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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살리는 웰빙 칵테일, 눈도 입도 속도 모두가 즐겁다





황수현 기자 sooh80@hk.co.kr





새해다. 하루가 넘어갔을 뿐인데 작년과는 판이하게 다른 공기에 새 희망, 새 각오가 불끈 솟아 오른다. 그런데 오 마이 갓! 간밤에 무리하게 마신 술이 잊고 싶은 지난 해와 함께 쓰디 쓰게 역류하고 있다면? 신년에는 절대로 양보할 수 없는 내 건강, 몸에 좋은 웰빙 술로 지키자.

“적당히 마셔”

술자리를 앞두고 가장 흔하게 오가고 또 가장 쉽게 무시되는 말 중 하나다. 살짝 취할 정도로만 마시는 것이 건강에 좋다는 것을 누가 모를까? 그러나 마시다 보면 자연스레 형성되는 ‘먹고 죽자’ 식의 분위기에 어느새 한 명, 두 명 전사자는 늘어만 가고 술자리는 매번 폐허가 되고 나서야 끝이 나는 것이다.

이러한 악순환을 막기 위해서는 좋은 술을, 천천히 마시는 것이 방법인데 그러기에는 사실 칵테일만한 것이 없다. 만드는 사람에 따라 알코올 도수를 조절할 수도 있고 몸에 좋은 재료를 마음대로 첨가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 생김새로 말할 것 같으면 만든 이의 정성이 느껴지는 빛깔과 모양 때문에 한번에 들이켜기가 미안해 홀짝홀짝 마시게 되고, 그러다 보면 자연스레 술 자체보다는 대화에 더 집중하는 효과까지 거둘 수 있다.

‘칵테일’ 하면 떠오르는 핑크빛 글라스, 작업용 멘트, 화려한 칵테일 쇼 같은 이미지는 과감하게 던져 버리고 올해부터는 내 집 주방으로 칵테일을 끌어들이자. 몇 가지 재료만 갖추면 컵라면 끓이는 것보다 더 간단하게 건강한 술자리를 만들 수 있다. 사랑하는 가족, 오래된 베스트 프렌드, 부부 동반 모임 등 소중한 사람들과 모였을 때 건강한 한 해가 되기를 서로서로 빌어주며 ‘짠’ 하고 내놓자.

■ "시원 쌉싸름한 이 맛"
솔티독(Salty dog)


옅은 산호 빛깔에 투명한 얼음이 눈길을 잡아 끄는 솔티 독. 잔에 입을 대는 즉시 가장자리에 묻은 소금이 선사하는 짠 맛, 다음으로 그레이프 프루트의 시큼한 향, 마지막으로 보드카의 화끈한 기운으로 마무리 되는 매력적인 술이다. 염분이 갈증을 해소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땀을 흠뻑 흘리며 운동하고 난 후, 또는 시원하게 맥주 한잔 마시고 싶을 때 그만이다. 보드카 베이스로 숙취가 적은 것도 장점.

주스는 반드시 차게 해서 준비하고 얼음을 듬뿍 넣어 시원하게 마시는 것이 포인트다. 주로 여름에 인기 있는 칵테일이지만 겨울에 후끈 달아오른 실내의 열기를 식힐 때도 좋다. 잔 주위에 묻히는 소금은 천일염으로 해야 제 맛이다. 집에 있는 맛소금은 사용 금물.

■ 재료: 소금, 보드카 45ml, 자몽 주스 적당량, 얼음

■ 만드는 법: 글라스 테두리에 레몬즙을 바른 후 소금을 꾹꾹 눌러 묻힌다. 얼음을 넣고 보드카, 자몽 주스 순으로 부은 후 잘 젓는다.

■ "한 알씩 빼먹다 보면 속이 든든"
더티크리스탈(Dirty crystal)


크리스탈처럼 투명한 액에 잠긴 홀 올리브(씨를 빼지 않은 통 올리브)가 흡사 마티니를 연상시키지만 건강 면에서는 이 더티 크리스탈이 한 수 위라고 볼 수 있다(마티니보다 dirrks뿌연 느낌으로, 육안으로 확실히 구별된다). 처음 한 모금 마셨을 때는 맛이 약한 듯 하지만, 두 모금째부터 올리브 주스의 구수한 맛과 함께 서서히 알코올의 기운이 느껴지는 것이 매력.

홀 올리브는 3개가 밥 한 공기의 열량과 맞먹을 정도로 고열량, 고영양 식품으로 유명한데 그렇기 때문에 야식 대용으로 추천되기도 한다. 밤에 출출할 때 라면을 한 냄비 끓여 배를 가득 채우고 자는 것보다는 가볍게 한 잔 만들어 마시면 속도 든든하고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된다.

모임에서는 식사 후보다는 전에 식욕을 돋우기 위해 내놓으면 좋다. 맛이 은근하고 독특하기 때문에 술을 잘 모르는 초보자들보다는 여러 가지 술을 다양하게 접해본 애주가들의 모임에서 선보이면 인기 만점이다.

■ 재료: 홀 올리브 3개, 보드카 45ml, 올리브 주스 15ml, 드라이 버무스 20ml, 얼음

■ 만드는 법: 큰 컵에 얼음을 넣은 후 올리브를 제외한 모든 재료를 넣어서 차가워지도록 빠른 속도로 저어준다. 따로 준비한 글라스에 핀에 꽂은 올리브를 넣고 차가워진 내용물을 따라 낸다.

■ "캬~ 속이 확 풀리네"
블러디메리(Bloody Mary)


서양에서 해장술로 유명한 블러디 메리. 소금, 후추에 타바스코 소스까지 들어가는 만큼 그 맛이 여간 특이하지 않다. 때문에 처음 맛 보는 사람들은 바텐더가 실수로 재료를 잘못 넣은 줄 알고 갸우뚱한다지만 한번 맛을 붙이고 나면 술 마신 다음 날 북어국보다 더 간절하게 찾게 되는 최고의 해장 친구다. 짭짤하면서 매콤하게 양념한 토마토의 맛 사이로 살짝 알코올이 느껴지기 때문에 부담스럽지 않게 넘어간다.

토마토는 울렁거리는 속을 가라 앉혀주고 몸 속에 남아 있는 알코올을 빠르게 배출시켜 혈압과 붓기를 가라 앉히기 때문에 숙취 해소 음식을 만들 때 단골로 등장하는 재료다.

가니쉬로 곁들여지는 샐러리는 토마토와 찰떡 궁합으로 상쾌한 맛을 더해줄 뿐 아니라 간 기능을 활성화 시키는 데도 도움을 준다. 양이 많은 편이지만 그 중 반 이상이 토마토 주스이기 때문에 한 잔 마시고 나면 속이 든든해 아침 밥이 필요 없을 정도.

■ 재료: 보드카 45ml, 레몬주스 20ml, 소금, 후추, 우스터 소스, 타바스코 소스 약간씩, 토마토 주스 적당량, 샐러리, 레몬 조각

■ 만드는 법: 큰 글라스에 소금, 후추 타바스코 소스와 우스터 소스를 넣은 후 보드카와 레몬 주스를 차례대로 넣는다. 토마토 주스로 나머지를 채우고 스푼으로 잘 저어준 다음 깨끗하게 씻은 샐러리와 레몬을 곁들인다.

■ "기분up~ 더 주세요"
베이비버즈(Baby Buzz)


‘아기 울음 소리’라는 귀여운 이름을 가진 칵테일. 일반 잔에 만들어도 상관 없지만 이름과 어울리게 젖병에 넣어 쪽쪽 빨아 먹으면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첫 맛은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먹는 것처럼 달콤하고 목으로 삼킬 때쯤 깔루아의 커피향과 알코올의 느낌이 전해져 기분을 ‘업(up)’ 시킨다. 단 맛이 강하기 때문에 주로 여자 친구들끼리의 모임에서 디저트로, 또는 연인 사이에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만들어 보고 싶을 때 마시기 좋다.

우유가 듬뿍 들어가 위장이 보호될 뿐 아니라 쉽게 포만감이 느껴지기 때문에 과음하기가 오히려 어려운 것이 장점이다. 우유의 또 다른 효능은 숙면. 침대에 들어가기 전에 기분 좋게 푹 잘 수 있도록 마시는 술을 ‘나이트 캡’이라고 부르는 데, 베이비 버즈에 얼음을 넣지 않고 마시면 몸을 따뜻하게 하고 수면을 촉진시켜 훌륭한 나이트 캡 역할을 해준다.

■ 재료: 보드카 20ml, 베일리스 아이리시 크림 20ml, 깔루아 20ml, 우유 적당량, 얼음

■ 만드는 법: 젖병 또는 뚜껑이 있는 컵에 보드카, 베일리스 아이리시 크림, 깔루아를 넣고 우유로 남은 분량을 채운 뒤 흔들어 섞는다.

■ "후끈 달아올라요"
베리페스타(Berry fiesta)


복분자를 넣은 달콤한 칵테일. 피처럼 붉은 빛깔과 베리(berry)류에서 느낄 수 있는 새큼한 풍미 때문에 여성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다. 그러나 복분자의 효능을 생각하면 여자들 모임에서만 내놓기는 좀 아까울 듯. 부부 동반 모임, 특히 신혼 부부가 끼어 있을 때 만들어 주면 ‘센스 만점’이라는 칭찬을 들을 수 있다.

복분자는 요강을 뒤집는다는 그 명성 그대로 발기 부전, 정액 부족에 탁월한 효과를 발휘하며 여성의 경우 피부가 고와지고 불임과 노화를 방지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알코올 기운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데다가 체리 주스처럼 쉽게 넘어가기 때문에 내키는 대로 ‘꿀꺽 꿀꺽’ 마시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 재료: 바카디 라즈베리 럼 30ml, 복분자 시럽 15ml, 라즈베리 퍼커 15ml, 크랜베리 주스 45ml, 냉동 라즈베리 2~3알

■ 만드는 법: 냉동 라즈베리를 제외한 모든 재료를 쉐이커에 넣고 얼음과 함께 잘 섞어준 후 예쁜 글라스에 담아 라즈베리를 띄워준다.

◇ 알고 마시면 더 맛있는 칵테일 이야기

1.칵테일 이름에는 왜 특이한 것이 많을까?

섹스 온 더 비치(sex on the beach), 그레이 하운드(gray hound) 등 칵테일에는 유난히 특이한 이름이 많다. 이유인즉슨 미국 금주법 시대에 술꾼들이 감시의 눈길을 피해 몰래 술을 주문하기 위해 붙인 이름들이기 때문이다. ‘어이, 여기 맥주 한 잔’이라고 할 수 없으니 ‘자, 침대로 가자(between the sheets-브랜디로 만든 달고 강한 맛의 칵테일)’라고 말할 수 밖에.

2.칵테일의 건배는 소주나 맥주로 건배할 때와 다르게 해야 할까?

굳이 달라야 할 이유를 대자면 잔 때문이다. 칵테일 글라스는 맥주잔이나 소주잔처럼 두꺼운 유리로 만들어져 있지 않다. 때문에 기분을 내느라 세차게 부딪쳤다가는 주인의 눈치를 보며 산산조각 난 잔을 치워야 할지도 모른다. 잔을 부딪치지 말고 얼굴 높이까지 들어 표시만 해도 충분하다.

3.안주는 다른 술과 똑같이 내도 상관 없을까?

일반적으로 술을 마실 때는 위장 보호나 그 밖의 목적으로 소위 ‘안주발을 세우는’ 경우가 많지만 서양에서는 올리브를 제외하고는 칵테일에 다른 안주를 곁들이는 일이 별로 없다. 그렇다고 곁들여선 안 되는 건 아니다. 카나페, 치즈, 올리브, 땅콩, 건포도 등은 칵테일과 썩 잘 어울릴 뿐 아니라 뱃속을 채워 과음을 막아주기도 한다.

4. 맛있다고 훌쩍 마셔버린 칵테일, 물을 많이 마시면 희석이 될까?

개중에는 계획보다 많이 마셨다고 토해내는 이도 있는데 그보다는 물을 마시는 편이 낫다. 간이 알코올을 해독하기 위해서는 마신 술의 10배 가량의 물이 필요하다고 하니 간에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한다면 열심히 물을 마시도록. 잘 때는 오른쪽으로 누워서 잔다. 그냥 누워 있을 때보다 약 30% 이상의 혈액이 간에 공급돼 해독 작용이 활발해진다.

도움말: W서울 워커힐 ‘Woo bar’ 매니저 조슈아 장

참고 서적: <술, 알고 마시면 100배가 즐겁다> 박만선 편저, 전원문화사

<세상에서 가장 로맨틱한 유혹, 칵테일 만들기> hamlyn편집부, 넥서스books

<한 손에 잡히는 칵테일&위스키> Kenshi Hirokane 지음, Cookand㈜베스트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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