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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의 정신] 부쉐론(BOUCHERON), '보석계의전설' 150년을 빛나다
창조적 아이디어와 최고 장인의 손끝이 만나 보석세공의 진수 보여줘




최유진 미술세계 선임기자
사진=BOUCHERON KOREA 제공



오랜 전통과 뛰어난 기술로 세계적으로 인정받아 온 명품 브랜드는 고유한 철학과 깊은 정신을 담고 있다. <명품의 정신> 코너는 오늘날 ‘고가의 상품’을 대체하는 말이 되어버린 ‘명품’의 참뜻을 되새기고, ‘자본’이 아닌 ‘사람을 향한 존중’을 우선하는 명품 기업의 정신을 높이 평가, 명품이 지닌 문화적 의미를 폭넓게 전하고자 한다. 소개되는 명품은 단순히 이름이 많이 알려지거나 고가 위주의 브랜드가 아닌, 오랜 역사를 바탕으로 한 물건에 대하여 특정한 의미를 갖고 있는 제품이 될 것이다.

여성들이 보석을 좋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고가의 화려한 장신구는 부와 신분을 과시하기 위한 수단이 되기도 하지만 보석이 지닌 영롱한 빛은 그 자체로 눈과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많은 여성들이 보석을 통해 자신의 아름다움을 부각시키고자 하는 것도 그 ‘빛’ 때문이다. 크기가 작고 심플한 것부터 대담하고 눈에 띄는 디자인까지 보석의 모양과 종류는 다양하지만 백미는 바로 화려함에 있다. 보석세공의 진수라 불리는 부쉐론은 장인의 뛰어난 세공력으로 보석의 빛을 극대화시킨다.

1-인첸팅 부쉐론 컬렉션, 미스테리어스
2-지난해 1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진 인첸팅 부쉐론 컬렉션 중 고만드 세트
3-깃털의 모양으로 만들어진 목걸이
4-인첸팅 부쉐론 컬렉션의 매직
5-애니멀 시리즈 반지(좌측 3개), 사파이어로 장식된 팔찌
아름다운 것은 우리주변에서 많이 찾을 수 있지만 모든 아름다움의 원천은 ‘자연’이다. 많은 화가들이 자연의 아름다움을 작품의 소재로 삼는 것이 바로 그러한 이유다. 자연에서는 작품의 형태와 색은 물론 재료까지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자연의 아름다움을 화가들의 그림에서만 찾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부쉐론의 유기적인 형태와 천연빛깔의 보석에는 꽃의 알록달록한 색과 식물의 부드러운 선, 곤충들의 신비한 몸짓 등이 살아 있다.

실제와 같이 자연스러움이 담긴 보석은 부쉐론 장인들을 세계 최고의 보석세공사로 만들었다. 대부분의 명품들이 장인들의 손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과 달리 창조적인 부쉐론의 아이디어는 장인들에게 더욱 높은 실력을 요구한다. 유능한 장인들의 능력을 극대화시켜 최고조의 기술력을 이끌어내는 것은 부쉐론이 보석계의 ‘전설’로 불리는 이유다.

부쉐론의 전설은 확인시켜주는 또 다른 부분은 그 특별한 역사다. 고국의 왕실을 위한 제품을 만드는 것은 명품의 가치를 확인시켜주는 의미 있는 일이지만 부쉐론은 이와는 차별화된 남다른 이력을 지녔다. 바로 다른 나라 왕실의 보석을 제작해달라는 제안을 받은 것. 부쉐론은 1928년 인도 파티알라 왕족의 부탁을 받고 외국인으로서 최초로 왕실의 보석을 제작하게 됐다. 파티알라 왕의 보석 상자에 들어있던 7,571개의 화이트 다이아몬드와 1,432개의 에메랄드, 14개의 흑진주는 자그마치 20억 프랑에 달하는 금액이었다. 이 엄청난 보석들은 동양의 전통에 대한 경의와 1920~30년대의 파리를 장식했던 아르데코 스타일을 담아 다이아몬드와 에메랄드가 그물처럼 이어져 있는 목걸이와 중앙에서 빛이 나는 에메랄드와 다이아몬드, 진주모양의 에메랄드가 계단을 이루며 박힌 팔찌 등으로 탄생했다. 뿐만 아니라 1930년 부쉐론은 이란의 국왕의 보물을 지키는 수호자로 임명되기도 했다. 이밖에도 세계 박람회에서의 수많은 수상은 부쉐론을 프랑스 고급 쥬얼리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1-현재의 아뜰리에
2-1866년 아뜰리에
1858년 프랑스 파리 팔레 로얄(Palas Royal)에 쥬얼리 하우스를 설립한 프레드릭 부쉐론(Frederic Boucheron)은 젊었지만 재능 있는 도제였다. 지식을 바탕으로 한 그의 기백과 독창적인 사고는 창작을 위한 인내를 통해 완성돼 진정한 보석세공의 장인이라는 평가를 받게 했다. 부쉐론이 1893년 자리를 옮긴 방돔 광장 26번가는 이후 세계 보석세공의 중심지로 자리 잡았다.

부쉐론은 세계 최고의 고급 쥬얼리답게 파티알라의 부핀다 싱 국왕, 이란의 리자 샤 팔레비 국왕, 알렉산더 3세 러시아 황제, 이집트의 파리다 여왕, 요르단의 라니아 여왕 등을 단골고객으로 두고 있으며 여기에는 아스터 가(家)와 밴더빌트 가, 록펠러 가 등 미국의 부호 가문도 포함되어 있다.

부쉐론은 지난해 1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최고급 쥬얼리 컬렉션 인첸팅 부쉐론(Enchanting Boucheron)을 제작했다. 7가지의 테마로 구성된 매혹적인 부쉐론은 장인이 지녀야 할 7가지 영감을 의미한다. 그것은 대담함(Audacious), 관능미(Voluptuous), 마법(Magic), 호기심(Curious), 미식가(Gourmand), 위험(Dangerous), 신비로움(Mysterious)으로 부쉐론 장인들의 뛰어난 능력을 말해주는 것이다. 12,000시간 이상의 작업을 통해 완성된 이 컬렉션은 부쉐론 장인들의 재능과 솜씨를 기리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만큼 각각의 보석들은 유감없이 그 화려함을 뽐냈다. 전체의 컬렉션은 각각의 컬렉션과 연관성을 갖는 제프쿤스, 데미안 허스트, 마르시알 레이스, 크리스틴 베이커, 마우리치오 카텔란, 리차드 프린스, 리자 루 등 세계적인 현대미술 작가들의 작품들과 함께 전시되기도 했다.

인첸팅 부쉐론의 큐어리어스 세트인 나뭇가지들이 모인 숲, 다이아몬드로 장식된 오솔길, 카멜레온과 부엉이, 개구리 등의 작품들은 국내에서 열린 축하행사에서 전시되기도 했으며 이 행사에서는 애니멀 시리즈, 아바스카프 세트, 투르비용 워치, 베르투 폰 등과 함께 전 세계 최초로 아멜리아 세트가 공개되기도 했다.

지난 2005년 국내의 한 백화점에서 부쉐론의 고급 쥬얼리를 선보이기도 했었다. 119개의 다이아몬드와 최대 19캐럿인 268개의 사파이어로 장식된 목걸이와 귀걸이 세트의 가격은 22억 원에 이르렀다. 어마어마한 가격으로 수요와 공급이 적어 세계에서 몇 안 되는 특별한 사람만이 누릴 수 있다는 사실은 부호들의 특권을 향한 욕망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그래서 의미와 철학을 무시한 채 외양을 치장하기 위한 명품 쇼핑은 명품의 본질을 상하게 하는 무분별한 소비로 평가받기도 한다. 이 엄청난 가격의 보석을 과연 누가 샀을지에 대한 궁금증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150년이 넘는 오랜 세월동안 세계 최고의 자리를 누려왔다는 역사에 있다.

150년이라는 긴 시간은 부쉐론의 보석으로 빛났다. 부쉐론이 빛나게 한 것은 여성만이 아니다. 부쉐론은 보석을 통해 장인들의 기술을 빛나게 했고 보석세공의 역사를 빛나게 했다. 보석을 더욱 빛나게 한 역사, 그 역사를 이끌어 온 ‘마법’같은 힘은 결국 보석의 고혹적인 자태를 완성시킨 손끝의 정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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