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정두언·박형준·주호영 등 국회의원 참모들 '청와대 가는 길' 특급 가이드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2006년 6월 서울시장에서 퇴임한 뒤 종로구 견지동에 ‘안국포럼’이라는 개인 사무실을 열었다. 막상 대선 예비 캠프를 꾸렸지만 ‘이명박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 정치인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그런 이 당선자가 한나라당 후보가 되고 대통령이 되기까지는 한나라당 안에서‘이명박 대통령’ 만들기에 온 몸을 던진 국회의원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우선 이 당선자의 친형인 이상득 국회 부의장과 서울시 부시장을 지낸 정두언 의원, 오랜 정치 동지인 이재오 의원이 당내 기반을 마련했다.

이상득 부의장은 정치적 뿌리가 약한 이 당선자의 최대 정치적 후원자였다. 이 부의장은 정책위의장-사무총장-원내대표 등 다섯 차례의 당직을 거치면서 쌓은 인맥과 얻은 인심을 바탕으로 당 인사들을 친(親)이명박 사람으로 만들었고 이 당선자의 손길이 닿지 않는 전국 구석구석을 누볐다. 또한 주요 고비 때마다 결정적인 정치적 조언으로 이 당선자를 이끌었다.

이재오 의원은 캠프 ‘야전사령관’격으로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을 모으는 등 이 당선자가 당내 기반을 다지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경선 직후 박근혜 전 대표 쪽을 향해 “좌시하지 않겠다”고 말해 당내 논란이 일자 최고위원직에서 물러나 ‘토의종군(土依從軍)’을 선언하고 전국을 돌았다.

향후 그의 거취와 관련해서는 ‘당 개혁’을 위해 내년 총선 공천심사위원장을 맡아 인적 쇄신에 앞장설 것이라는 얘기도 있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요직을 맡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정두언 의원은 서울시 부시장-안국포럼-경선과 본선 등에서 이 당선자를 지근 거리에서 보좌해 ‘이명박의 오른팔’로 불린다. 정 의원은 이 당선자가 서울시장일 때 첫 정무부시장을 지낸데 이어 2004년 국회에 진출한 뒤에는 당 안팎에 이명박 지지세를 확산시키는 전초기지 구실을 했다.

경선 때는 기획본부장을 하면서 ‘박근혜 저격수’로 나서는 등 위기 때마다 전면에서 악역을 마다하지 않았고 경선 뒤에는 대선준비팀장, 선대위 전략기획단 총괄팀장 등을 맡아 사실상 대선 전략을 총괄했다.

박형준 의원은 경선과 본선에서 ‘이명박의 입’으로서 공격과 방어의 최전방 역할을 했다. BBK, 위장전입, 위장취업 등 복잡하고 다양한 공세를 논리적이고 차분한 태도로 선방했다는 평가다. 또한 경선 때부터 선거기획과 메시지를 사실상 총괄하면서 이 당선자의 중요 연설문 작성뿐 아니라 순발력을 요구하는 정치적 선택에 적잖은 힘이 됐다. ‘실천하는 경제대통령’캐치프레이즈도 그의 작품으로 알려졌다.

주호영 의원은 경선 때는 비서실장, 본선 때는 수행실장으로서 이 당선자와 전국을 함께 누볐다. 이 당선자가 ‘칠고초려’를 할 정도로 공을 들인 주 의원은 불교계에 두터운 인맥을 갖고 있어, 이 당선자가 취약한 불교계 민심을 얻는 데 크게 공헌했다. 또한 이재오ㆍ정두언ㆍ박형준 의원 등과 함께 중요한 의사 결정을 내리는 회의체의 멤버로 이 당선자가 경선 때 그에게 대변인을 맡기려 했을 정도로 총애를 받고 있다.

이방호 의원은 경선 때 조직위원장으로 일한 데 이어 당 사무총장에 임명돼 선대본부장으로서 선대위 살림과 조직을 총괄했다. 이재오 의원의 2선 후퇴 후 이 당선자는 “이방호 중심으로”라며 대선 조직의 지휘권을 맡기기도 했다. 그가 사무총장으로서 내년 총선 공천심사위원회에서도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지 주목된다

홍준표 의원은 경선 때 이 당선자와 겨루기도 했지만 본선에서 클린정치위원장을 맡아 대선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BBK 문제를 원활하게 해결했다.

투표 사흘 전 ‘BBK 동영상’이 터졌을 때는 파장을 잠재우기 위해 ‘이명박 특검법’ 수용 카드를 써야 한다고 적극 조언하는 등 이 당선자의 승리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특히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명박-박근혜 갈등 재연이 예상되면서 경선에서 보여준 홍 의원의 조정 능력이 주목됨에 따라 공천심사위원장을 맡거나 새 정부에 입각할 수 있다는 얘기가 당내에 돌고 있다.

정종복 의원은 당 사무부총장이자 선대위 종합상황실장으로서 선거 상황 전반을 총괄하였다. 특히 경선 때부터 이 당선자 검증 공세에 실무적으로 도움을 준 데 이어 본선에서는 네거티브대책단장까지 맡아 여권의 공세에 기민하게 대응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임태희 의원은 경선 때는 중립을 유지했지만 정책능력과 합리적 인품 등으로 이 당선자가 대선후보가 되자마자 비서실장에 전격 발탁됐다. 경선 직후 박근혜 전 대표와의 화합을 이끌어내기 위해 양쪽을 오가는 물밑 통로 구실도 했다.

공동 선대위원장을 맡은 5선의 박희태ㆍ김덕룡 의원은 특유의 친화력으로 이 당선자의 외연확대를 위한 물밑작업을 도와주었다. 박 의원은 경선 때 선대위원장을 맡아 이명박 캠프를 이끌었고, 김 의원은 수도권과 호남의 표를 모으는데 상당한 기여를 하였다.

나경원 대변인은 판사 출신답게 쉽고 조리 있는 말솜씨와 예쁜 외모로 국민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이 당선자의 승리에 한 몫 했다. 정몽준 의원은 선거 막판 입당해 ‘이명박 대세론’에 탄력을 붙였고, 유세장을 누빈 선대위의 원희룡ㆍ전여옥 부위원장, 권오을 유세지원단장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김형오 일류국가 비전위원장과 이주영 일류국가비전위 상황실장은 정책개발과 함께 캠프가 유기적으로 운영되는데 일익을 담당했다. 정병국 미디어홍보단장은 이 당선자의 대국민 이미지를 업그레이드해 대선 승리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정의화 의원은 영호남화합특위위원장으로 이 당선자의 취약 지역인 호남의 여론을 환기시키는데 일정 역할을 했으며, 박승환 의원은 한반도대운하특위 위원장으로 이 당선자의 한반도 대운하 공약의 전령사를 자처했다. 김정훈 의원은 선대위 부정선거감시단장과 클린정치위원회 정치부패 감시단장을 맡아 여권의 네거티브 공세를 막고 역공하는 임무에 충실했다.

진수희 의원은 경선 때 ‘여성 저격수’라는 말을 정도로 이 당선자의 후보 선출과 대선 승리에 크게 기여했고, 차명진 의원은 대표적인 소장파 MB맨으로 경선과 본선에서 대여 공격에 앞장섰다.

그밖에 전재희(일류국가비전위 부위원장)ㆍ고흥길(언론위원장)ㆍ 권철현(특보단장)ㆍ이한구(정책위의장)ㆍ공성진(서울시 선대위 총괄본부장)ㆍ이윤성 (인천선대위원장)ㆍ최병국(울산선대위원장)ㆍ남경필(경기도당위원장)ㆍ이군현(조사분석실장)ㆍ최구식(공보기획단장)ㆍ김희정(2030기획팀장)ㆍ박계동ㆍ안경률ㆍ안택수ㆍ임인배ㆍ김광원ㆍ심재철ㆍ이성권ㆍ이재웅ㆍ이명규ㆍ허천ㆍ홍문표ㆍ김기현ㆍ김양수ㆍ윤건영ㆍ박찬숙ㆍ이주호ㆍ박순자 의원 등이 ‘이명박 사람들’로 이 당선자의 대선 승리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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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 차장 jj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