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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CEO] 시민 고객의 행복 증진을 위하여
서울시 문화시정
광화문 광장 조성·하이서울페스티벌 등 디자인 서울 계획 착착





김청환 기자 chk@hk.co.kr



위-서울시 선유도 물위의 오케스트라 공연 장면
아래-서울시 선유도 서울거리 예술공연 장면


"오늘 센트럴파크에서 멧돼지와 마주쳐 흠칫 놀랐다." 미국 뉴욕시민이었던 극작가 마크 트웨인(1835~1910)이 남긴 기록이다. 1850년대 뉴욕시장 선거때부터 공원 건설 움직임이 활발해져 1960년대에야 완성된 이 공원이 황무지에 만들어진 철저하게 계획된 도심 속 자연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옴스테드의 설계에 의해 뉴욕시는 진창에 불과했던 도심 한가운데에 물을 끌어 관개수로를 정비했고 수만 그루의 나무를 심고 잔디를 깔았다. 센트럴파크는 면적 3.4km2에 이르는 사각형의 길쭉한 형태로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도시공원이 됐다.

문화는 단순히 휴식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도시 경쟁력과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센트럴파크 안팎에는 시립미술관, 구겐하임 미술관,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을 비롯한 문화벨트가 형성돼있다.

세계적인 문화예술인들이 뉴욕에 터잡았고, 뉴욕시가 브로드웨이, MoMA, 소더비, 뉴욕필 팝아트를 보유하는 데 센트럴파크는 분명 작은 시작이었지만 튼튼한 기여를 했다. 이들은 연 212억 달러의 경제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뉴욕시가 1년 동안 문화예술로 끌어들이는 관광객은 4,600만여명에 이른다.

"문화가 바로 도시 경쟁력"

서울시가 "문화가 곧 돈이다"를 외치는 이유다. 서울시는 최근 '컬처노믹스(culturenomics)'라는 키워드를 내세우며 도심의 문화공간 콘텐츠에 대한 투자는 곧 도시경쟁력임을 강조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2007년 5월께 공공기관 최초로 '디자인서울총괄본부'를 신설해 시정 전반을 디자인으로 통합한다는 계획을 본격화했다.

'컬처노믹스'는 원래 '다국적 기업이 외국에 신상품을 마케팅할 때 우선 해당 도시의 문화를 정확히 파악해야 성공적인 마케팅을 할 수 있다'는 뜻이지만, 서울시는 이를 '문화에 있는 여러 기능 가운데 간과하기 쉬운 경제적 기능을 강조해 도시경영에 적용, 문화예술을 원천으로 고부가가치를 창조하고 도시경쟁력을 높인다'는 뜻으로 활용하고 있다.

문화도시로서 서울시의 계획과 실천은 일정 수준의 성과를 이뤄냈다. 문화시정의 성과를 '하드웨어(공간)'와 '소프트웨어(내용)'로 구분할 때 그 무게감은 결코 가볍지 않다.

문화시정의 궁극적인 목표가 '시민고객의 행복 증진'이라는 개개인의 삶과 연계돼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공간의 재창조

문화경쟁력 확보에 있어 서울시는 하드웨어인 문화공간 확보에 역점을 둬왔다. 과밀화, 포화된 도시 여건에 따른 것으로 도심 한가운데 문화공간의 재창조가 두드러진다.

서울시는 올 6월 완공 목표인 광화문 광장 조성사업을 통해 서울시 한 복판을 시민들에게 녹지공간으로 내준다. 또한 시청사 재개발에 도서관 공간을 포함시켜 도심을 시민들의 문화공간으로 돌려줄 계획이다. 최근에는 한강변에 고층건물 신축을 허가하는 대신 건축부지 25%이상을 녹지공간으로 개발할 경우 특혜를 주기로 했다.

문화시정의 아이콘을 만들려는 노력 역시 계속되고 있다. 서울시는 건립이 한창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파리의 에펠탑이나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처럼 도시를 대표하는 공간으로 재창조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내세우고 있다. 건물설계상 유선형의 곡선과 지면 위의 녹지공간이 돋보인다. 서울시는 2011년 이 건물을 완공해 서울의 랜드마크로 관광객을 유치하는 한편 세계적인 패션의 메카로 침체된 강북도심에 활기를 더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강르네상스 계획 역시 올 9월쯤이면 가시적인 성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시는 마곡, 여의도, 난지 등에 한강의 8개 지역을 공연유람선이 다니는 공연문화, 수상레저, 엔테테인먼트 공간으로 개발하고 있다.

문화거점은 문화의 향기를 시내 전역으로 확산시키는 역할을 한다. 서울시는 문화자원이 밀집된 인사동, 홍대 지역, 대학로를 3개 문화거점 지역으로 특화해 각각 전통, 창의예술, 공연문화의 공간으로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남산 드라마센터, 시청 남산 별관, 남산 창작센터를 연계한 남산 예술창작 클러스터를 추진하고 있다. 강남 신사동과 마포지역에 자생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디자인클러스터에 지원센터를 만들고 상암동 DMC 내에 20여개의 디자인창작스튜디오를 만들고 있다.

1-동대문 디자인 플라자&파크 조감도
2-서울시청 신청사 조감도
3-광화문 광장 재개발 조감도


콘텐츠의 재창조

문화 콘텐츠를 시민들이 가까운 곳에서 쉽게 접할 수 있게 하고, 문화 콘텐츠 확보의 기반인 문화창작활동을 도운 것 역시 서울시 문화시정의 성과다. 시민일반의 문화 향유권을 늘리고 소외계층까지를 끌어안으려는 노력이 있었다.

하이서울 페스티벌은 시민들의 문화 향유권 확충의 대표적인 성과물이다. 서울시는 서울광장과 한강지구, 시내 주요 지역에서 하이서울페스티벌을 계절별로 열어 시민들이 싼 값이 문화예술을 접할 수 있게 했다. 지난해는 서울광장에서 매일 저녁 8시 총 50여회의 공연을 열어 6만 7천여명이 시민이 문화예술 공연을 무료로 관람했다.

문화예술 공연을 시 구석구석까지 확산시키기 위한 노력도 계속됐다. 문래동 등지에서 찾아가는 시민공연을 작년 한해만 총 654회 실시했으며 서울시내 곳곳에 24곳의 도시갤러리가 설치됐고 지하철과 버스 등에 시 작품을 게시하고 있다.

소외계층의 문화 향유권 확충을 위한 시의 노력 역시 돋보인다.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천원의 행복' 행사를 열어 작년 한해만 복지시설, 한부모가정 청소년을 비롯한 3,780여명이 이 행사를 통해 문화예술을 접하게 했다. 서울시는 1만여명의 문화권장계층, 1만 6,000여명의 저소득층 청소년들에게 각각 무료 공연관람, 공공체육시설 이용권을 제공하는 문화.스포츠 바우처 사업을 벌이고 있다.

또, 지난해 313명의 서울시내 노숙인을 대상으로 '희망의 인문학 강좌'를 열어 재활의지를 북돋기도 했다.

창작지원 활발

창작활동의 지원으로 서울시의 문화경쟁력을 저변에서 높이기 위한 노력 역시 기울이고 있다. 서울시는 올 3월부터 12월까지 순차적으로 금천, 연희동, 영등포, 성북, 신당동, 남산, 홍대를 비롯한 7개 지역에 문화예술 창작공간을 준공한다.

또, 서울 아트 시드(Seoul Art Seed)를 만들어 서울시가 문화예술인과 기업투자가의 만남을 지원하며 서울신용보증재단을 통해 콘탠츠 제작자에 대한 대출 및 이행을 보증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지난해부터 '서울디자인올림픽'을 열어 문화공간으로서 도시 디자인을 진흥하고 도시 자체의 디자인 개선에도 박차를 가할 생각이다.

문화시정 성공의 조건

서울시의 문화시정 마스터 플랜은 화려하다. 전체적인 방향 역시 21세기 도시 경쟁력의 원천이자 시민들의 삶의 질을 담보하는 '문화'에 집중하고 있다는 면에서 긍정적이다. 하지만 진정한 '문화 도시'의 완성을 위해서는 문화 고유의 기능에 충실하고 시민들이 체감하는 방향으로의 '문화시정'이 더욱 요구된다.

일례로 '공간'의 재창조에 있어 문화 보존의 가치를 고려하는 것이다. 서울시청 재건축 과정에서 구청사 보존 문제라든지 동대문디지털플라자 터에서 출토된 다량의 고분과 광화문 재개발 사업 현장에서 발견된 육조거리 토층 등을 어떻게 보존할 것인가 하는 과제들이다.

이에 대해 정효성 서울시 대변인은 22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서울시청 건물은 전면부를 남기고 재개발하고 광화문광장에는 출토된 육조거리 토층 전시공간을 함께 설립하는 등 절충점과 대안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용'에 있어서도 시민들의 수준에 걸맞은 콘텐츠 확보가 필요하다. '양'보다는 일관성 있고 '질'을 고려한 문화향유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소외층에 대해서는 '보여지는' 문화향유 기회의 제공도 의미가 있지만'생활밀착형' 프로그램을 개발하려는 노력이 더 절실하다. 소외계층이 밀집해 있는 마을 도서관, 미술관에 이들이 필요로 하는 양질의 문화프로그램을 운영해 지속가능한 사회적 지원을 확장하는 것이다.

'공간'과 '내용'의 측면에서 소외층을 끌어 안는 문화시정 역시 요구된다. 각종 재개발 과정에서 소외층이 불이익을 당하지 않게 충분한 배려가 반영되야 하는 것이다.

미국 뉴욕시는 100년이 넘는 시간을 투자해 토론하고 합의하며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해 당초 시장선거에서 나온 센트럴파크 조성계획을 실현했다.

서울시의 문화시정 역시 10년, 20년 후를 내다 본 장기 플랜이 주축을 이룬다. 궁극적인 목표는 오세훈 시장이 표방한 '창의시정'의 핵심가치인 '시민고객의 행복 증진'이다. 문화 CEO 오세훈 시장의 행보가 주목을 받는 근본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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