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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만화 100년] 디지털 시대 만화는 인터넷이자 생활
1909-2009, 한국만화 새로운 100년을 향해
웹툰은 기본, 영화·드라마·패션·미술작품등 모든 문화의 출발점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



최근 대중문화를 이끄는 최고의 키워드는 역시 드라마 '꽃보다 남자'다. '프레피 룩'으로 대변되는 이 거만하고 무례한 네 명의 왕자님들은 그 자체로 하나의 아이콘이 되어 방송계와 패션계를 점령하고 있다.

인터넷 동호회에서는 대만판과 일본판 버전의 비교 놀이도 등장하고 있다. 이 여세를 몰아 한국판 '꽃보다 남자'의 해외 수출 소식도 들려온다.

하지만 이미 알려졌듯이 이 드라마들의 원작은 만화다. 지난 199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일본 만화잡지를 통해 연재된 '꽃보다 남자'는 만화팬들 사이에선 너무 잘 알려진 작품. 드라마의 인기를 등에 업고 최근 인터넷 서점에서는 원작 주문량이 평소의 20배 이상 급증하고 있다.

원소스 멀티유스의 시대, 원천 콘텐츠로서의 만화의 역할을 말하는 것은 이미 낡은 담론이 됐다. 이제 '만화'라고 하면 누구도 어둡고 눅눅한 만화방을 떠올리지 않는다. 어린 시절엔 컴퓨터 게임기도 없었던 30대 이상의 세대에게 만화 혹은 만화방은 주인 아주머니가 끓여주는 라면과 함께 소소한 일탈을 즐길 수 있는 해방구였다.

그러나 요즈음의 젊은 세대에게 만화는 인터넷이며 생활이다. 포탈사이트에선 매일 기발하고 재치있는 만화들이 업데이트되며, 게임, 광고, 드라마, 영화, 패션, 심지어 미술작품에서도 만화의 흔적을 볼 수 있다. 만화는 한때 그 자체가 목적이었지만, 이제는 거의 모든 것의 수단이 됐다.

만화가 담기는 매체가 종이에서 디지털 미디어로 옮겨가면서 그에 대한 인식도 빠르게 변해갔다. 이제 만화가란 곧 웹투니스트를 말하며, 이들의 창의력과 재치는 독자들인 네티즌에게 곧바로 평가받는다. 출판사의 담당편집자나 기자들은 이제 '되는' 만화가들을 힘들게 선별하지 않아도 되는 환경을 맞이했다. '조회수'라는 편리한 검증 시스템이 있기 때문이다.

만화를 대하는 독자와 만화가들은 이런 변화를 읽는 인식에서 차이를 나타낸다. 어디를 둘러봐도 보이는 건 만화, 모든 문화 콘텐츠의 시작 역시 만화.

독자들은 만화가의 위상과 그에 대한 처우가 높을 것이라 짐작한다. 하지만 만화가들은 10년 전과 비교할 때 원고료는 비슷하거나 오히려 낮아졌고, 웹툰의 성격 때문에 개선되기 어렵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이것은 그나마 웹툰에 입성한 작가들의 이야기고, 여전히 아날로그적 작업을 하고 있는 작가들의 경우는 더 어려운 형편이다.

이처럼 구조적으로 풀리지 않는 어려움을 견뎌가며 고군분투해온 한국만화가 어느새 올해 100살을 맞았다. 마치 생일 축하 선물처럼, 정부는 한국만화를 글로벌 문화콘텐츠로 키우기 위해 앞으로 5년간 1425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겠다는 '만화 진흥정책'을 발표했다.

프랑스 파리 한국문화원에서는 '한국만화 유럽특별전'이 마련됐고, 오는 3월 이탈리아 볼로냐 국제도서전에서도 한국만화 특별전이 개최될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오는 9월 부천에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 탄생해 한국만화의 국제경쟁력을 강화할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1세기를 넘는 동안 우리 만화도, 만화를 둘러싼 환경도 진화를 거듭해 왔다. 그 어느 때보다도 만화에 대한 관심이 많이 쏠린 지금, 한국만화가 양과 질 양면에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다시 한 번 우리 만화에 대한 다양한 조명과 인식 개선이 절실히 필요하다. 올해 진행되는 다양한 기념행사와 관련 사업들이 중요한 것은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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