2년 계약을 하고 한두 번 더 연장 계약을 할 수 있는데 그 기간 동안 딴 학교를 찾아 임용되면 그나마 다행이고 아니면 시간강사로 다시 신분이 하락할 수밖에 없다.”

박 소장은 재임용 제도의 부작용에 대해서도 날카롭게 쏘아붙였다. 교수들의 연구 풍토 진작이라는 애초 취지에서 벗어나 특히 사립대학에서는 교수들을 길들이는 도구로 변질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확산되고 있는 계약제에 의해 임용된 교수들에게는 재임용조차도 의미가 없다. 계약기간이 만료되면 바로 짐을 싸야 하기 때문이다.

승진, 재임용, 연봉 등과 직결되는 교수업적 평가제도 교수들의 어깨에 무거운 짐을 드리우고 있다. 교육, 연구, 대외봉사 등의 실적을 평가하는 이 제도는 교수들의 무사안일주의를 제어하는 순기능도 있지만 국내 대학 여건에서는 교수들을 쥐어짜는 측면이 없지 않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박 소장은 “외국에 비해 훨씬 많은 수업을 진행하면서 동시에 논문이나 저술 등을 다수 내놓아야 한다는 점이 많은 교수들에게 심한 압박으로 다가온다”며 “이 때문에 교수들이 논문 표절에 대한 유혹을 떨치지 못하는 부작용도 불거지고 있다”고 밝혔다.

업적 평가제의 그늘은 또 있다. 같은 과 동료 교수들끼리도 협동은커녕 무한경쟁 체제로 내몰린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진리의 등불을 함께 밝혀나가는 학문의 동지가 아니라 네가 죽어야 내가 사는 생존의 경쟁자가 되는 셈이다.

이처럼 살풍경한 교수사회의 현실을 극명하게 드러내는 단적인 사례가 시간강사(비정규직 교수) 문제다. 현재 시간강사들은 대학 강의의 절반을 책임지고 있음에도 생계유지조차 어려운 박봉에 시달리고 있다.

박 소장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급여 차이가 가장 큰 직종이 대학 교수”라며 “이 문제를 풀어나가기 위해서는 누구보다도 동료인 정규직 교수들이 먼저 관심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입력시간 : 2007/03/06 13:44




김윤현 기자 uny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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