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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수술 권하는 척추 디스크] 섣부른 척추수술로 허리·집안 만신창이
척추디스크 수술 피해자 사례
퇴원 3일 만에 극심한 통증, 12일 만에 두 번째 전신마취 재수술
극심한 후유증으로 신체적·정신적 고통… 일부 병원 수술 남발 심각





지방에서 대형 휘트니스센터를 운영하는 박 모(41) 씨는 요즘 허리 통증으로 밤을 새우기 일쑤다.

올해 초에 한 척추 디스크 수술사고 후유증으로 인한 고통은 물론이고, 해당 병원 측으로부터 억울하게 형사소송을 당한 아내에 대한 미안함과 억울함 때문이다. 박 씨는 현재 병원 측을 상대로 형사소송을 한 상태지만 의료 소송의 근원적인 판단이 의료계에 달려 있어 승소를 장담할 수 없어 암담한 상황이다.

■ 병원, 디스크 수술 강력 권유

초등학교와 유치원을 다니는 두 자녀를 둔 평범한 가정을 꾸려가던 박 씨에게 어둠의 그림자가 들어선 것은 올해 1월. 사업 때문에 허리 치료를 못했던 박 씨가 지인의 소개로 서울 강남구의 척추 전문병원을 찾은 게 화근이었다.

디스크 전문병원으로 알려진 이 병원의 원장은 허리통증을 호소하는 박 씨의 상태를 MRI(자기공명영상법) 촬영한 뒤 “재활 등 다른 치료는 무의미하니 하루라도 빨리 수술하는 게 유일한 방법”이라며 “많은 환자들이 디스크 수술을 한다. 수술을 하면 통증은 사라질 것”이라고 디스크 수술을 강력히 권했다.

박 씨는 원장의 권고에 따라 다음날 입원을 했고, 입원 후 바로 다음날인 1월 18일 전신마취를 한 뒤 3시간 반에 걸친 수핵 제거 수술을 받았다.

박 씨는 원장의 말대로 수술을 받았으니 통증이 사라졌을 것이라 생각하고 입원ㆍ치료비 중 320만원에 달하는 본인 부담금을 내고 퇴원했다. 그러나 퇴원 3일 만에 다시 참을 수 없는 통증이 재발해 다시 병원으로 실려와 재입원을 하게 됐다.

통증을 호소하는 박 씨에게 병원 측은 재검사를 한 뒤 “의심이 될 만한 특별한 이상은 없지만 수술 부위에 가느다란 무엇이 보이는데 이것 때문에 통증이 있을 수 있다”며 “환자가 집에서 재채기를 한 것도 재발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소견을 내렸다. 담당 의사들은 논의 끝에 “수술 부위에만 국부 마취를 해서 수술 부위를 확인해보자”며 박 씨에게 제의를 했고 박 씨도 동의했다.

한 척추전문병원의 디스크 수술 모습. 최근 일부 병원에서 수술로 인한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사례가 ㄴ르어나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내용과 관련없음. 임재범 기자.



■ 12일만에 전신마취 재수술

그러나 당초 병원 측의 말과 달리 2차 수술은 3시간 여에 걸친 전신마취 수술로 진행됐다. 2차 수술 후 초기 증상은 1차 수술 때보다 약간 호전 기미가 보였다. 병원 측은 불과 10일 사이에 재수술을 했다는 자책에서인지 1차 입원치료비보다 훨씬 낮은 196만원의 치료비를 청구했다.

박 씨 측은 병원 측에 수술 착오에 대한 정확한 해명을 요구하자 병원 측은 돌연 “나온 입원비 중에 128만원을 깎아 줄 테니 68만원만 내고 조용히 마무리하자”고 제의했다. 박 씨 측은 이제는 고통에서 해방될 것이라는 기대감에서 이를 수락하고 퇴원했다.

그러나 이런 박 씨의 희망은 퇴원 이틀 만에 또다시 산산조각이 났다. 불과 12일 사이에 두 차례나 전신마취 대수술을 했음에도 박 씨는 혼자 일어나지도 못할 정도로 고통이 심해 퇴원 이틀 만에 119에 의해 다시 병원으로 실려왔다.

병원 측은 이번엔 박 씨의 입원을 거절하며 “통원 치료를 하라”고 말했다. 혼자 움직일 수도 없는 환자를 통원 치료하라는 것에 분노한 박 씨와 보호자들의 항의로 박 씨는 어렵게 입원했다.

■ 병원, 환자 아내까지 형사고발

이런 상황에서 얘기치 못한 일이 터졌다. 박 씨의 부인이 이런 억울한 저간의 사정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는데 병원 측이 이를 빌미로 박 씨 부인을 강남경찰서에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고발을 한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재수술로 받은 육체적, 경제적, 심리적 타격을 입은 박 씨는 이제 자신을 간호한 죄밖에 없는 아내에까지 피해를 주게 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박 씨의 아내는 “의료사고는 누구에게도 하소연할 데가 없어 개인 블로그에 안타까운 심경을 올렸는데 병원이 이를 약점으로 잡아 형사고발을 했다”며 “병원이 힘과 재력을 앞세워 의료사고를 당한 환자와 가족을 이렇게 두 번 죽이는 횡포를 저질러도 되는 건지 이해가 안 된다”고 울먹였다.

■ 대학병원서는 "수술할 상태 아니었다"

박 씨를 더욱 분노하게 하는 것은 디스크 수술로 후유증을 겪는 환자가 많다는 사실이었다. 박 씨가 수술한 병원에는 한 달 사이에 세 번이나 수술을 한 사람을 비롯해 재수술 환자가 상당하다는 것을 알았다. 또 박 씨가 진상 규명을 위해 그간의 치료 자료를 갖고 서울대학병원의 전문의에게 진찰을 받은 자리에서, 담당 의사는 “나라면 절대로 이런 상태에선 수술 안 한다. 이 정도면 수술 효과가 별로 없고 예후도 좋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씨는 개인병원 의사의 말만 믿고 섣불리 디스크 수술을 한 것을 후회했지만 이미 때는 늦은 상태였다. 또 병원 측이 별것도 아닌 보호자가 쓴 ‘심경의 글’을 형사고발까지 하는 강수를 두는 것도 추후에 이를 약점으로 잡으려는 전략의 하나였다는 것도 알게 됐다.

박 씨는 “개인 전문병원에 의한 척추 디스크 수술 남발이 심각하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고 놀랐다”며 “디스크 수술을 결정하기 전에 종합병원 등 여러 전문의의 의견을 듣고 신중히 결정해야 억울한 피해를 보지 않는다”고 뼈아픈 경험담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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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7/06/06 20:46




이정흔 객원기자 lunallena99@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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