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니티 반지, 악어 모양 목걸이 등 특별 주문 생산으로 고객 꿈 실현

오랜 전통과 뛰어난 기술로 세계적으로 인정받아 온 명품 브랜드는 고유한 철학과 깊은 정신을 담고 있다. <명품의 정신> 코너는 오늘날 ‘고가의 상품’을 대체하는 말이 되어버린 ‘명품’의 참뜻을 되새기고, ‘자본’이 아닌 ‘사람을 향한 존중’을 우선하는 명품 기업의 정신을 높이 평가, 명품이 지닌 문화적 의미를 폭넓게 전하고자 한다.

소개되는 명품은 단순히 이름이 많이 알려지거나 고가 위주의 브랜드가 아닌, 오랜 역사를 바탕으로 한 물건에 대하여 특정한 의미를 갖고 있는 제품이 될 것이다.

선물의 꽃 보석. 보석의 아름다움은 영롱한 빛에서 찾을 수 있지만 무엇보다 그 가치는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불변성’에 있다. 사랑을 고백하는 등 깊은 마음을 전할 때 보석을 택하는 것은 보석의 영원함에 변치 않겠다는 의지를 담는 것이기도 하다.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면서 다이아몬드를 선물하고 우정을 확인하기 위해, 감사를 전하기 위해 보석을 선물하는 것은 바로 그 이유에서다. 주는 사람의 소중한 마음을 담아 받는 사람에게 감동을 전달하는 까르띠에는 영원한 빛을 지닌 보석의 명품으로 160여 년의 세월을 퇴색되지 않는 빛으로 이어오고 있다.

유럽의 귀족들과 미국의 대재벌들로부터 사랑 받고 있는 까르띠에는 대표적인 럭셔리 보석 브랜드이다.

1847년 파리의 한 보석상 숙련공이었던 루이 프랑소와 까르띠에에 의해 시작된 까르띠에를 지금까지 이끌어 온 것은 무한한 상상력과 진지함이다. 선물하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를 위해 특별히 제작된, 이 세상에 존재하는 단 하나의 선물.

자신이 꿈꾸고 그려온 보석이 현실에 존재하게 되는 이 동화 같은 이야기는 까르띠에의 스페셜 오더로 까르띠에가 실현하는 유일무이한 가치다. 특별주문생산을 통해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의 바람을 상상보다 더 구체적으로 재현하고, 진실의 감정을 담아 절대적 가치를 전달하는 것이 그것이다.

까르띠에의 이러한 가치에는 여러 사람들이 매료됐는데 시인 장 콕토는 우정과 사랑, 충성을 상징하는 세 가지 색으로 반지를 만들어달라고 특별 주문해 까르띠에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스테디셀러 반지인 트리니티를 탄생시키기도 했다. 배우 마리아 펠릭스의 이야기는 고객의 요구를 실현하는 까르띠에의 특징을 보여주는 것.

새끼 악어가 담긴 병을 들고 매장을 찾아가 ‘새끼 악어가 자라고 있으니 가능한 빨리 악어를 본 따 보석을 만들어 달라’고 한 그녀의 주문에 두 마리 악어 모양의 목걸이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아들의 소식을 기다리는 윈스턴 처칠을 위해 에나멜 우표를 붙인 편지 모양의 황금 시가렛 홀더를 만든 것은 까르띠에의 창의력을 보여주는 것으로 까르띠에는 받는 사람의 주소에 처칠의 주소를 적어 처칠의 마음을 달래는 동시에, 아들에게 ‘편지가 아버지를 매우 기뻐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이러한 정성으로 까르띠에는 파티알라 대왕, 윈저 공, 바바라 허튼, 블라디미르 공작부인, 그레이스 캘리 등의 단골 고객을 갖게 됐다.

5,6- 까르띠에 메종 청담. 한국의 전통 보자기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된 이곳은 전면이 통 유리로 되어 있으며 파리의 귀족적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7- 윈저공과 까르띠에 목걸이를 한 윈저공작부인의 모습
8- 까르띠에 패밀리

스케치, 드로잉, 밀랍 몰딩, 스톤 선택에 이르는 초기부터 마무리단계의 작업까지, 까르띠에 보석의 대부분은 파리의 쥬얼리 아뜰리에에서 만들어진다. 단어로만 존재하는 최초의 컨셉은 무수한 스케치 작업과 회의를 통해 수정되고 이 과정을 여러 차례 거쳐 제작단계에 들어간다.

여러 가지 색의 왁스로 테스트용 기초 형태를 제작하면서 아이디어가 구체화되며 석회주물, 연마과정, 광택과정, 양각세공과정, 비늘 세공, 브러슁 공정, 보석 세팅 과정 등 각 과정마다의 수많은 검사와 수정을 통해 작업이 이루어진다.

파리 쥬얼리 아뜰리에는 자연광을 이용해 작업을 하는 것이 특징. 이곳에서 긴 세월동안의 지식과 기술, 경험을 지닌 고난이도 수작업이 가능한 장인들에 의해 보석이 완성된다.

G/H 이상의 컬러 그레이드와 VS2이상의 투명도 그레이드, 풀 컷으로 세팅되는 다이아몬드 등 높은 수준의 소재는 까르띠에가 최고의 보석으로 불리는 또 다른 이유다.

까르띠에의 가치는 19세기 황실로부터 수여받은 문구를 통해서도 확인 할 수 있다. 영국의 국왕 에드워드 7세 웨일즈 왕자는 1902년 자신의 대관식을 위해 까르띠에에 왕관제작을 맡겼고 이후 1904년 까르띠에는 최초로 영국 황실의 보석상으로 임명된다.

“왕의 보석상, 보석상의 왕(Jeweler to Kings, king of jewelers)”이라는 유명한 문구는 바로 웨일즈 왕자가 남긴 말로 까르띠에를 향한 칭송이 담겨 있어 까르띠에의 이유 있는 가치를 설명한다.

까르띠에는 보석 뿐 아니라 시계 제조술에 있어서도 실력을 발휘, 1904년 최초의 손목시계를 만들기도 했다.

루이 까르띠에의 절친한 친구였던 알베르토 산토스 뒤몽이 비행 중 회중시계로 시간을 확인하는 것에 대한 불편을 토로한 것이 그 계기로, 1907년에는 에드몽드 예거와의 공동 작업을 통해 손목시계 버클로 특허권을 획득, 시계 제조 역사에 큰 공헌을 하기도 했으며 1923년에는 포르티코 미스테리 클락 제작으로 특허권을 획득하기도 했다.

이제는 국내에서도 웨일즈 왕자의 말을 실감할 수 있게 되었다. 파리와 런던, 뉴욕에 이어 까르띠에 메종 청담이 오픈했기 때문인데 아시아 최초로 문은 연 이곳에서 바로 까르띠에만의 특별한 스페셜 오더 서비스가 이루어진다.

메종 청담에서 고객은 파리 본사와 서울을 연결하는 최첨단 비디오 컨퍼런스 장비를 통해 자신이 주문한 제품의 진행 상황을 직접 살펴볼 수 있게 된다.

또한 한국전통 보자기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된 이곳에서는 프랑스 메종의 분위기를 느낄 수도 있으며 최상급의 리미티드 에디션과 쥬얼리 컬렉션을 감상 할 수도 있다. 보석을 좋아하는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들에게도 편안함을 제공하기 위해 남성들을 위한 공간 산토스 듀몽 살롱(Santos Dumont Salon)이 마련되어 있기도 하다.

여성들이 보석을 좋아하는 이유는 아름다움이나 높은 가격 때문이 아닌 보석이 지닌 가치, 바로 보석이 의미하는 ‘변치 않는 영원한 약속’ 때문이다.

보석의 가치는 영원성과 불변성, 희귀성에 있고 그 가치는 찬란한 빛을 영원히 아름답게 지켜주는 까르띠에에 의해 전해진다. 까르띠에가 명품으로 빛나는 것은 그 아름다움이 진실되고 신성한 것을 향한 정조(情操)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최유진 미술세계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