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기업 최초 러시아 유전 개발하는 동해탄화수소 권광진 대표러 블로그다주·남오세티아 지역 개발권 획득

2004년 초, ㈜쿡에너지 권광진(54) 대표는 석유공사를 찾아 전리품을 펼쳐 보였다.

2003년 11월부터 영국의 세계적인 석유회사 BP, 중국의 CNPC, 한국의 SK 등과 치열한 전쟁을 끝에 따낸 러시아 극동사할린 지역 페트로사하 유전 사업권이었다. 4,000여만 달러 밖에 안되는 값싼 사업권이었는데도 석유공사는 내부 사정과 자료 보완을 이유로 유전개발을 외면했다.

페트로사하 유전개발사업은 투자자금 문제로 전대월, 철도공사 등과 엮이며 ‘오일게이트’로 변질, 결국 2004년 11월 인수계약이 파기되면서 러시아 우랄에너지로 넘어갔다.

페트로사하 생산유전의 매장량은 약 2,000만 배럴로 평가 받고 있으며, 현재는 3억 달러에 매입하려고 해도 우랄에너지는 내놓지 않고 있다. 고유가 시대에 아쉬움이 남는 일이다.

남오세티아 대통령 집무실에서 권광진 동해탄화수소대표, 남오세티아 대통령, 자원총공사 사장(왼쪽부터).

그 후 권광진 씨는 2006년 ㈜동해탄화수소 대표에 취임, 그 해 8월 러시아 모스크바 북쪽 블로그다주 남그라조베쯔 유전에 대한 탐사 및 개발권을 획득하면서 러시아 유전개발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1992년부터 러시아 석유 비즈니스와 인연을 맺은 이래 중국과 러시아의 오일 무역을 중계했고, 15년 가까이 러시아 전역을 누비며 석유 전문가가 된 역량을 발휘하는 셈이다.

권씨는 올해 말까지 블로그다주 유전지역에 대한 두 차례의 탄성파 탐사 등 정밀조사를 끝내고 내년 한국의 대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 본격적인 시추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블로그다 육상 광구는 천문학적인 시추비와 시설비를 투자해야 하는 해상 광구와 달리 시추 1공에 200만 달러가 채 들지 않는 경제적인 탐사 여건을 갖추고 있고, 인근에 파이프라인이 통과해 개발 후 물류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게 권씨의 설명이다. .

동해탄화수소는 러시아 출신 유전개발 전문가로 구성된 한ㆍ러 합작법인 ‘Petrolinvest’를 현지에 설립해 볼로그다 주정부와 함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시추가 이뤄지면 국내 민간기업이 러시아 육상 광구에서 시도하는 첫 번째 유전 개발이 된다. 블로그다주 유전은 추정 매장량이 3억7,000만 배럴(우리나라 6개월치 소비량)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동해탄화수소는 분쟁지역인 그루지아 안에 있는 남오세티아 공화국 자바지역 전역에 대해 향후 20년간 탐사 및 개발생산권을 정부로부터 정식으로 획득하였다고 발표해 국내외 에너지업계를 놀라게 했다.

지난해 10월 남오세티아 공화국의 국영기업인 프롬스트로이인베스트와 자바지역 탄화수소자원 발굴에 관한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올해 3월 대통령과 국회의장, 국무총리 등을 차례로 면담, 정부의 개발허가를 정식으로 획득했다는 것.

“개발 지역은 카스피해 연안의 세계적인 바쿠 유전에 인접해 석유 및 아연, 납 등 지하자원이 풍부하게 매장된 자원보고로 2005년에 실시한 정밀탐사로 확인된 자바지역의 가채매장량은 2억 배럴에 달하며, 추가탐사 실시에 따라 가채매장량이 점점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권씨는 “10월 탄성파 탐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라 2008년 상반기 중에는 시추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밖에 동해탄화수소는 카프카스를 비롯한 독립국가연합(CIS) 지역에서 탐사권을 사들여 유전개발 사업을 추진 중인데 블로그다 광구 작업 결과에 따라 내년 하반기에는 매장량이 더 큰 벨리쿠샤 광구에서 시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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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 차장 jj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