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적 특성·지속성으로 '난타' '점프' '비사발'등 롱런

<난타>와 <점프>,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의 공통점은? 한국을 대표하는 공연으로서 국내 관객은 물론 해외 관광객들까지 포용할 수 있는 문화상품이라는 것이다.

또 하나의 공통점은 이들은 전용극장을 가지고 일년 내내 관객을 맞이하는 ‘전용관 공연’이라는 것이다. 이들의 성공을 바탕으로 최근까지 <브레이크 아웃>, <사랑하면 춤을 춰라>, <드로잉쇼> 등 전용관 공연들이 잇따라 생겨나고 있다.

이미 관광상품으로도 유명해진 홍대의 비보이 전용극장은 세계 최초의 비보이 전용극장이기도 하다. 비보이 전용극장의 운영을 맡고 있는 SJ비보이즈는 비보이 공연 작품을 볼 수 있는 유일한 극장임을 내세워 전국의 중고등학교 단체와 기업, 해외 관광객들의 관람을 유치하고 있다.

비보이 전용극장은 이러한 전략으로 개관 당시부터 현재까지 한국 공연문화의 명소, 홍대의 명소로 자리잡아 국내 공연문화 콘텐츠의 개발과 활성화에 큰 영향을 주었다.

문화콘텐츠의 중요성이 나날이 강조되고 있는 요즘, 환율로 인한 불황 속에서도 이들 공연 콘텐츠 산업에 꾸준히 외국인 관객들이 몰리고 있다. 특히 지리적으로도 가까운 이유로 환차익이 큰 일본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외화수익 창출과 국가이미지 제고에도 큰 보탬이 되고 있다.

이러한 성과를 만들어낸 여러 요인 중 가장 큰 것은 역시 전용관이라는 공간에 있다. <점프> 전용극장의 한아름 매니저는 전용관이 가지고 있는 지리적 특성과 지속성에서 공연 상품의 성공 요인을 찾는다.

“전용관이라는 형태는 한 장소에 대부분 오픈런(관객의 반응 여부에 따라 공연 지속을 결정하는 것) 형태로 유지하게 됩니다. 장기공연을 한다고 해도 극장 장소의 잦은 이동은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는 것을 어렵게 하거든요. 공연 자체가 하나의 랜드마크 역할을 해야 외국인 관광객이 찾는 데 제몫을 할 수 있습니다.”

지속성은 다목적 공연장의 대관 일정에서도 보이는 특성으로, 오픈런 형태의 전용관을 꾸준히 찾는 관객들의 추이에서 더 잘 알 수 있다. 언제 극장을 찾아도 공연을 볼 수 있도록 오랫동안 꾸준히 지속되어야 하는 것이다. 특히 해외 관객 유치를 위해서는 어떤 이벤트나 프로모션을 한다고 해도 국내 관객과 달리 장기간의 기다림과 전략이 필요하다고 한다.

성공적인 전용관의 지리적 요건은 단지 한 곳에 오래 머문다고만 해서 해결되지 않는다. 관광객이 잘 모이는 곳, 즉 쇼핑지, 숙소, 유적지, 먹을거리가 많은 곳 등 모든 것이 ‘원스톱’으로 이루어지는 곳이 이상적이다.

예를 들어 현재 <점프>와 <브레이크 아웃> 전용극장이 위치한 종로는 근처에 경복궁을 비롯한 유적지와 명동 등의 쇼핑 지역과 먹을거리 공간, 그리고 호텔들이 밀집하여 관광객들이 찾기에 최적의 장소라 할 수 있다.

물론 이 같은 충분조건을 갖추는 것만이 전용관의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최근 유명한 ‘전용관 공연’들이 티켓 가격 덤핑 등의 문제로 ‘빛좋은 개살구’ 소리를 듣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공연상품의 경쟁력은 결국 작품의 수준에서 나오는 것이니만큼, 지속적으로 콘텐츠에 대한 연구와 보완을 반복해 작품의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것이 전용관의 장점을 배가시킬 수 있는 전제조건일 것이다.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