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용 우리들병원 진료부장영구장애 예상땐 수술 바람직… 일부 병원 오·남용은 경계해야

“척추 수술은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수술입니다. 꼭 해야 할 사람이 수술하지 않는다면, 젊은이들은 경쟁력이 떨어지고, 어르신의 경우 활동 부족으로 결국 수명 단축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서울 청담동을 비롯해 전국 5개 병원을 갖고 있는 우리들병원 그룹은 최소 침습 척추 수술을 개발, 국내외에 널리 보급한 병원이다. 강남 일대를 중심으로 속속 들어서고 있는 국내 척추전문병원의 원조 격이기도 하다.

그러한 우리들병원의 안용 진료부장은 “척추 수술의 예후가 안 좋다는 논란은 수술에 대한 환자들의 기대치가 높고, 일부 의료진의 신중하지 못한 수술에도 원인이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척추 수술을 무조건 자제해야 한다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앞서 언급한 생명과 직결되는 것이 아닌, 삶의 질과 연관된 수술이라는 특성이 척추 수술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주요 요인 중 하나라고도 덧붙였다.

“암 등 생명과 직결된 질환은 일부 후유증이 있어도 수술하는 데 별 논란이 없지만 척추 수술은 그렇지 않고, 진행성 질환으로 수술이 잘 돼도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 척추 수술의 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 부장은 이어 척추수술의 한계도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척추질환은 주로 퇴행성 질환이라 수술로 100% 젊은 시절의 척추로 되돌릴 순 없다”며 “자동차 부속품 교체하듯, 수술이 새 척추로 만들어주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또한 “수술은 치료의 종결이 아닌, 치료 과정의 일부일 뿐”이라며 “치료 기간을 수술 후 퇴원 시점이 아닌 일상 복귀로 보고 철저하게 사후 관리를 해야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안 부장은 최근의 척추 수술이 증가하는 것과 관련해선 “의료 기술의 발달과 고령화로 환자 대상이 넓어진 것이 주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10여 년 전만 해도 60세 이상 어르신들은 마취 과정이나 수술 부작용 등으로 척추 수술을 할 수 없었지만, 이젠 수술 기술의 발달로 90대 나이에도 수술이 가능하게 된 것입니다.”

예전엔 별다른 도리 없이 방치됐던 환자들이 새롭게 치료 대상이 됐다는 것. 한편으로 최근 사회 문제화하는 ‘수술의 오·남용’에도 가능성을 뒀다. “최신 척추수술법이 나오면서 일부 병원에서 수술 대상이 되지도 않는 환자를 수술이 비교적 간단하다며 수술로 유도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며 최신 수술의 엄격한 적용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수술을 언제 해야 할 것인가에 관해서는 의료계 내에서도 의견이 갈리지만, 대체로 일정기간 보존요법(약 2~6주)을 해보고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을 수 없을 때와 수술을 하지 않으면 영구적인 후유증(장애)이 남을 거라 예상될 때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안 부장은 이러한 척추 수술의 대상 환자는 전체 척추질환 환자 중 10% 미만이라며, 척추 수술의 오·남용을 막고, 적확한 척추 수술을 위해서는 “병원(의료진) 선택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즉 “반드시 임상 경험이 풍부하고, 국제학술지 논문 발표 등 학문적인 토대가 튼실한 병원을 찾으라”는 것. 안 부장은 “많은 환자들이 신문 방송 등 매스컴에 널리 홍보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참고 사항일 뿐 선택 기준이 돼선 안 된다”며 “척추 수술을 고려하고 있다면 좋은 병원 선택을 위해 시술 경험과 학문적 성취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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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현정기자 hjba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