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의 진화, '유비쿼터스 라이브러리'자연, 인간, 정보가 함께하는 국립디지털도서관 '디브러리' 12월말 준공고품질 지식정보 자원 널리 공유할 수 있는 '공공지식포털'도 함께 운영

‘국가 대표 도서관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디지털도서관으로!’

서울 서초구 반포로 국립중앙도서관 내에 첨단 디지털도서관이 들어선다. 한국을 대표하는 아날로그 문헌정보의 보고(寶庫)가 이제 디지털의 날개를 달고 21세기형 도서관으로 거듭나게 된 것이다.

국립중앙도서관의 디지털화를 이끌어갈 주역의 이름은 국립디지털도서관(National Digital Libraryㆍ일명 디브러리)이다.

국립디지털도서관은 디지털 정보자원의 수집ㆍ정리ㆍ보존ㆍ활용과 국내외 정보유통의 관문 역할을 할 새로운 도서관 모델의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2002년부터 추진된 사업이다. 2005년 12월 착공에 들어가 3년 만인 오는 12월29일 마침내 준공식을 갖는다. 공식 개관은 내년 5월께로 예정돼 있다.

국립디지털도서관은 디지털의 차가운 이미지가 전혀 떠오르지 않을 만큼 자연친화적으로 지어졌다. 특히 인근 서리풀공원 녹지대와의 조화를 고려해 건물 지붕을 공원처럼 꾸며놓은 점이 아주 인상적이다.

또한 지하공간에서도 햇빛을 넉넉히 받을 수 있도록 자연 채광식 건물로 설계됐다. ‘자연, 인간, 정보가 함께 하는 디지털도서관’이라는 슬로건에 걸맞은 모양새를 갖춘 셈이다.

내부 공간은 첨단 기술이 총동원된 디지털 향연의 장이다. 지하 3층에는 메인 로비와 다국어정보실, 전시실, 대회의실 등이 자리잡고, 지하 2층에는 디지털열람실, 미디어센터, 도움누리터, 복합상영관, 세미나실 등이 마련돼 있으며, 지하 1층에는 디지털북카페를 비롯해 국립중앙도서관 본관과 연결되는 이른바 ‘지식의 길’이 있다.

방문객의 눈길을 사로잡는 각종 시설물은 도서관의 자랑거리다. 첨단 디스플레이 조형물과 다양한 이미지로 연출되는 미디어아트(media art), 이용자가 직접 제작, 등록한 UCC(사용자 손수 제작물) 영상을 전시하는 광예술판(multi-display wall), 이용자가 전송한 메시지와 시문학 콘텐츠 등을 3차원 입체효과로 연출하는 디지털전광판(digital text service) 등이 설치돼 있다.

국립디지털도서관에서 가장 핵심은 지하 2층의 디지털열람실이다. 이곳은 디지털자료를 열람할 수 있는 디지털서비스 존(digital-service zone)과 디지털자료를 활용한 편집, 문서작성, 연구 등 여러 가지 작업을 동시에 할 수 있는 멀티태스킹 존(multi-tasking zone)으로 구성돼 있다.

미디어센터는 네티즌 사이에 불고 있는 UCC 열풍을 적극 반영한 시설이다. 이용자들은 이곳에서 영상, 음향, UCC 콘텐츠를 직접 제작, 편집, 전시하거나 국립디지털도서관이 보유한 디지털 및 아날로그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다.

장애인, 노인 등 정보소외계층의 도서관 이용을 돕기 위한 도움누리터도 눈길을 끈다. 이곳에서는 장애 유형별로 이용할 수 있는 각종 보조공학기구 등이 마련되는 한편 고령층 이용자들을 위한 편의시설과 도우미 서비스도 제공될 예정이다. 또한 최근 급증하고 있는 국내 외국인 거주자들을 위해 마련된 다국어정보실에는 다국어 지원 운영체제(OS)를 갖춘 컴퓨터 환경이 구축되고 위성방송 시청이 가능한 LCD 모니터도 설치된다.

국립디지털도서관의 또 다른 지향점은 ‘유비쿼터스 라이브러리’(ubiquitous library)다.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을 통해 고품질 지식정보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통합검색 환경을 제공하는 ‘디브러리 포털’이 구축된다.

디브러리 포털은 인터넷과 통신 네트워크상의 방대한 자료들을 취합, 검증, 유통하는 ‘공공지식포털’로 규정된다.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상업 포털과의 결정적인 차이점도 바로 공공성에 있다. 즉 고품질 지식정보 자원을 보다 많은 사람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디브러리 포털의 궁극적 목표다.

1- 국립디지털도서관 지식의 뜰
2- 도움누리터
3- 세미나실
4- 디지털열람실

디브러리 포털이 제공하는 서비스로는 통합검색, 학술자료, 정책정보, 해외정보, 도서정보, 저자정보, 질의응답, 지식공유 등을 꼽을 수 있다. 통합검색 서비스의 경우 석ㆍ박사 학위논문, 학술논문, 연구보고서 등 학술자료 4,000만 건, 정책정보 4,000만 건, 해외정보 1,500만 건 등 총 1억 건에 달하는 디지털콘텐츠를 검색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주제별, 소장처별, 자료 유형별 상세검색도 가능하다.

도서정보와 저자정보 서비스도 매우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도서정보 서비스는 전국 도서관 소장도서 정보, 시중 유통 도서에 대한 소개와 서평, 구매정보 등의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또한 전문사서가 직접 추천하는 ‘오늘의 책’, ‘테마 토픽별 추천 책’ 등의 부가 서비스도 운영한다.

저자정보 역시 눈길을 끄는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일반도서 저자뿐만 아니라 학술논문 저자, 멀티미디어 작가 등에 이르기까지 포괄적인 저자정보를 다룬다. 저자 블로그를 직접 링크시켜 저자가 자신의 저술정보를 관리하는 동시에 이용자들과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도록 한 것도 특징이다.

국내외 도서관 및 정보관련 기관 등과 ‘디지털 지식정보 공유 협력망’을 구축하는 것도 국립디지털도서관의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하는 비장의 무기다. 도서관, 박물관, 정부기관, 민간단체, 지방자치단체 등 디지털 지식정보 자원을 생산하는 수많은 기관들이 참여하는 협력망을 통해 이용자들은 보다 고품질의 정보에 접근할 수 있게 된다.

은퇴한 학자나 유휴 전문인력의 고급지식을 활용하는 사회공헌 차원의 서비스 모델도 구상되고 있다. 가령 정년 퇴직한 대학교수가 디브러리 포털의 질의응답 서비스에 자원봉사 형태로 참여해 이용자의 질문에 정성껏 답변을 하는 것을 예로 들 수 있겠다. 이런 모델은 국가 전체의 지식정보 자원을 극대화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국립디지털도서관 준비기획단 조영주 사무관은 “국립디지털도서관은 사실상 세계 최초의 유비쿼터스 라이브러리로 볼 수 있다”며 “사이버 공간과 실물 공간을 아우르는 우리 디지털도서관 모델은 각국의 대표 도서관 관계자들이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을 만큼 선도적이다”라고 밝혔다.

■ 라이브러리 2.0 시대 개막

먼 옛날부터 인류가 만들어낸 지식정보의 유통 거점 역할을 해온 도서관은 오랫동안 그 아날로그적 모습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컴퓨터와 인터넷, CD와 DVD 등 디지털 문물이 널리 보급되면서 도서관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서가와 열람실 정도만을 갖춘 종래의 전통도서관이 ‘라이브러리 1.0’이라면 디지털 자료실 등을 갖춘 전자도서관은 ‘라이브러리 1.5’라고 할 수 있다. 한발 더 나아가 국립디지털도서관의 경우는 ‘라이브러리 2.0’으로 규정된다. 인터넷 기반의 웹 서비스가 ‘개방, 공유, 참여’를 핵심가치로 삼는 ‘웹 2.0’ 시대로 진입한 사실에 빗댄 표현이다.

과거 전통도서관에서는 한 자료를 한 사람만 이용할 수 있었지만 현재 전자도서관에서는 소장자료의 디지털화를 통해 동일한 자료를 여러 사람이 한꺼번에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비해 미래형 디지털도서관은 단순히 지식정보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용자의 능동적 참여를 이끌어낸다는 점에서 큰 차별성을 지닌다.



김윤현 기자 unyo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