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 바덴바덴 오케스트라 8월 11일 '문신 미술 영상음악 축제' 개최젊은 리더들 이끄는 '앙상블 시메트리'도 매년 국내외 연주회 열기로

한국이 낳은 세계적 조각가 문신(文信, 1923~1995)이 유서깊은 독일 음악과 만나 예술의 새영역을 개척하면서 미술사의 한 획을 긋고 있다.

오는 8월 11일, 154년 전통의 국립 는 바덴바덴시에서 문신 예술을 선양하는 ‘문신미술영상음악국제축제’를 개최하고 그 중 일부 단원들로 결성된 ‘앙상블 바덴바덴’이 국내에 초청돼 문신 음악 순회연주회를 갖는다.

세계 음악계를 이끌어갈 젊은 리더들로 구성된 ‘앙상블 시메트리’(국제 문신 앙상블)는 매년 문신 예술을 주제로 한 작품을 갖고 국내외 공연을 펼친다.

앙상블 시메트리는 6월 3일 스페인 마욜카에서 열린 ‘Corpus a Palma’국제음악축제에 문신조각 로고를 앞세워 창단연주회를 갖기도 했다.

이처럼 문신 예술이 음악을 통해 새로운 지평을 연데는 2006년 독일 월드컵을 계기로 바덴바덴시에서 열린 ‘문신 조각전(NOON SHIM in Baden-Baden)이 직접적인 배경이 됐다.

유럽의 대표적 휴양도시이자 서울 올림픽(1988)의 영광을 안겨준 도시로 잘 알려진 바덴바덴시는 세계인의 축제인 월드컵을 맞아 피카소전(展)(2005년 11월~2006년 5월)에 이은 샤갈 전(2006년 7월)을 열면서 두 화가를 연결할 비중있는 전시회를 모색했다.

세계 각국에서 여러 작가들이 자국의 명예를 걸고 나섰지만 바덴바덴시는 문신을 선택했다. 피카소ㆍ샤갈이라는 두 위대한 화가에 견줄만한 작가로 문신이 적격이라는 판단에서였다. 실제 문신은 1970~80년대 유럽에서 20세기 미술 거장들과 함께 전시회에 나란히 초대, 출품되곤했다.

바덴바덴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바덴바덴에서의 문신 조각전은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지그문 랑(여) 시장은 조각에 입을 맞추며“처음으로 조각과 사랑에 빠질 수 있게 됐다”고 경의를 나타냈고, 관람객들은 하나같이 조각 앞에 서서 “분더쉔! wunderschön! (너무 멋져요!)”을 연발했다.

문신 조각전은 관람객의 열기와 바덴버덴시의 요청으로 두 차례나 연장, 9월 초까지 전시됐다. 바덴바덴 오케스트라에서 한국인 최초로 연주자(오보이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이영국 씨는 “문신 조각은 일본ㆍ중국의 동양 예술만 알던 이곳 사람들의 인식을 한순간에 바꿔놓았고 피카소전과 샤갈전을 능가하는 열기로 바덴바덴을 ‘문신의 도시’로 만들었다”며 감회를 나타냈다.

‘문신 열풍’은 바덴바덴 오케스트라 연주자들을 움직여 문신의 예술세계와 작품을 모티브로 한 음악제를 추진하게 했고 바덴바덴시도 “문신 조각이 우리 시(市)에 영광과 명성을 가져다 주었다”며 적극 지원, 9월 17일 ‘위대한 예술가 문신을 기리며’ 라는 추모음악회가 열렸다..

음악회가 개최된 바덴바덴시 봐인브렌너잘은 설립 이래 한번도 외국의 예술가, 심지어 피카소, 샤갈 같은 세계적 예술가에 대해서도 연주장으로 허용된 적이 없는 ‘존엄의 상징’으로 문신에게 최고의 예우를 베푼 것이다.

그러한 문신 열기가 오는 8월‘문신미술영상음악국제축제’와 앙상블 시메트리’의 출범을 가져왔다.

한 미술가를 위해 국제 음악제와 매년 순회연주회가 열리는 것은 현대 미술사에 전례가 없는 경우로 바덴바덴 오케스트라의 전통과 앙상블 시메트리 구성원들의 출중한 면모와 함께국내외 미술계는 물론, 음악계의 지대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바덴바덴 오케스트라는 154년의 역사를 지닌 명성있는 관현악단으로 브람스를 비롯한 생상, 요한스트라우스, 베를리오즈, 오펜바흐, 리하스트라우스, 브루너발터 등이 거쳐갔고 파블로카잘스, 플라시도도밍고 등이 세계적인 연주자들과 함께 했다. 특히 한국의 세계적 작곡가 윤이상의 작품을 정기적으로 연주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바덴바덴 오케스트라는‘문신미술영상음악국제축제’를 위해 지난해 세계의 주목을 받는 파벨 발래프를 수석지휘자로 영입했고, 작곡가 안드레아스 케어스팅은 문신 조각 ‘화(和)Ⅲ’을 토대로 오케스트라 작품을 창작했다.

문신미술영상음악국제축제에는 문신과 그의 예술세계를 기리는 약 3시간에 걸친 문신 일대기를 조명하는 영상과 함께 연주회가 진행돼 미술과 음악이 종합된 ‘예술 영상 음악’이라는 새로운 예술 장르가 열릴 전망이다.

‘앙상블 시메트리’는 독일 전역에서 세계적으로 활동하는 20~35세의 국제적 비중을 가진 젊은 음악인으로 결성된 연주단으로 음악을 통해 문신 예술에 내재된 생명ㆍ조화ㆍ선율의 메시지를 세계에 전한다.

구성 멤버는 한국이 낳은 음악 천재로 불리는 김수연(바이올린)을 비롯해 이영국(오보에), 김보경(피아노), 독일의 뮌헨 필하모니 수석 율리아 리베카 마이(비올라)와 율리케 호프만(첼로), 미사 메이어(첼로), 바덴바덴 오케스트라 일본인 수석 연주자 야스시 이데우에(바이올린), 쇼타 야나서(바이올린) 등 모두 8명으로 구성돼 있다.

앙상블 시메트리는 매년 문신 작품을 모태로 세계적인 작곡가들의 작품을 공모해 세계 초연을 하며 내년 9월 제1회 연주회를 갖는다. 아울러 문신의 예술세계가 펼쳐지는 국제전이나 새로운 양식의 문신예술을 탄생시킨 패션대전 등지에서 문신의 작품 세계를 음악으로 연주할 예정이다.

한편 바덴바덴 오케스트라 단원들로 구성된 ‘앙상블 바덴바덴’은 오는 8월 29~9월 3일에 걸쳐 마산 MBC홀, 마산시립미술관, 경기도 장흥 아트파크, 숙명여대 등에서 순회연주를 갖는다.

문신 예술이 국제적인 음악 연주를 통해 국가의 위상을 높이며 세계예슬사의 새 지평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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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 차장 jj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