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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지오 아르마니, 몸을 위한 자연주의 웰빙 패션
기능성 강조 불필요한 장식 배제한 자연스런 실루엣, 희소성이 특징




글│최유진 미술세계 선임기자
사진│apr agency 제공



조르지오 아르마니


오랜 전통과 뛰어난 기술로 세계적으로 인정받아 온 명품 브랜드는 고유한 철학과 깊은 정신을 담고 있다.

<명품의 정신> 코너는 오늘날 ‘고가의 상품’을 대체하는 말이 되어버린 ‘명품’의 참뜻을 되새기고, ‘자본’이 아닌 ‘사람을 향한 존중’을 우선하는 명품 기업의 정신을 높이 평가, 명품이 지닌 문화적 의미를 폭넓게 전하고자 한다.

소개되는 명품은 단순히 이름이 많이 알려지거나 고가 위주의 브랜드가 아닌, 오랜 역사를 바탕으로 한 물건에 대하여 특정한 의미를 갖고 있는 제품이 될 것이다.

물질이 풍요로워진 만큼 사라져가는 정신적인 여유. 이러한 사회 흐름 속에서 현대인들의 ‘삶’에 대한 관심은 ‘웰빙’이라는 하나의 새로운 문화를 탄생시켰다. 음식, 의상, 운동, 여행, 가구, 인테리어 등 우리의 생활 모든 영역으로 스며든 웰빙(well-being)주의는 패션 명품 브랜드 아르마니에서도 찾을 수 있다.

자연스런 상태를 존중하는 아르마니의 철학에는 무엇보다 사람의 몸을 편하게 감싸는 옷을 통해 ‘웰빙’을 추구하는 자연주의가 스며있다.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패션학교가 아닌 의대에 진학했던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 그래서일까. 그의 옷은 인체를 우선으로 하는 편안함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의대 진학 2년 후 군대에 입대, 의무병 생활을 마치고 이탈리아 대형 백화점에서 일을 하다 남성복 디자이너가 된 그는 1973년 사업을 시작했다.

아르마니 옷의 가장 큰 특징은 자연스러운 실루엣이다. 기능성을 강조하고 불필요한 장식을 배제하는 것은 아르마니의 철학. ‘패션모델을 위해 옷을 만드는 것이 아닌 움직이는 사람들을 위해 옷을 만든다’는 그의 말은 강하게 그의 철학을 어필한다.

아르마니에게 패션은 “청결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작업”이고 ‘청결’은 ‘깨끗한 것이자 가장 자연스런 상태’다. 그의 ‘자연스러움’에 대한 동경은 “인간이 의상에 속박되는 상태를 가장 경멸한다”는 그의 확고한 생각에서 확인 할 수 있다. 바로 “인간과 의상이 ‘하나’를 이룰 수 있는 상태”를 강조하는 것으로 이러한 그의 마음가짐은 군더더기 없는 쾌적한 디자인으로 이어졌다.

그가 주장하는 철학은 다름 아닌 그의 옷에서 확인된다. 무접착 심지를 사용하는데다 다른 옷의 절반 정도의 심지를 사용하는 아르마니의 옷은 우선 가볍다. 그 무게는 일반 옷의 반 정도.

조르지오 아르마니 옷은 한 벌당 무게가 200~250g을 넘지 않는다. 옷이 가벼운 이유에는 아르마니만의 뛰어난 커팅 수법과 봉제 방법도 포함된다. 이는 겉으로 보이는 형태를 똑같이 따라한다 해도 결코 흉내 낼 수 없는 아르마니만의 비법이다.

아르마니 디자인의 원천은 ‘재킷’에 있다. 아르마니의 재킷은 세련된 디자인으로도 유명한데 재킷의 변화는 그가 이루어낸 디자인의 역사 중 가장 주목을 받는 부분이다. 남성용 재킷에 패드를 없앤 것이 바로 그것. 샤넬이 여성복에 자유를 부여한 것처럼 한층 가벼우면서도 편안해진 남성용 재킷은 아르마니를 ‘남성복계의 샤넬’이라 불리게 했다.

그는 남성용 재킷을 여성 사이즈로 변형한 것으로도 유명한데 이를 통해 아르마니는 남성복에 이어 여성복에서도 큰 성공을 거두었다. 이탈리아 남성복의 편안하면서도 말끔하고 세련된 느낌을 여성복에 완벽히 재현한 아르마니는 여성복과 남성복 양 분야에서 성공을 거둔 흔치않은 일례를 남겼다.

남성복과 여성복의 소재를 혼용한 것은 또 하나의 새로운 시도로 이는 남녀의 구분을 넘어 수많은 패션의 양식을 가져온 유니섹스를 몸소 실천한 것이기도 하다.

1- 조르지오 아르마니 여성복 2007~2008 AW 패션쇼의 조르지오 아르마니.
2- 조르지오 아르마니 2006~2007 AW 컬렉션
3- 조르지오 아르마니 2008 FW 컬렉션.
4- 아르마니의 자켓은 패드가 얇거나 아예 없어 편안하다. 조르지오 아르마니 2008 FW 컬렉션.
5,6- 아르마니는 남성복의 편안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여성복에 적용했다. 조르지오 아르마니 2008 FW 컬렉션.
7- 불필요한 장식을 배제한 간결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을 추구한다. 조르지오 아르마니 2008 FW 컬렉션.


아르마니는 몸의 편안함을 최우선으로 했지만 모든 사람을 위해 옷을 만든 것은 아니다.

“전 세계 3%만 내 옷을 이해해주면 된다”는 아르마니의 말은 매출을 위해 자신의 철학을 수정할 수 없는 강한 의지를 나타내는 것임과 동시에 아르마니의 ‘희소성’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은 아르마니의 컬렉션을 구성하는 여러 형태의 아르마니 라인에서도 찾을 수 있으며 여러 개의 브랜드는 아르마니가 전달하고자 하는 각각의 정신을 잘 드러내고 있다.

아르마니는 블랙라벨인 ‘조르지오 아르마니’, 화이트라벨인 ‘아르마니 콜레지오니(Armani Collezioni)’, ‘엠포리오 아르마니(Emporio Armani)’, ‘아르마니 진(Armani Jeans)’, ‘아르마니 주니어(Armani Junior)’, ‘아르마니 익스체인지(Armani Exchange)’를 비롯하여 홈 콜렉션인 ‘아르마니 까사(Armani Casa)’, 속옷 브랜드 ‘엠포리오 아르마니 언더웨어’와 향수, 시계, 안경을 위한 ‘아르마니 퍼퓸(Armani Perfume)’, ‘아르마니 올로지(Armani Orologi)’, ‘아르마니 오키알리(Armani Ochiali)’로 구성돼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그중 가장 잘 알려진 것이 조르지오 아르마니와 엠포리오 아르마니.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아르마니 컬렉션을 대표하는 블랙라벨로 가장 최고가이며 아르마니의 디자인철학을 가장 잘 반영하고 있다.

엠포리오 아르마니는 젊은 층을 위한 캐주얼 컬렉션. ‘시장(market)’을 의미하는 ‘엠포리오’라는 이름에는 ‘소수’를 위한 조르지오 아르마니와는 달리 대중을 향한 의도가 내포되어 있으며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절반 정도에 해당하는 가격대로 다양한 변화를 추구한다.

아르마니 컬렉션 중 가장 젊은 브랜드의 캐주얼 라인 ‘아르마니 익스체인지’와 데님을 독점적으로 선보이는 ‘아르마니 진’을 통해 그의 옷을 대중적으로 선보이기도 한다.

일상생활을 기본으로, 일하는 사람을 위해 만들어진 옷 아르마니. 의복에 있어 가장 기본이 되어야 할 ‘몸을 위한 옷’은 ‘패션’이라는 화려한 단어에 가려져있었다. 건강한 신체와 건강한 정신을 위해 생활 전반에서 강조되는 ‘웰빙’은 매일 우리의 신체와 접촉하는 의복에서부터 지켜져야 하지 않을까.

고객을 패션의 희생물로 만드는 것이 아닌, 자신의 의상을 통해 고객을 세련되게 보이게 하고자 하는 아르마니의 철학은 옷의 가격이나 유행보다 훨씬 우선시되어야 할 부분이다. 그가 세계 디자이너의 거점이 되는 파리풍의 스타일을 따라 하기보다 이탈리아적 요소를 더욱 가미했던 것은 그래서 오늘날 더욱 값지게 평가된다.

사람의 몸은 옷에 맞추어 지는 것이 아니라 옷에 의해 편안함을 느껴야 한다. ‘몸을 따라 흐르는 옷’. 아르마니가 한국 남성들이 가장 입고 싶어 하는 남성복으로 꼽힌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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