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지중해식 음식이라면 우선 이탈리아 메뉴들을 떠올린다. 수년 전부터 이탈리아 레스토랑들이 붐을 일으키듯 크게 늘어났고 이들 레스토랑을 중심으로 지중해식 메뉴들이 많이 소개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중해에 있는 나라는 이탈리아 말고도 여럿 있다. 그리스나 스페인, 프랑스도 지중해 해안선을 끼고 있고 아랍이나 모로코 등 북아프리카 국가까지 치면 그 수는 더 많다. 때문에 해외에서 지중해식 음식이라면 이들 국가의 메뉴들을 대부분 포괄한다. 오로지 이탈리아 메뉴만을 지중해식이라고 할 수 없는 일.

하지만 이탈리아 퀴진이 지중해식 음식의 가장 대표적인 메뉴들이라는 데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한다. 이탈리아 레스토랑인 ‘보나세라’의 파올로 데 마리아 조리장은 “여러 나라들이 지중해에 접해 있지만 길다란 반도국가인 이탈리아가 해안선 길이로만 따져도 ‘가장 긴’ 지중해 국가다”고 말한다.

국내에서 지중해식 메뉴들을 내놓는다고 대외적으로 선전하는 음식점 중에서도 이탈리아 레스토랑들이 많다.

삼성동 무역센터의 52층 전체가 레스토랑인 ‘마르코 폴로’ 무역클럽은 건강과 웰빙을 중요시하는 현대인들의 취향에 맞도록 싱싱한 해산물과 야채를 이용한 지중해식 요리를 내놓는다.

재료 고유의 풍미를 살리면서 올리브, 허브 등으로 맛을 낸다는 것이 기본 모토. 스페인식 타파스와 아랍식 메쩨 등 에피타이저를 비롯, 석류 드레싱 샐러드, 모로코 스타일의 카프나타와 쿠스쿠스를 함께 한 양고기 타진 그리고 감자 테린과 버섯, 시금치를 곁들인 송아지 살팀보카(송아지 안심에 햄을 감아 오븐에 익힌 이태리식 요리) 등 이국적인 지중해 요리를 즐길 수 있다.

워커힐호텔의 이탈리아 레스토랑인 ‘델비노’에서는 지중해식 메뉴로 해산물과 백포도주 소스 또는 토마토 소스를 곁들인 스파게티, 구운 마늘을 곁들인 아스파라거스 크림 수프, 게살과 토마토소스를 곁들인 펜네 파스타, 봄 야채와 라임드레싱을 곁들인 문어, 바닷가재와 토마토 소스를 곁들인 시금치 파스타 등을 선보이고 있다.

이탈리안 레스토랑으로 변신한 롯데호텔서울의 ‘페닌슐라’도 60여 종의 파스타, 피자, 리조토, 샐러드, 전채, 육류 및 생선 요리 등이 포함된 홈메이드 스타일의 이탈리안 지중해식 요리를 선보인다. 청담동 도산공원 앞의 ‘보나세라’도 정통 이탈리아풍의 지중해식 메뉴들을 제공하고 있다.


박원식 차장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