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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무료 전시관] 아이들과 '문화 예술 놀이터' 가볼까
'종이나라 박물관' '우표 문화누리'등 체험 콘셉트로 관객 유혹




김청환기자 chk@hk.co.kr



이효숙(39.여) 씨는 무료 전시관을 즐겨 찾는다. 돈 들이지 않고 아이들과 재미있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겨울 나들이 하기에도 더 없이 좋은 장소다.

지난달 30일 서울 장충동 ‘종이나라 박물관’에서 만난 이 씨는 “찾아보면 좋은 무료 전시관이 많다”며 “아이들이 만져보고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전시관을 더 좋아한다”고 말했다.

정연경(39.여) 씨는 겨울에 더 무료 전시관을 즐기는 편이다.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충무로1가 서울중앙우체국 지하 ‘우표문화누리’에서 네 살배기 아들과 관람을 하던 정 씨는 “전보다 무료 전시관이 부쩍 많아졌다”며 “특히 추운 겨울에 무료 전시관을 잘 이용하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기온이 뚝 떨어진 겨울방학, 아이들의 지적 능력과 문화예술적 재능에 자양분이 될 수 있는 체험형 실내 무료 전시장에 주목할 만 하다. 작년 5월 1일부터 무료개관을 실시한 국립중앙박물관은 일일 평균 관람객수가 이전에 비해 54% 증가한 8,108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같은 시기 무료화 한 국립현대미술관의 관람객은 30%정도 증가했다.

지난달 24일부터 <한국근대미술걸작전> 기획전을 무료개관 하고 있는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미술관의 일일평균 관람객수는 2,000여명에서 3,000여명으로 늘었다.

‘건국 60주년’을 내세우며 전국의 17개 국립 박물관, 미술관이 일제히 무료화에 돌입해 올해까지 시한을 연장한 의도를 놓고는 의견이 엇갈린다.

유료 개인 박물관 관계자들은 “인기가 떨어진 정부가 이를 만회하려 포퓰리즘 정책을 펴고 있다”며 울상이다.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지난달 31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국민의 문화향유권을 늘리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미술관 관계자는 “이번 무료 기획전은 건국 60주년 기념 사업의 일환”이라고 답변하기도 했다.

정부의 의도가 어떻든 무료 전시관의 장점은 충분히 활용할만 하다.

전시관들은 최근 체험콘셉트로 관람객의 흥미를 끌면서도 자생력을 갖추려 노력하고 있다. 정준영 방송통신대 문화교양학부 교수는 “최근 콘셉트를 갖고 전문화하는 체험형 전시관을 다니며 아이들의 적성을 발견하는 기회로 삼을 수도 있다”며 “아이들에게 무언가 해야한다는 강박관념을 심어주기보다는 자연스럽게 문화를 스스로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 정 교수는 이어 “박물관은 어떤 개인이나 기관의 관점에 의한 정치적 해석에서 전시가 이뤄지는 경우도 있다”며 “전시물을 무조건 수용하기보다는 넓은 시각에서 주체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겨울철, 아직 일반에 널리 알려지지 않아 한적하면서도 실내에서 따뜻하게 즐길 수 있는 체험형 무료전시관은 도심 한가운데도 꽤 많다.

1- 서울애니메이션 센터 체험전시관. 아이들이 클레이를 직접 만들고 옮기며 찍어가면서 애니메이션을 만들어보고 있다.
2- 손으로 화면에 비춘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색칠하고 있다.
3- 발로 바닥에 비춘 그림을 밟으면 애니메이션이 반응한다.
4- 서울애니메이션 센터 체험전시관.


■ 서울애니메이션센터
고사리 손으로 애니메이션을 직접 만들어보는 전시관


관람객이 직접 애니메이션을 만들어볼 수 있는 체험형 무료 전시관이 서울시내 한복판에 새단장 해 관람객의 흥미를 돋울만 하다.

서울애니메이션센터는 서울 한복판인 예장동의 남산중턱에 있어 서울지역 어디서나 비슷한 시간에 도달할 수 있다. 지난 10월 새단장 한 캐릭터체험전시실은 애니메이션에서 많이 쓰이는 갖가지 밝은 색감으로 꾸며진 센터 건물 1층 왼쪽에 자리하고 있다.

이 전시실 1관에서는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의 캐릭터를 클레이(점토와 비슷)로 직접 만들어 위치와 동작을 바꿔가며 디지털카메라로 찍어 한편의 애니메이션을 직접 제작해볼 수 있다. 상주직원이 재료를 제공하며 제작과정을 돕는다. 어린이들이 가장 좋아할만한 체험형 전시실이다.

바로 옆에 있는 전시실에서는 국산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활용한 전시관을 무료 개방한다. 원통에 설치한 만화캐릭터가 돌아가며 만화제작의 원리를 보여주는 전시물이 눈에 띈다. 화면에 비친 자기 모습을 보며 북 연주 등을 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 게임기, 움직이는 마징가 제트 등이 돋보인다.

서울애니메이션센터 1층에는 이외에도 애니메이션 기획전시장이 있으며 애니메이션 전용극장이 있다. 서울애니메이션센터 내 만화의 집에 있는 도서정보실에는 만화, 애니메이션을 비롯한 갖가지 문화자료를 열람할 수 있다.

다만, 남산 중턱에 있어 전철 등의 대중교통을 이용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 일부 애니메이션 게임 프로그램 등에 영문이 그대로 있어 아이들이 쉽게 이용하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캐릭터체험전시실 중 스톱모션 애니메이션관은 2월께 1천원선에서 유료화 할 예정이다. 체험전시실의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제작 체험관은 평일 하루 평균 20명 내외가 이용하고 있다. 매주 월요일과 국경일은 휴관한다.

■ 우표문화누리
붙어 있는 우표가 아니라 만져보는 우표


우표문화누리는 서울 충무로1가 서울중앙우체국 지하 2층에 있어 접근성이 뛰어나면서도 정적인 느낌을 주는 우표전시물을 체험형으로 전시해 호응이 예상된다.

우표체험마당에 있는 올록볼록 우표만들기 코너에서는 그림을 고른 뒤 백지의 엽서종이에 맞춰 찍으면 한편의 훌륭한 그림엽서를 직접 만들어볼 수 있다.

향기우표 코너에는 우체국이 특별 발행한 향기우표 전시상자에 구멍을 내놓아 관람객이 직접 우표의 향기를 맡을 수 있게 했다. 터치스크린을 통해 O,X퀴즈를 풀면서 관람하며 배운 우표에 관한 상식을 직접 점검할 수 있게 했다. 전시관은 우표수집교실을 운영해 우표수집에 필요한 보존, 분류보관 방법 등을 배울 수 있다.

우표정보마당에서는 우리나라에서 발행된 모든 우표(2,700종)를 직접 볼 수 있으며 우표수집에 대해 쉽게 배울 수 있는 ‘우표수집가의 방’에도 들러 볼 수 있다. 터치스크린을 통해 우표에 색칠도 하고, 우표 디자인 및 인쇄 과정을 살펴볼 수 있으며 전시관 방문기념으로 나만의 우표도 만들 수 있다.

지난해 11월 7일 개관한 우표문화누리는 서울중앙우체국 재건축과 함께 천안으로 이전한 우정박물관을 대신해 홍보관 형태로 만들어졌다. 지상이 아닌 지하에 있는데다가 실내가 다소 어둡다는 단점도 있다. 우표문화누리는 공휴일에 쉰다.

5- '첼로' 김민이. 종이나라박물관
6- 종이나라 박물관 전경
7- 우표문화누리. 한 어린이가 고른 그림을 넣고 기계를 돌리고 있다. 이 기계를 통하면 관람객이 직접 골라 넣은 그림이 들어간 그림엽서가 나온다.
8- '정물' 한성자. 종이나라박물관
9- 'Lift in the Body' 박아영. 종이나라박물관


■ 종이나라 박물관
종이를 접으면 예술품이 된다


종이를 이용해 다양한 현장체험을 할 수 있는 박물관이 있어 겨울철 문화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

서울 장충동 종이나라 박물관에 있는 문화센터에서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종이접기 강의를 비롯해 종이조각 미술, 지호공예, 지승공예, 색지공예, 한지그림, 북아트를 비롯한 다양한 체험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종이로 만든 것으로 믿기 힘들만큼 예술적인 종이소재를 활용한 미술품들이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2008년 대한민국 종이문화예술작품공모대전 주요 입상작이 눈길을 끈다. 대상을 받은 박아영의 는 색깔 종이띠를 화판에 붙인 뒤 일일이 들어올려 인체 근육조직을 입체적이고 사실감 있게 표현했다.

동상 수상작인 홍재경의 <급류>는 일일이 가위로 자른 색종이를 붙여 바위 사이로 쏟아지는 급류를 입체감 있게 표현한 수작이다. 특별상을 받은 <정물>은 채색 없이 신문지를 말아 붙여 꽃과 꽃병을 표현했다.

종이나라 박물관에서는 닥종이 예술로 유명한 김영희 작가의 작품을 비롯해 종이로 만든 청자술병, 안경집 등 신기한 종이 미술품을 볼 수 있다.

미국 뉴욕 등에서 전시회를 개최해 해외에서 더 유명한 전광영 작가의 작품 역시 눈길을 사로잡는다. 그의 작품은 조각한 스티로폼을 한지로 싸고 색감을 입힌 것의 조합으로 작가의 세밀한 작업과 묘사력에 경탄을 금치 못하게 한다.

쉽게 훼손되는 재료의 특성상 ‘매너’있는 관람이 요구되는 전시관이다.

이 전시관에 전시된 <사물놀이> 종이인형 중 하나는 누군가의 손길을 타 넘어져 있기도 했다. 이정아 종이문화재단 국장은 “만지지 말라면 더 만지고 싶어하는 본능이 누구나 있기 때문에 그런 관람객들을 이해한다”면서도 “최대한 원상태를 유지해 여러 사람이 볼 수 있도록 배려하는 관람태도가 아쉽다”고 말했다.

이 박물관은 색종이 대표 상표인 종이나라 주식회사가 지난 1999년 12월 개관해 운영하고 있다. 종이나라박물관은 지하철 동대입구역에서 가까우나 주차공간이 협소할 뿐 아니라 찾기 힘들어 아쉬움이 있다. 종이나라박물관은 매주 일요일과 공휴일에 휴관한다.

10- '길상도병풍' 19C. 한국자수박물관
11- '왕비용 방석' 17C. 한국자수박물관


■ 한국자수박물관
실과 사패를 직접 체험


실과 바늘을 이용한 자수를 직접 배울 수 있을 뿐 아니라 예술품의 단계로까지 발전한 정교한 자수작품을 볼 수 있는 무료 박물관이 있다. 서울 논현동 한국자수박물관이 그것.

기획전을 연이어 여는 한국자수박물관에서는 전시와 관련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수시로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열린 <실꾸리·사패전> 기간 동안에는 다문화가정의 결혼이주여성을 대상으로 강의를 열었다. 이 강연에서 이주여성들은 우리 전통문화가 스며있는 오방쿠션과 도자기를 직접 제작했다.

박물관 소장품인 <길상도 병풍>은 조선시대 후기 왕후나 공주의 것으로 추정되는 내실용 병풍자수로 궁중소속 여성장인인 수방상궁이 수놓은 작품이다. 매 첩마다 화분 16개와 4구(句)4행(行)의 16자로 된 축원문이 수놓여 있다. 이 한시는 궁중의 경축연회시에 행사했던 춤인 정재무(呈才舞)에 붙인 창사(唱詞)로서 태평성대를 축원하는 내용이다.

17세기 왕비가 썼던 것으로 추정되는 자수 방석 역시 눈길을 끈다. 방석에 들어가 있는 봉황은 당시 왕실에서만 쓸 수 있었던 상징이다. 이 작품은 모란과 목련 등 부귀영화를 상징하는 화려한 문양으로 꾸며져 있다.

박물관에는 자수가 들어간 조각보를 비롯한 다양한 자수 작품이 전시돼 있다. 3월 5일까지는 실을 감아 보관했던 사패 등 200여점의 진귀한 실꾸리를 전시한다. 상아상감, 화각 등 진귀한 재료로 만들어진 사패는 정교한 조각으로 예술성이 높은 것이 여럿이다.

한국전력 상무와 감사를 지낸 허동화(83) 관장은 인사동 등에서 예술적 가치가 월등한 자수공예품이 버려지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 자수작품 수집을 시작했다. 1978년 6월 국립중앙박물관 전통자수특별전을 시작으로 미국, 영국, 일본, 프랑스, 독일 등 해외에서만 40번 넘게 한국 전통자수 기획전을 열였다.

허 관장의 아내는 현재 한국자수박물관 바로 옆에서 병원을 운영하며 박물관 운영비를 보태고 있다. 허 관장은 문화예술의 저변확대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서울시문화상 등을 받았다.

한국자수박물관은 평일 하루 평균 20명의 관람객이 방문하며, 해외전시회 등을 통해 알려져 한국문화에 관심이 많은 외국인들이 주로 찾고 있다. 상가지역에 있어 주차공간이 절대 부족하며 토,일요일을 비롯한 주말에 휴관해 아쉬움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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