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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우주를 접수하라] 미국 '주도권 뺏길라' 시시콜콜 딴죽
우주기술 이전 감시와 통제, 부품수입 승인절차 엄청나게 까다로워… 발사장 선정까지 간섭



미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 발사장면.


우주개발에 대한 세계의 각축전이 나날이 치열해지면서 기술 이전과 유출에 대한 국가간 통제와 견제의 벽 또한 점점 높아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우주기술 선두그룹의 통제 정책은 더욱 철저하고 절대적이다.

미국의 경우는 특히 대표적이다. 우주기술 이전이나 국제 협력은 물론, 부품 수출문제 등 전반에 걸쳐 대외 통제와 감시가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단적으로, 가장 절실히 체감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부품구매 문제에서부터 발생한다. 우리나라와 같은 후발국들이 위성을 만들고자 할 경우, 관련 시장의 특성상 위성 제작에 필요한 부품 상당수는 미국에서 사들이게 된다.

원하는 정밀 부품을 생산하는 현지의 제작업체와 구매계약이 이뤄지더라도 이와는 별도로 최종적인 거래 결정권은 미국 정부로부터 나온다. 즉, 미 정부로부터 수출 허가(EL. Export License) 없이는 어떠한 구매도 불가능하다.

특히 미국이 정한 별도의 금수(禁輸) 품목 리스트가 있어 이들 부품은 거의 수입이 불가능하다. 이 금수 품목들은 과학탐사나 통신위성과 같은 상업용 용도가 아닌 군사목적으로 전용될 경우 엄청난 위협이 될 수 있는, 특수 부품 중에서도 정밀도가 높은 부품들이다.

미국의 수출허가를 받자면 해당 부품을 얼마나, 어디에,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용도를 철저히 밝혀야 한다. 이 승인요청 내역을 가지고 미 정부가 심의를 한 뒤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되는데, 절차와 내용도 복잡할 뿐만 아니라 최종 허가까지 걸리는 시간 또한 전적으로 미국측에 달려있다. 평균적으로는 최소 6개월 정도가 걸린다.

이러한 경우,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이미 제작에 돌입한 단계에서 급히 부품을 더 구입해야 하는 경우다. 이미 발사 일정이 예정된 상황에서 이같은 상황에 처하면 급히 미국의 관련 제조사에 주문한다해도 새 부품을 만드는 데만 수개월이 소요, 여기에 미 정부의 수출허가까지 받고나면 빨라야 1년이 걸리는 셈이다. 결국 부품 하나 때문에 모든 발사 관련 일정이 대폭 지연, 조정돼야 하는 곤경을 맞게 된다.

부품이 무사히 수출허가 절차를 통과해 상대 국가의 개발팀에게 도착했다 하더라도, 여기서 절차가 끝나지 않는다. 개발팀측에서는 이후에도 최종적으로 위성이 발사되는 순간까지, 해당 부품이 사용된 위성의 행방을 미국측에 계속 확인시켜야 한다.

발사 예정일이 다가오면, 국외 발사장을 이용해 발사할 경우 이에 대해 다시금 제3국으로 위성을 옮기게 되는 일정과 관련해 미국으로부터 ‘재수출 허가’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한다.

재수출 허가가 없을 경우, 자국의 위성이라도 자국 마음대로 옮기지 못하게 돼 있다. 심지어 발사장 예정지에 대해 미국 정부측이 반대할 경우, 발사예정지를 변경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미국 측의 동의와 승인이 떨어져 마침내 우주로 발사된 후라야 비로소 미국의 통제망에서 벗어날 수 있다.

우주광학연구단이 위성탑재용 망원경과 동일한 형태로 제작되는 광학거울을 최종 테스트하고 있다.



자체 발사장을 갖추려는 움직임이 국가마다 확산되는 이유 중 하나도 이같은 미국의 까다로운 관리법과 무관하지 않다. 인도와 중국은 아예 일찍 독립한 상태이며, 일본도 어느 정도 기술력을 확보하게 되면서부터 미국의 통제로부터 자유로워진 국가 중 하나다. 문제는 우주경쟁대열에 뒤늦게 뛰어듬으로써 아직 외국의 기술과 장비 등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우주후발국들이다.

국내 위성개발사에 있어서도 필요로 하는 부품 중 일부가 미국의 금수품목 리스트에 오른 것들이라 구입 때부터 수출허가로 상당한 애로를 겪은 바 있다.

한 우주개발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국내에서 개발한 모 위성의 경우 한때 발사지 변경 소동이 있었던 것도 미국의 영향 때문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당초 해당 위성에 대해 우리나라측이 계획한 발사 예정지는 중국의 장정 발사기지. 행여 발사 준비 과정에서 중국측에 위성 기술이 조금이라도 노출될지 모른다는 우려에 대비해 사전에 위성 주변에 높은 보호차단시설을 세우기로 하는 등 세심한 대비책까지 준비해두었지만, 재수출 허가 과정에서 미국의 반대에 부딪쳐 원래의 계획이 무산, 부득이 발사지를 변경하게 되었다는 후문이다.

최근에는 미국이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글로벌 항법 위성 시스템(GNSS. Global Navigation Satellite System)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이 시스템은 인공위성을 이용해 대상물의 위치, 고도, 속도를 계산하는 시스템으로 미사일 유도 같은 군사적 용도나 항공기, 선박 등의 항법장치에 이용된다.

자국의 항공기나 무기의 위치추적까지 미국에 의존하고 있는 실태에 대해 스스로 우려하는 국가들이 늘면서 이에 대한 독자 시스템 구축 등 대안에 고심하는 국가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 역대 위성 발사 실패 사례
폭발·비상탈출·침몰… 우주의 노숙자 전락하기도



우주개발계에서는 ‘위성발사 통계상 위성 10기당 1기 꼴로 실패한다’는 징크스 겸 속설이 오간다. 우주선과 로켓 역시 ‘실패 없는 완벽한 성공이란 없다’는 점에서 예외가 아니다. 우주강국도 마찬가지다. 실패의 교훈을 통해 우주개발기술이 진일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몇몇 역대 실패 사례를 추려본다.

△ 아폴로 13호의 탈출 드라마

1970년 4월 11일. 아폴로 13호가 이륙하던 중 폭발하면서 승무원들이 달 착륙선을 구명보트 삼아 탈출, 극적으로 귀환한 유명한 사고다. 원인은 제작과정 중 서비스 모듈의 주계약자인 업체가 다른 회사에 안전스위치 제작을 맡긴 뒤 3년 만에 서비스 모듈의 전원을 28볼트에서 65볼트로 교체하는 과정에서 깜빡 잊고 안전스위치의 전력도 함께 바꾸라는 지시를 잊어버린 것. 이륙과 함께 가열기가 작동되자 65볼트의 전력을 감당하지 못한 28볼트짜리 안전스위치가 녹아내리면서 기능마비, 과열과 압력 상승으로 이어진 뒤 탱크가 폭발했다.

△ 챌린저호를 떨어뜨린 페인트

1986년 1월 28일. 미국 우주왕복선 챌린저호가 폭발, 승무원 전원이 사망했다. 사고원인은 기존 페인트 제품을 타사의 것으로 교체한데서부터 시작된다. 셔틀에 고드름이 달릴 정도로 심한 강추위 속에서 발사가 이뤄졌고, 챌린저호가 발사된 지 채 1분도 안 돼 밀봉 성능이 불량한 새 페인트로 인해 기체 표면 일부가 갈라지면서 이 틈에서 새어나온 고온의 가스가 결국 액체산소와 액체 수소 탱크 폭발로 이어졌다.

△ 불운의 첩보위성

1998년 8월. 미국 우주산업사상 손꼽히는 대형 사고로, Titan4 로켓에 실려 발사된 미국 첩보위성이 발사 후 40초 만에 공중폭발했다. 원래 7월에 발사하기로 예정되었다가 몇몇 장치의 문제로 수 차례 연기된 끝에 이때 발사되었으나 결국 사고를 면치 못했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개발비 13억5천만 달러를 날렸다. 이전만해도 Titan4 로켓은 17번이나 연속으로 발사에 성공했던 로켓이다.

△ 바다에 묻힌 유럽통신위성

2002년 11월. 5톤 무게의 유럽통신위성 아스트라-1K호가 목표 궤도에 진입하는데 완전 실패, 2주만에 태평양에 수장되는 운명을 맞았다. 이 위성은 프랑스가 만든 세계 최대의 통신위성이었다. 그러나 발사 후 2단계 로켓이 고장을 일으키면서 본 궤도에 오르지 못해 로켓은 로켓대로, 위성은 위성대로 떠도는 우주의 노숙자로 전락했다. 결국 제작업체인 알카텔 스페이스사가 바다에 침몰시킴으로써 허무한 최후를 장식했다.

△ 작은 단열재가 불러온 참사

2003년 2월 1일. 미국 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가 지구로 귀환하던 중 텍사스주 상공에서 폭발해 많은 희생자를 낳았다. 대기권으로 진입한지 16분만에 일어난 참변이다. 사고원인은 연료 탱크 주변을 싼 발포 단열재가 떨어지면서 연쇄적으로 문제가 발생, 왼쪽 날개의 온도가 급상승해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작은 타일 하나가 우주 대참사를 불러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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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8/01/15 13:32




정영주 기자 pinpl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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