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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CEO] 고양시, 아파트 숲에 문화도시 건설
대규모 문화예술·생태환경 인프라 확보, 킨텍스 중심 전시장 클러스터 개발




김청환기자 chk@hk.co.kr



1-문화관광 산업을 중심으로 국제도시로 변신하고 있는 고양시 전경
2-최근 개관한 국내최대규모의 문화공연장인 고양아람누리 전경
3-킨텍스 전경

미국 수도인 워싱턴 D.C. 인근에 1785년 세워진 미국 피츠버그 시(市)는 19세기부터 철강, 알루미늄, 유리를 제조하는 공업도시였다. 중공업이 쇠퇴한 1950년부터는 '공해도시'라는 비아냥을 샀다. 그런 피츠버그는 문화예술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결국, 수많은 명사를 배출한 문화도시로 거듭났다.

비결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피츠버그 문화 트러스트(Pittsburgh Cultural Trust; P.T.C.)'를 꼽는다. 피츠버그는 1960년대부터 자연환경을 개선하고 공공녹지를 조성하는'1, 2차 르네상스'캠페인을 민관 합동으로 벌였다. 이어 벌인 '문화특구(Curltural District)'운동에서 잭 하인즈 '하인즈 그룹' 회장의 후원아래 극장가를 중심으로 한 예술타운을 만들었다. 피츠버그는 워싱턴 D.C. 인근의 공업도시에서 각지의 문화예술인들이 몰려드는 창의도시이자 문화도시로 성장했다.

한국의 피츠버그를 꿈꾸는 도시가 있다. 경기도 고양시다. 고양시는 90년대 중앙정부의 수도권 인구분산정책에 따라 일산 신도시 등이 들어선 서울 인근의 '베드타운'이자 '아파트 공화국'일 뿐이었다. 1996년 개장한 동양최대의 인공호인 '일산 호수공원'이 더해지고 맑은 공기를 비롯한 천혜의 자연환경이 인정 받기 시작하면서 문화예술인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방송국, 관광단지 등도 입주하면서 문화도시로서 면모를 갖추기 시작했다.

최근 고양시는 대규모 문화예술, 생태환경 인프라를 확보하고 킨텍스, 브로맥스 중심의 문화 산업단지를 개발하면서 문화도시로서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순수예술 문화공간 인프라 확보

고양시의 문화정책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성과는 순수 문화예술공연장 건립을 통한 문화예술 인프라의 확보다.

2007년 완공한 고양시 마두동 아람누리는 시민들이 고품격의 순수예술을 접할 수 있는 터전이다. 아람누리는 1887석의 아람극장(오페라, 발레 전문)과 아람음악당(오케스트라 전문 콘서트홀), 새라새극장(실험극 전용)으로 이뤄져있다.

고양시 성사동 어울림누리는 오케스트라, 뮤지컬, 발레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 형태로 지난 2004년 완공됐다. 어울림누리는 순수예술공연 뿐 아니라 시민들이 쉽게 다가설 수 있는 대중공연에도 자리를 내준다.

어울림누리 안에 있는 얼음마루는 국제규격(30m×61m)의 빙상과 2600여 개의 좌석을 갖추고 지난 2005년 11월에 개장했다.

자전거 활용, 친환경 생태도시로

문화예술은 창의력에서 나온다. 생태적 도시환경이 중요한 이유다. 고양시는 자전거 길 확보와 공용 자전거 제도로 환경 친화적인 생태환경 조성에 나서고 있다.

고양시는 현재 총연장 164.18㎞인 자전거 도로를 2012년까지 345.3㎞로 넓혀 자전거 수송 분담률을 15%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2010년까지는 252억 원을 들여 일산 호수공원에서 서울시계 한강 둔치공원으로 연결되는 9.8㎞의 그린웨이(Green Way)를 조성한다. 보행자 도로와 함께 건설되는 이 길은 서울까지 연결된다.

고양시는 프랑스 파리의 '벨리브'를 벤치마킹한 '에코 바이크'사업을 민간투자방식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벨리브'는 공공자전거를 시내 주요 장소에 비치해 시민들이 무상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방송영상 창작의 전초기지로

21세기 문화예술의 핵심 통로인 미디어 산업의 중심이 되기 위한 노력 역시 활발하다. 고양시는 2012년까지 장항동, 대화동 일원을 비롯한 삼송지구에 99만 4756㎡ 규모의 고양관광문화단지 방송 멀티미디어 복합단지, 브로맥스(Bromex; Broadcasting & Multimedia)를 조성할 계획이다.

고양시는 브로맥스에 방송영상기업을 유치해 미래성장동력 산업인 방송영상 산업을 육성하고 FTA로 인한 방송시장 개방에 적극 대비할 계획이다. 브로맥스는 당초 영화산업 단지로 계획됐던 '한류우드' 계획을 수정한 것이다.

고양시는 브로맥스 단지를 방송, 영상 분야의 메카로 개발해 우리나라 문화산업의 새로운 중심지로 육성할 생각이다. 시는 브로맥스의 개발이 킨텍스를 비롯한 인근의 대규모 문화관광단지와 연계해 문화도시 건설의 '시너지'를 창출하는 데 기대를 걸고 있다.

메가 전시장 클러스터 개발

고양시는 메가급의 전시장을 확대하고 인근을 문화.상업 클러스터로 개발할 계획이다. 고양시는 동북아에서 가장 큰 규모(5만 4000㎡)의 전시장인 킨텍스(KINTEX)에 2배 규모(10만㎡)의 2관을 2011년까지 준공할 계획이다.

고양시는 킨텍스 2관이 완성되면 그 규모가 중국, 독일, 이탈리아 등 주요국가의 전시장 규모와 비슷해져 국제 모터쇼나 기계섬유전 등의 대형전시회를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킨텍스 인근에 지난 1월 착공한 차이나타운(6만 9308㎡)은 바이어와 관람객들에게 문화.휴식공간을 제공한다. 차이나타운은 중국전통공원과 호텔, 중화상가 등으로 구성된다. 한중문화교류의 메카로 개발하는 차이나타운은 2013년 완공할 예정이다. 또, 스포츠센터와 백화점, 영화관을 더해 문화 비즈니스 특구를 만든다.

문화시정 성공의 조건

문화예술 인프라 확보 측면에서 고양시의 여러 노력은 평가받을 만하다. 그러나, 지역민이 체감하는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지역민의 생활문화에 밀접한 공공성을 높이려는 노력이 더 요구된다. 대규모 문화예술 공연을 서울의 대형공연장에서 하는 것과 차별화하는 것, 지역 문화예술 진흥사업을 펼치는 것 등이다.

전승일 애니메이션 감독(고양시 일산구)은 "순수 문화예술 공연 공간 확보는 일단 긍적적"이라면서도 "서울과 가까운 지역에 지역민과 별 연관성 없는 대규모 공연장, 전시장을 짓기보다는 부천.성남문화재단과 같이 지역문화예술을 진흥해 소프트웨어를 채워야 한다"고 말했다.

정준영 방통대 문화교양학부 교수는 "문화예술공간은 많아질수록 좋다"면서도 "동양 최대, 세계 최대에 집착하기보다는 지역과 유착된 소규모 문화공간을 짓는 게 더 문화적으로 의미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피츠버그의 문화도시 성공 비결은 분명 '문화 트러스트' 조성에 대한 시의 의지와 투자다. 하지만, '피츠버그 문화 트러스트'는 피츠버그 대학과 카네기멜론 대학을 비롯한 지역 대학, 지역 상공인, 시민단체의 정책결정과정에서의 참여와 지원이 없었다면 '빚 좋은 개살구'에 불과했을 것이다. 피츠버그는 시장만의 것이 아니라 레이첼 카슨.앤드류 카네기.하인즈 워드의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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