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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물 100선' 그것이 궁금하다
[ISSUE & CULTURE] 대통령이 대통령에게 준 선물은?
행안부 발간… 군사정권·문민정부, 부자나라·가난한 나라 따라 다양한 물품 받아





김청환기자 chk@hk.co.kr



역대 대통령이 받은 선물 중 군사정권은 총과 칼을 비롯한 무기류 장신구를 선물 받는 경우가 많고, 민주정부는 다기(茶器)와 그림 등의 문화예술품을 선물 받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난한 국가의 국빈 선물이 화려하고, 강대국의 선물은 오히려 소박한 문화예술품인 경향 역시 두드러지며 용도를 쉽게 짐작할 수 없는 특이한 선물도 눈길을 끈다.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 대통령기록관은 지난달 19일 역대 대통령이 받은 선물 100선 도록인 <대통령 선물 100선>을 발간했다.



1- 엽총(탄띠포함)
케난 에브렌 터키 대통령 / 전두환 대통령에게 선물
터키 케난 에브렌 대통령은 1982년 12월 20일부터 24일까지 한국을 방문했다. 전두환 대통령은 21일 에브렌 대통령을 청와대에 초청하여 양국 정상은 선물을 교환한 후, 정상회담을 가졌다.

2, 5- 합(盒)
수파차이 파니차팍 태국 부총리 / 김대중 대통령에게 선물
태국 수파차이 부총리는 2000년 4월 1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의 새로운 번영과 화합을 위한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포럼에는 21개 회원국의 고위 관료 및 국제기구 인사, 세계 석학 등 국내외에서 8백여명이 참석해 구조개혁과 자유화를 통한 경제위기의 극복, 경제위기 재발 방지를 위한 금융체제 개선, 사회 경제적 불균형 완화를 위한 지역 협력방안 등을 논의했다. 또한, 수파차이 부총리는 김대중 대통령 접견시 방한 기념으로 합(盒)을 선물하였다.

3- 장식용 장검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초대 대통령 / 노무현 대통령에게 선물
예멘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은 2005년 4월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간의 일정으로 예멘 대통령으로는 첫 공식 방한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26일 오전 살레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양국간 실질 협력관계 증진방안을 협의하고 북핵문제를 포함한 한반도 및 중동 정세 등 국제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등 정상회담을 가졌다. 또한 살레 대통령은 방한 기념으로 노무현 대통령에게 은제(銀製) 장식용 장검을 선물하였다.

4- 장식용칼
수하르토 인도네시아 대통령 / 전두환 대통령에게 선물
인도네시아 수하르토 대통령 내외는 전두환 대통령의 초청으로 1982년 10월 16일부터 19일까지 한국을 공식 방문했다. 수하르토 대통령의 방한은 전두환 대통령이 아세안 5개국 순방의 일환으로 1981년 6월 인도네시아를 방문한 데 대한 답방으로, 수하르토 대통령은 방한 기간 중 전두환 대통령과 정상 회담을 갖고 한반도의 정세를 포함한 아시아 및 국제 정세 전반과 상호 공동 관심사에 관해 의견을 나누며 정치, 경제, 문화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양국의 관계 증진 방안을 협의 했다. 수하르토 대통령은 방한 기념으로 전두환 대통령에게 전통칼을 선물했다.

6- 총
압델 아지즈 부테플리카 알제리 대통령 / 노무현 대통령에게 선물
노무현 대통령은 2006년 3월 6일부터 14일까지 아프리카 3개국 이집트, 나이지리아, 알제리를 방문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12일 마지막 방문국인 알제리를 방문하여 압델 아지즈 부테플리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를'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합의했으며, 방문 기념으로 권총을 선물받았다.

■ 군사정권엔 총과 칼 선물을

국가기록원이 공개한 대통령이 받은 선물은 각 대통령의 성향과 일치하는 현상을 보였다. 군사정권이었던 전두환, 노태우 정권 시절에는 유독 총과 칼을 비롯한 무기류 선물을 많이 받았다.

전두환 대통령은 1982년 수하르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으로부터 금제 칼집과 유리장식이 박힌 화려한 장식용 칼을 선물받았으며, 1984년에는 할리파 빈 하마드 알 사니 카타르 국왕으로부터 금제와 은으로 장식된 장검을 선물받았다. 1982년에는 케난 에브렌 터키 대통령으로부터 엽총과 탄띠를 선물받기도 했다.

노태우 대통령은 1988년 수하르토 인도네시아 국왕으로부터 금과 유리장식이 박힌 장식용 칼을 선물받았으며 1991년에는 아즐란 말레이시아 국왕으로부터 금으로 정교하게 도금된 보도(寶刀)를 선물받았다.

■ 민주정부엔 문화예술품을

‘문민정권’을 표방한 김영삼 대통령 시기 이후에는 그림과 다기(茶器)류를 비롯한 생활, 문화예술용품이 대통령이 받은 선물 목록에서 두드러진다.

그림선물을 가장 많이 받은 사람은 김대중 대통령이다. 김대중 대통령은 1999년 음베키 타보 남아공 대통령으로부터 그림액자를 선물받았으며 1998년에는 홍콩을 방문해 퉁치화 중국 홍콩특구행정수반으로부터 서화첩을, 2000년에는 압둘라만 와히드 인도네시아 대통령으로부터 <신화도>를 선물받았다.

김영삼 대통령은 자기를 비롯한 공예품을 주로 선물받았다. 김영삼 대통령은 1999년 방한한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으로부터 커피잔 세트를, 1995년 넬슨 만델라 남아공 대통령으로부터 서양장기를 선물받았다.

노무현 대통령은 2005년 에르도안 터키 총리로부터 장식용 도자기를 선물받았다. 노무현 대통령 역시 총과 칼을 선물받기도 했지만 이전 정권에서 받았던 무기류 선물과 달리 조각이 세밀하고 크기가 작아 장식용도가 훨씬 확연하게 드러나며 예술품 느낌을 준다.

노무현 대통령은 2006년에 부테플리카 알제리 대통령으로부터 금제 총을 선물받으며, 2005년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에게서 화려한 은제 장식용 장검을 선물받았다. 2006년에는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으로부터 전통 칼을 선물받았다.

■ 부자 나라 선물 vs. 가난한 나라 선물

빈국이 오히려 화려한 고가로 추정되는 선물을 하는 경향이 있었다. 수하르토 인도네시아 총리가 전두환, 노태우 대통령에게 각각 선물했던 장식용 칼은 모두 유리장식을 박고 금제와 상아를 세밀하게 조각한 매우 화려한 것이다.

샤 아즐란 말레이시아 국왕이 1991년 노태우 대통령에게 선물한 보도 역시 화려한 조각을 한 금제다. 엘 하지 오마르 봉고 가봉 대통령이 1996년 김영삼 대통령에게 선물한 사람 모형 장식품은 금으로 칠해져 있다.

부국의 선물은 반대로 소박한 경우가 많았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2003년 노무현 대통령에게 예술적인 커피잔 세트를 선물했다. 미테랑 프랑스 대통령은 1993년 김영삼 대통령에게 접시모양의 도자기를 선물했다. 요하네스 라우 독일 대통령은 2002년 김대중 대통령에게 흰색의 소박한 자기 항아리를 선물했다.

■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그 용도에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경우도 있다. 수파차이 태국 부총리가 2004년 에이펙(APEC)에서 김대중 대통령에게 선물한 합(盒)은 은색과 금색의 전통문양이 있는 그릇 위에 뚜껑이 있다.

합은 전통제례 등에도 사용되며 물건 등을 보관할 수 있다. 아키히토 일본국왕은 1994년 방일한 김영삼 대통령에게 부부사진을 액자에 담아 선물했다. 이번에 공개한 100선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스웨덴 국왕 역시 부부사진을 선물한 바 있다.

선물인지 아닌지 헛갈리는 경우도 있다. 슈라이어 캐나다 총독은 1982년 전두환 대통령에게 인디언 장갑과, 가죽신 세트를 선물했다. 세디요 멕시코 대통령은 1997년 김영삼 대통령에게 나무판에 구슬을 붙인 민속탈을 선물했다.

국가기록원 관계자에 따르면 몽골 대통령은 전통 몽골텐트를 선물로 보내오기도 했다. 중동국가에서 양탄자를 선물한 경우도 있다. 대통령이 받은 선물 중에는 수저, 포크, 나이프 등 100여개가 한 상자에 들어간 주방용품 세트도 있다. 김영삼 대통령은 체코 대통령으로부터 샹들리에를 선물받기도 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싱가폴에서 전자제품인 발 마사지 기계를 선물 받았다.

한편, 북한으로부터 받은 선물은 이번 공개에 거의 포함되지 않았다. 평양에서 남북정삼회담을 한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이 북측으로부터 받은 선물이 일절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명단에서 공개된 북측 선물은 연형묵 북한 총리가 1990년 노태우 대통령에게 선물했던 소라장식 도자기, 박정수 북한 I.P.U.단장이 90년 노태우 대통령에게 준 술 정도다.

■ 어떻게 관리하나

국가기록원에 따르면 지난 1989년 <공직자윤리법> 제정 후 공직자가 시가 100달러 이상의 선물을 수령한 경우, 신고 및 국고 귀속을 의무화했다. 지난 2008년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 대통령기록관은 국립민속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던 대통령이 받은 선물과 목록 4000여점을 넘겨받았다.

이전에는 대통령이 받은 선물은 대통령비서실에서 행정안전부로 넘겼다 국립민속박물관이 보관했었다. 또, <공직자윤리법> 시행 이전에는 역대 대통령이 받은 선물을 신고할 의무가 없어 정확한 수량 파악이 돼 있지 않다. 이들 중 일부는 국립민속박물관, 김대중도서관 등에 분산 보관돼 있으며 대통령 유족 개인 소장품도 있다.

국가기록원은 이들 선물을 별도의 수장고에서 각각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 카드를 붙여 움직임을 파악하며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수장고에는 국가기록원 직원이라 할지라도 별도의 출입카드가 없으면 들어갈 수 없다. 국가기록원이 보관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이 받은 선물은 당선인 시절에 받은 서예액자를 포함한 13여점이다. 현직 대통령이 외교상 받는 선물은 대통령 비서실을 거쳐 행정안전부에서 관리한다.

김호진 고려대 행정학과 명예교수는 “위엄을 세우려는 왕정국가나 독재국가의 선물이 오히려 화려한 경우가 많다”며 “약소국가의 선물은 상당히 정치적 의미를 담은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외교적 선물은 기억을 남기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기 때문에 상대의 취향만 고려하기보다는 고유한 전통문화를 상징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대통령 개인에게 선물을 줬다기 보다는 국민의 대표자에게 준 것이므로 공개를 원칙으로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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