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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문화마케팅-글로벌 기업] 삼성전자, 명소 선점… 프리미엄 깃발 꽂았다
세계 유수 박물관, 유명 궁전 등 특급 관광지에 스폰서십 제공
엄청난 숫자의 잠재 고객에 일류 브랜드 이미지 자연스레 심어





김윤현 기자 unyon@hk.co.kr  



미국 뉴욕 JFK 공항 휴대폰 손조형물


지난해 9월12일 스위스 베른주 융프라우 산. 유럽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기차역으로 유명한 융프라우요흐(해발 3,454m) 스핑스홀에서는 삼성전자와 융프라우철도 간의 스폰서십 계약 체결식이 열렸다.

융프라우는 1912년 산악열차가 개통된 이래 해마다 전 세계로부터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유럽의 명산 중 하나다. 2007년 방문객 숫자만 해도 무려 150만여 명에 달했다.

삼성전자는 바로 이곳에 삼성의 깃발을 꽂았다. 스폰서십을 통해 융프라우 산의 주요 기차역과 전망대 등지에 자사의 대형 LCD-TV와 LCD 모니터는 물론 광고를 설치함으로써 지구촌 관광객들에게 삼성의 높은 기술력과 브랜드를 동시에 알리는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된 것이다.

삼성전자는 나아가 알프스 산악열차 100주년을 맞는 2012년까지 한글 안내책자 인쇄비와 관광객용 오디오가이드를 지원하고 휴대폰 충전소를 설치하는 등 다양한 브랜드 홍보 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융프라우에서 깃발을 꺼내든 배경에는 명확한 마케팅 전략이 깔려 있다. 수많은 (잠재)고객들이 찾는 관광명소에서 자연스레 브랜드를 노출함으로써 삼성의 인지도와 친근감을 제고하는 한편 경쟁 브랜드와 차별화되는 ‘프리미엄 이미지’를 각인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삼성전자의 마케팅 방식은 이른바 ‘명소 마케팅’으로 불린다. 말 그대로 자연과 역사, 그리고 문화가 살아 숨쉬는 명소를 선점해 전략적 마케팅의 무대로 적극 활용하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특히 유럽 시장에서 옛 왕가의 위엄과 전통을 간직하고 있는 유명 궁전을 명소 마케팅의 대상으로 집중 공략하고 있다. 영국의 버킹엄 궁, 프랑스의 엘리제 궁, 오스트리아의 쇤부른 궁과 벨베데레 궁 등이 그런 예다. 궁전을 타깃으로 삼는다고 해서 ‘로열(royal) 마케팅’으로 부르기도 한다.

지난해 10월 LCD-TV 등을 설치한 벨베데레 궁은 오스트리아 국민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궁전으로, 현재 연간 60만 명의 관람객이 찾는 미술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벨베데레 궁에서 지난해 10월부터 올 1월까지 열린 오스트리아의 세계적인 현대 미술가 구스타프 클림트의 작품 ‘키스’ 탄생 100주년 기념 전시회를 후원하기도 했다.

세계 유수의 박물관도 삼성전자의 주요 문화 마케팅 대상이다. 세계 4대 박물관으로 꼽히는 바티칸 박물관을 찾는 관광객들은 2007년 초부터 삼성전자 LCD 모니터를 통해 박물관 현황과 전시 정보를 제공받고 있다. 바티칸 박물관의 방문객 숫자는 연간 400만 명에 달한다. 이들 대다수는 ‘삼성의 창(窓)’을 통해 과거를 들여다보게 되는 셈이다. 그만큼 브랜드 홍보 효과는 돈으로 따지기 어려울 만큼 크다.

이밖에 연간 방문객이 640만 명에 이르는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세계 최초의 공공박물관인 영국 대영박물관, 러시아 에르미따쥐 박물관, 미국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대만 고궁박물관 등 각국을 대표하는 세계적 박물관에도 삼성 브랜드가 입성해 있다.

1- 두바이 노벨박물관 순회 전시회
2- 오스트리아 쇤부른 궁전에 설치된 삼성전자 LCD 디스플레이


유럽인들에게 존경받는 역사적 위인들의 박물관에서도 삼성 브랜드를 어김없이 볼 수 있다. 모차르트 박물관(오스트리아), 푸쉬킨 박물관(러시아), 노벨 박물관(스웨덴), 로댕 박물관(프랑스), 고흐 박물관(네덜란드) 등에 삼성전자 LCD 디스플레이가 설치돼 있는 것.

삼성전자는 노벨 박물관이 노벨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기획한 세계 투어 전시회 ‘알프레드 노벨: 혁신의 네트워크(Alfred Nobel: Networks of Innovation)’를 단독 후원하고 있기도 하다. 세기의 혁신가로 평가받는 노벨의 전시회를 뒷받침함으로써 혁신적 기업 이미지를 제고한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펼쳐 나가는 문화 마케팅 방식은 ‘공익적 기업’ 이미지를 창출하는 데도 큰 기여를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문화와 역사에 대한 자부심이 남다른 유럽인들에게는 ‘전통을 알고 존중하는 기업’이라는 인식을 은연중에 뿌리내렸다는 평가다.

현지인들의 문화를 파고드는 마케팅 활동의 성과도 눈부시다. 가장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프랑스 시장에서의 압도적 1위 등극을 들 수 있다. 삼성전자는 프랑스 휴대폰 시장에서 점유율 40% 고지를 넘으며 세계 1위 휴대폰 업체인 노키아를 두 배 이상 앞지르고 있다. 뿐만 아니라 LCD-TV, PDP-TV 등 다른 주요 가전제품 시장에서도 정상의 반열에 올랐다.

삼성전자가 까다롭기로 소문난 프랑스 시장을 휘어잡은 비결 중 하나가 바로 문화 마케팅이다. 특히 프랑스 국민들의 기호를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요리, 패션, 미술, 음악 등을 핵심 마케팅 도구로 삼은 게 주효했다는 평가다.

가령 요리 마케팅의 경우 프랑스 5대 음식점 안내서의 하나인 ‘샹페라’와 함께 매년 펼치는 ‘삼성-샹페라 전국 투어’로 톡톡한 효과를 봤다. 삼성전자는 방문 도시마다 일류 요리사와 최고 식당을 선정해 시상하는 행사를 개최하는 한편 지역 명사들과 거래선을 초대해 기념 만찬을 베풂으로써 자연스레 돈독한 유대감을 쌓아가고 있다.

다양한 문화 마케팅의 결과는 탁월한 경영 실적으로 입증된다. 특히 유럽 시장에서 LCD-TV는 2005년부터, 또 LCD 모니터는 2007년부터 각각 1위에 등극했다. 삼성이 명실상부한 ‘프리미엄 브랜드’로 도약하는 데 문화 마케팅이 혁혁한 공을 세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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